朱士行
(203 ~ 282)
삼국시대의 승려.
영천 사람으로 뜻과 행동이 바르고 곧았으며, 어려서부터 멀리까지 생각을 품고 깨달아 출가해 경전의 연구에 힘썼다. 한나라의 영제 때 축불삭이 번역한 도행경을 강의했다가 문장의 뜻이 잘 드러나지 않고 투박하자 탄식하면서 원본을 구하기 위해 257년에 옹주에서 출발했으며, 서쪽의 고비 사막을 지나 우전국으로 가서 산스크리트 어로 된 책의 정본[1] 90장을 얻었으며, 제자 불여단을 보내 이 책들을 가져가게 했다.
그런데 출발하기 전에 우전국의 소승[2]을 배우는 자들이 우전국의 왕에게 아뢰자 왕이 경전을 가지고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는데, 원통한 마음을 품어 경을 태우는 일로 증명하려고 했다. 왕이 이를 허락하자 궁전 앞에서 장작을 쌓아 불 곁으로 가서 불법이 한나라 땅에 유통할 것이면 불경은 불에 타지 않을 것이고, 그와 같은 가호가 없다면 이는 운명일 것이라고 말하면서 경전들을 불 속에 집어던졌다.
불이 꺼진 후에 경전들은 한 글자도 손상되지 않았으며, 책 표지도 본래와 같아 대중이 이를 보고 놀라 감복했다. 경전들을 보낼 수 있게 되어 진류 창원의 수남사로 보냈다.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우전국에서 머무르다가 80세에 입적했는데, 사람들이 그의 유체를 화장했지만 살펴보니 탄 흔적이 없었다고 하며, 금강불괴지신이라는 말은 이 때 나온 것이라 한다.
관련 사료
- 고승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