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굶어 죽음
餓死
굶어서 죽는 것.
영양공급이 없는 신체는 체내의 지방, 근육, 내장 등을 분해하여 영양분으로 삼는다. 그리고 그마저도 다 떨어지면 생존에 필요한 신체기능이 정지하고, 이윽고 사망한다. 보통은 이 단계까지 가기도 전에 꼭 필요한 내장의 손상(간, 폐, 위 등)으로 사망하거나 면역력 저하로 병사한다.
고대 이래로 전쟁이나 흉년 1번 나면 환곡 등의 시스템이 제대로 안 가동했을 경우 사람들이 떼로 아사하기 십상이었다. 특히 한국사에서 가장 악랄했던경신대기근은 그 피해와 여파가 압권이다. [1] 인구가 수천 년이나 제자리걸음이던 주요 원인 중 하나. 아무리 수명이 짧고 젊은 나이에 병사하는 사람이 많은 시대였다고는 하나, 면역력이 강한 개체는 일정 비율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웬만해선 병사로는 안 죽을 건강한 사람들을 죽여서 인구를 조절한 중대한 원인이 아사나 다름없다. 특히 기초대사량이 높아서 영양 소모가 빠른 사람들일수록 아사할 가능성이 높아지니, 인구 성장의 중대한 동력원인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더 많이 죽는다.
현대사에서도 우크라이나 대기근의 비극이 있었으며, 또한 중국에서는 대약진 운동 도중 마오쩌둥의 여러가지 병크로[2] 아사자가 속출한 비극이 있었다.
녹색 혁명 이후 인류가 다 못 소비하게 많은 곡물이 넘쳐나는 상황인 현대에는 없어야겠으나, 안타깝게도 상황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일단 저 곡식이 다 사람이 먹을 것도 아니고, 농부가 오로지 남들을 먹이기 위해서 농사를 짓는 것은 절대 아니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지구상에 굶어 죽어가는 사람이 사실 아주 많다. 굶어 죽는 정도는 아니라도 충분한 영양을 못 섭취하는 사람은 지구 인구의 태반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60-70년대 사정을 생각해 보자.이것 때문에 과학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라는 주장이나 경제성장이 다 해결하리라는 주장을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잉여생산물로만 따지면 확실히 세상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어야 하는게 맞지만 결론은 분배 과정과 이를 총지휘해야 할 정치적, 사회적 인프라가 개판이고 아프리카나 중동 같은 곳은 반영구적인 전쟁 상태이니 뭐 개발이고 나발이고 할 겨를 자체가 없다.
어쩌면 사람이 겪는 죽음 중 가장 끔찍할 수 있다.[3] 고통스러운 죽음에는 여럿이 있지만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오래 가지 못하며, 의도적으로 고통을 주려고 오랫동안 죽지 못하게 하는 고문/잔혹한 처형을 하려고 들어도 웬만해서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사람은 (물론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음식을 안 먹고 3주~4주까지 버틸 수 있으며 그 기간에 몸의 지방과 근육, 내장이 분해되어가면서 사망한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나 굶어죽겠소'하는 게 아니니 먹을 것을 찾아 나서는데, 먹을 게 없으면 정말 상상을 초월한 것을 먹기도 한다. 개미나 지렁이 같은 벌레와 초근목피(풀뿌리와 나무껍질[4]) 같은 것은 기본이요, 심지어는 진흙, 흙까지 먹고(먹을 수 있는 흙도 있어서 먹었다고), 최악으로 치닫는 경우는 인육까지 먹게 되는데 과거에는 대흉년 + 오랑캐 침입 + 기타 전쟁까지 겹치면, (차마 자기 자식은 못 먹으니) 이웃과 자식을 바꿔서 먹기도 했다. 즉 사람이라는 존재가 단지 생존만을 위한 짐승으로 바뀌며 죽는다. 다른 죽음과 달리 고통뿐만 아니라 인간성을 잃어버리는 극한을 볼 수 있어 정말 무섭다. 괜히 옛말에 사흘 굶어 도둑질 안 하는 사람이 없다고 한 것이 아니다. 보통 그래서 아사한 시체는 산속에서 어딘가에 기댄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풀뿌리라도 먹기 위해 산속에 들어간 후 먹을 것을 찾아 헤매다가 결국 찾지 못하고 잠시 앉아서 쉬다가 다시는 깨어나지 못하는 것.
반면에, 멀쩡히 먹을 것을 앞에 놔두고도 단식다이어트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몸이 단식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거식증에 걸려서 본인은 음식을 먹고싶어도 뭔가 먹자마자 바로 토해내는 등 몸이 음식을 아예 거부해서 굶어죽는, 그야말로 다윈상감(...). 하지만 희화화할 일이 아니고 당사자들에게는 끔찍한 고통을 주는 질병이며 크게 보면 과도한 비만과 과도한 다이어트가 병존하는 현대사회 자체의 병리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북한에서는 90년대 고난의 행군 때 엄청난 숫자의 아사자가 나기도 했다.
