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가면(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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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마의 삼총사 시리즈 중 철가면을 원작으로 미국 디즈니 계열 터치스톤 영화사가 제작한 랜들 웰러스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1998년작 영화.국내에서는 '아이언 마스크'라는 이름으로 개봉되었다.

디즈니답게 소설 쪽으로나 역사 쪽으로나 거의 왜곡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수정이 더해졌는데, 디카프리오가 루이 14세와 철가면으로 1인 2역을 한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 쌍둥이 형제들이 더 놀랍게도 달타냥이 메리 왕비와 불륜을 하여 낳은 자식이라는 설정. 그러니까 달타냥은 왕의 아버지이다.

이 밖에도 달타냥 역에 게이브리얼 번, 아토스 역의 존 말코비치, 포르토스 역에 제라드 드파르디외, 아라미스 역에 제러미 아이언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명배우들이 캐스팅 되었다.

스토리는 원작 삼총사 시점에서 대략 이십여 년이 지나서 난봉꾼 망나니 루이 14세가 막장 정치를 펼쳐서 나라가 도탄에 빠진 시기를 그리고 있다. 삼총사들이 모두 은퇴한 현재 달타냥이 총사대 총대장을 맡고 있으며, 굶주림에 뛰쳐나왔던 시위대가 영웅 달타냥을 알아보고 물러나기도 하는등 어찌저찌 파리의 치안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그야말로 개판 오분전. 아라미스는 본업인 성직자로 돌아가 조용히 살고 있었고, 포르토스는 은퇴 이후의 상실감이 너무 커서 심심하면 자살을 시도하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1] 아토스는 자신의 영지에서 아들 라울의 성장을 지켜보지만 그의 약혼녀를 노린 루이 14세의 계략 때문에 라울이 전사하는 억울한 일까지 겪었다.

이런 왕의 폭정을 보다 못한 왕년의 삼총사들이 모두 모여, 왕의 쌍둥이 형제로 태어날 때부터 영문도 모른 채로 철가면이 되어 바스티유 감옥에 갇혀 있는[2] 루이 14세의 남동생 필립을 구출하여 루이와 바꿔치기하고 왕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래서 무사히 필립을 감옥에서 빼내고 왕에 걸맞는 교육을 시켜[3] 루이와 교체하는 계획은 성공하는듯 했지만, 왕을 지키고자 했던 달타냥에게 전부 다 간파당하고 삼총사는 역적으로 몰려 쫓기면서 필립 역시 다시 철가면을 쓴 채로 투옥당할 위기에 빠진다.

하지만 삼총사들은 포기하지 않고 필립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싸움에 나서며, 늦게나마 사정을 알게된 달타냥 역시 왕비와 대화를 나눈 뒤에 자신의 진심을 따라 옛 동료들을 도와 함께 싸우게 된다. 이때 루이 14세의 명령을 받은 총사대에게 포위당한 절체절명의 순간에 삼총사와 달타냥이 죽음을 각오하고 착검 돌격을 하자, 총사대들이 자신들이 존경하던 이 4명을 향해 차마 총을 겨누지 못하고 다들 눈을 감고 일부러 빗나가게 쏘는 모습이 나름 인상적인 명장면이다.

결국에는 루이 14세가 최후의 발악으로 필립에게 단검을 휘두르지만 달타냥이 대신 찔리고 죽기 직전 평생을 전쟁터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백전노장이 단검에 찔려 죽다니... 필립에게 루이가 형제라는걸 잊지 말라면서, 자신은 항상 이런 죽음을 꿈꿔왔다고 말하고 숨을 거둔다. [4] 필립은 달타냥의 시신을 품에 안고 "(달타냥이야말로) 평생 가면을 쓴 인생을 사셨군요."라고 오열하며, 지난 세월동안 진실을 숨기고 괴로워하며 지내왔던 아버지의 고통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남은 패륜아 루이는 "내 영웅인 대장님을 니가 죽였어!"[5]라고 분노한 부대장과 삼총사에 의해서 거꾸로 철가면을 쓰고 감옥에 갇히며 이때 뭐라고 하려다가 더 얻어맞는다. 또 비밀 엄수를 위해 귀머거리에 벙어리 간수의 감시를 받으며 살게 된다. 필립은 루이 14세의 역할을 대신하며 프랑스의 왕이 되고, 자문위원으로 복귀한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 삼총사의 도움을 받고 훗날 태양왕이라고 불리며 프랑스의 번영을 이루었다고 하니 나름대로 해피엔딩? 또 에필로그에 의하면 루이도 나중에 사면되어 지방에서 조용히 살았으며, 왕비가 때때로 찾아갔다고 언급된다.

1970년대에 나온 뒤마의 원작을 반영한 다른 철가면 영화에 비교하면 가히 창작 수준이며, 망한 영화로 오해받기도 한데, 이 영화는 3500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미국에서는 5천만달러 정도를 벌었고 해외흥행은 1억2천만달러로 제작비 대비로 본전을 뽑고도 1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이며 흥행했다. 단 우리나라에서의 흥행성적은 디카프리오 이름도 전혀 먹히지 않고 시망이었다.

디카피리오는 1인 2역을 맡아 열연했는데, 루이 14세에는 제법 어울렸지만 필립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는 평이 있었다. 철가면을 벗는 장면에서 분장담당이 분장을 대충했는지(...) 수염만 길게 났을 뿐, 피부는 뽀송뽀송하게 나온다. 덤으로 이 영화의 쌍둥이 배역으로 골든 라즈베리가 선정한 최악의 커플상 을 수상했다.
  1. 포르토스가 목을 매려던 대들보에 미리 톱질을 해두는 식으로 아라미스가 늘 막았는데, 한번은 톱질이 과해서 포르토스가 들어간 창고가 폭삭 주저앉았지만 그래도 살아남았다.(…)
  2. 아라미스가 필립을 숨겼다고 한다.
  3. 예절교육을 비롯한 각종 교육 담당은 아토스가 맡았는데, 이 과정에서 아토스와 필립은 유사 부자관계의 감정을 교류하게 된다.
  4. 이에 따라 루이는 비록 몰랐지언정 자기 친아버지를 죽인 패륜아 확정이다.
  5. 원래 대사는 "내 평생의 꿈은 바로 대장님처럼 사는 것이었다."인데 국내 개봉판은 다소 의역이 섞인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