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age to Catalonia[1]
조지 오웰이 스페인 내전에 참가했던 경험을 기록한 르포르타주[2]. 1938년 1월에 탈고하여 4월에 출간되었다.
스페인 내전 당시 통일노동자당과 어울리던 오웰이 파시스트들과 싸우고, 총도 맞아 보고, 그러다가 같은 편이었던 공산주의자들의 배신[3] 때문에 아내와 함께 스페인을 탈출해 프랑스를 거쳐 영국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와 같이 스페인 내전을 다룬 작품이지만 그 성격과 내용은 전혀 다르다. 애초에 싸운 세력과 전선의 차이를 고려하면 당연한 일이기는 하지만. 반공논객으로 유명한 조갑제 같은 사람들은 전자는 픽션으로, 후자는 논픽션으로 규정하며 헤밍웨이를 가루가 되도록 깠다.
초반부에 시작될 때 정의감과 자신감에 넘쳐 "내가 과연 몇 명이나 죽일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보던 전쟁 초기의 자세가 후반부에 들어서는 "아이고, 맙소사! 난 여길 빠져나가야겠어!"로 바뀌는 실감나는 과정이 굉장히 인상적인데, 오웰은 자신의 특기인 '철저히 무미건조한 접근' 대신 '철저하게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왜냐하면 오웰 자신이 책에서 밝혔듯이 이 책이 쓰여진 이유는 바로 분노이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부패상과 반-파시스트 세력들 간의 내부 분열, 소련의 힘을 등에 업은 거대 세력이 같은 반-파시스트 세력을 비난하고 공격해서 결국 불법단체로 만들어 버리는 상황이나, 후방에만 가만히 앉아서 왜곡된 이야기를 신나게 지껄이는 기자들을 보면서 참전용사로서 분노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 분노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인지 이 책에는 곳곳에 오웰 특유의 비꼬기와 시니컬한 유머가 깊게 스며들어 있다. 배꼽을 잡고 웃을 만한 유머들도 많기 때문에 보는 동안 지루할 일은 없으나, 도중에 등장하는 '서류적인 반박' 챕터가 약간 거슬리는 면이 적지 않아 있다.[4] 실제로 읽다 보면 한 챕터가 뭔 알아듣지도 못할 당대의 칼럼과 잡지들의 논박-당대의 키보드 배틀(!)-과 그에 대응하는 오웰 본인의 키배질을 수록하고 있다. 르포 작가로써의 자기관이 뚜렷한 오웰이 자기 르포를 활용해가면서까지 키배질을 하는 것을 보면 당시 오웰이 얼마나 빡쳐있었는지 알 수 있다(...).
웃기는 건 스페인 내전의 주범이자 독재자인 프란시스코 프랑코는 2차대전이 끝나고, 또 1950년에 조지 오웰이 죽고 나서도 25년이나 독재를 더 해먹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작품은 "스페인 정부를 비롯한 유럽 각국의 정부 및 외부 언론이 펼친 통일노동자당과 반 파시스트 세력에 대한 음해 "+ "스탈린주의에 대한 디스를 거부하는 공산주의자들의 음해"의 양면공세 때문에 출간 때에는 별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출간 당시부터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기 직전까지 9백 부 정도밖에 팔리지 못했으며, 1951년 사후 재판을 찍어 낼 때도 초판 1500부가 모두 팔리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그의 생애 이 작품이 번역된 언어는 이탈리아어가 전부였다.) 반면 참전도 하지 않고 하바나에서 쓴 헤밍웨이의 작품은 큰 대박을 쳤다(...)[5] 그래도 오웰은 애착을 가진 이 작품의 오류를 계속 수정하고 재판을 내려고 했다고 한다. 죽을 때까지도.
이 책에서 오웰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을 왜 안 폭파시키냐고 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