오래 굶은 사람이 갑자기 음식을 먹으면 내장에 무리가 가서 토사곽란을 일으키며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묽은 죽 같은 것부터 먹여야 하며[5],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도 유대인 수용소를 발견한 이지 중대가 끔찍한 실태를 보고 먹을 것을 가져와 나눠주자 군의관이 말리기도 했다.
과거의 일이나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2011년까지만 해도 아사자가 발생하였던 국가이다.1911년이 아니라 2011년이다. 정작 통계청에서 공개하는 사망원인순위는 10대순위 이하는 공개하지 않아서 아사자가 얼마나 더 발생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사실 아사 직전 음식물을 공급하였으나 합병증으로 사망할 경우라든지 변사체로 발견될 경우 통계에 잡히지조차 못하기 때문에, 실제 아사자는 생각보다 더 많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런 최근의 아사자들은 국가적으로 식량이 부족해서 굶어죽은 건 아니고, 주로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지역 동사무소 등과 연락을 하지 못하거나 할 줄 몰라서 굶어죽는 경우다.
현대의 아사자들은 가난한 노숙자들이 먹을 것이 없어 죽는 것 외에도 고독사의 한 형태인 경우가 많다. 고령의 독거노인이 화장실에서 넘어져 골반 등이 골절되어 움직이지 못하게 된 채 샤워기 물로 연명하다가 아사한 채 발견되었다는 경우도 있다. 젊은 여성이 집 안에 식량도 충분하고 외상도 없는데 아사한 시신으로 발견되어 극심한 우울증으로 삶을 포기하고 스스로 굶어죽은 것으로 추정된 사건도 있다. 다른 자살과 다르게 수 주간 극심한 배고픔이 단 한 번도 우울감을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이 섬뜩한 경우.
각종 생존게임 류에서는 주된 사망원인 중 하나. 적의 공격이나 재해로 인한 게임오버와 다르게 실제 아사처럼 장기간에 걸쳐 게임오버가 서서히 다가오기에 플레이어가 실제 아사자들처럼 살기 위해 별의 별 노력을 다 하게 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생존게임의 수작인 림월드의 경우 식량이 떨어지고 야생동물도 식물도 없다면 애완동물을 잡아먹는 것은 기본이요 무덤을 파헤쳐서라도 인육에까지 손을 대게 되며 인육조차 떨어진다면 가장 능력치가 떨어지는 동료를 잡아먹어서 나머지라도 살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2 일본어 단어
- 朝(あさ)
- 麻(あさ)
- 삼[6]이라는 뜻.
3 불의 검의 주인공
아사(불의 검) 문서로.
4 셔플의 히로인
셔플의 히로인 시구레 아사. 이름의 유래는 삼을 뜻하는 '麻(あさ)'이다. 단, 이 캐릭터의 이름 표기는 亞沙이다.
5 성우 시라쿠라 아사
시라쿠라 아사 항목 참조.
6 남유다 왕국의 3대 국왕
역대 이스라엘 국왕 | ||||
남유다 왕국 | ||||
2대 아비얌 | ← | 3대 아사 | → | 4대 여호사밧 |
남유다의 3대 왕. 열왕기상의 기록에 의하면 초기에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우상을 파괴하고, 제단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으나 말년에 자만하여 선지자를 투옥했다고 전해진다.
7 화악기밴드
이름 | 아사(亜沙|あさ) |
출생지 | 일본 도쿄도 |
담당 | 베이스(Bass) |
학력 | 쇼와 음악 대학 작곡학과 중퇴 |
주의 | 남성입니다. 여성으로 오해받기도 합니다. |
- ↑ 그리고 이 덕분에 인구수가 정말 제자리를 기었다. 조선왕조실록만 해도 가뭄이나 흉년, 아사같은 키워드로 검색해 보면 몇천/몇만이 굶어죽었다는 이야기가 수두룩하다.
- ↑ "저 새는 해로운 새다"의 유명세 때문에 단순히 제사해 운동으로 참새가 절멸해 생태계가 엉망이 되고 농업생산력이 궤멸한 것으로 아는 경우가 있는데 대약진 운동은 여러가지 병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문제였다.
- ↑ 실제로 옥중 수기 같은 것을 보면 그 어떤 고문보다도 고통스러운 것이 굶주림이라는 증언이 종종 나온다. 김구의 <백범 일지>에서는 수감 중이던 김구가 너무나 배가 고파 아내가 몸을 팔아서라도 음식을 넣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는 내용이 있다.
- ↑ 나무의 겉껍질을 벗기고 안의 속껍질을 먹었다고 한다. 소나무의 경우에는 송진을 같이 먹게 되는데, 이게 소화되지 못하고 섬유질과 함께 굳으면서 배설 시 엄청난 고통을 주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항문이 찢어지는 일도 있었다고, "X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 ↑ 소설 운명의 마지막 부분에서 소련군에 의해 수용소가 해방된 후, 수용소 총반장이 "영양이 풍부한 쇠고기 수프를 준비할 것이니 늦어도 자정까지는 잠들지 말라"고 당부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러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수감자들의 영양 상태가 매우 골룸하기 때문.
- ↑ 뽕나뭇과에 속하는 긴 섬유가 채취되는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