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바브 고원 사건

미국에서 포식자와 피식자가 서로에게 유리한 상호작용을 하고 있음을 의미하여 생태학의 기반이 된 사건 중 하나.

1 사건 개요

애리조나의 카이바브 고원(Kaibab Plateau)에는 1907년에 4천 마리 정도의 검은꼬리사슴이 살았으며 퓨마, 늑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이들을 사냥하고 있었다. 이 지역에 사는 사슴은 원래 1880년대에는 3만 마리 정도였던 것으로 추산되었으나 목축업자들이 들어와 목초지를 확보하면서 사슴을 밀어냈고, 사슴사냥을 즐기면서 사슴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었다.

미국 정부에서는 카이바브 고원에서 사슴을 보호하여 개체수를 복원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사냥을 금지하면서 목축업자들을 외부로 이주시켰다. 더 나아가 그전부터 여기서 살아오던 원주민들도 강제로 이주시켰고 사슴을 잡아먹는 포식동물들을 눈에 띄는 대로 사냥했다. 1907년부터 39년까지, 확인된 것만 퓨마 816마리, 코요테 7388마리, 늑대 20마리, 밥캣 500마리 이상을 잡았다. 이렇게 천적이 사라지면서 1924년에는 10만 마리까지 사슴 숫자가 늘었다.

• 이 시기에 잡힌 늑대의 숫자가 눈에 띄게 적은 이유는 이미 목축업자들이 늑대를 가축에 해를 끼친다고 해서 집중적으로 사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적이 없어진 사슴의 급격한 증가로 식량 자원이 부족해지자 1920년대 중반부터 아사한 사슴이 다수 발견되고, 식물 생태계도 급격히 파괴되기 시작했다. 늘어난 사슴은 인간이 총으로 제거했지만 그 정도 수로는 생태계를 되돌릴 수 없었고, 1924~25년의 두 해 겨울 동안에만 6만 마리에 달하는 사슴이 아사했다. 이후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사슴의 숫자는 1만 마리 선에서 안정되었고, 사슴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해 포식동물을 보호함은 물론 통제된 숫자이기는 해도 사슴사냥도 행해지게 되었다.

2 사슴 숫자의 변천

연도	숫자
1905년	4,000 마리
1910년	9,000 마리
1915년	25,000 마리
1920년	65,000 마리
1924년	100,000 마리
1925년	60,000 마리
1926년	40,000 마리
1927년	37,000 마리
1928년	35,000 마리
1929년	30,000 마리
1930년	25,000 마리
1931년	20,000 마리
1935년	18,000 마리
1939년	10,000 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