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터햄 7의 깡통(?) 모델 160. 어딘가 정겹다
사진 속 모델은 620R. 비슷해 보이지만 속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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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도의 F3머신[1]이자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
1957년, 영국 로터스사의 콜린 채프먼에 의해 제작되기 시작한 모델이다.
1957년, 로터스의 콜린 채프먼이 달리는 것 하나만 노리고 섀시에 엔진을 얹고 알루미늄판만 얹는 조립식 차량을 판매한 것이 시초인 차량이다. 그 당시 조립식으로 만들어진 자동차는 세금이 없다시피 했다. 정확히는 53년에 선행 모델이랄 수 있는 "로터스 마크 VI"가 있었고, 세븐은 그 개량형이었지만, 지금은 주류(?)가 세븐이다.
엔진도 다른 스포츠카들의 무식하게 출력이 높은 엔진이 아닌 다소 평범한 엔진이지만, 위에서 언급한 섀시에 알루미늄판만 얹고, 달리는 데에 불필요한 것은 극단적으로 제거한 가벼운 차체의 위력으로 인해 세븐은 절륜한 운동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런 가벼운 차체에 엔진을 얹어 운동성을 부여하는 방식은 이후로도 로터스의 주요 특징이었으며 차덕후+공돌이인 콜린 채프먼의 철학이 담긴 점이라 볼 수 있었다. 그는 자동차가 결승점에 도달한 직후 망가져도 좋으니 일단 빠른 차(...)를 원하던 사람이었다.
이런 극단적이랄 수 있는 기계의 기능 하나에 집중한 경향으로 인해 세븐은 인기를 끌어 로터스의 숨통을 틔웠으며 이후 1959년에 시리즈2를 내놓게 되는데 좀 더 극단적인 경량화를 이뤄 달리다가 머신이 두 동강나는 희대의 쇼를 벌이게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세븐은 로터스의 스테디셀러가 되었고, 결국 1969년에 프레임을 보강한 시리즈 3를 내놓았고 다음해에는 알루미늄판대신 글래스 파이버판으로 대체하고 부분 변경한 시리즈 4를 내놓았다.
이후 1973년에 로터스가 세븐의 생산중단을 결정하자 이번에는 세븐의 판매를 위탁받았던 케이터햄이 세븐의 부품[2], 생산 설비를 비롯해 모든 권리를 사들였고 이후 슈퍼 세븐은 '케이터햄 세븐'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게 되었다(버젼은 시리즈 3). 물론 케이터햄 외에도 전세계의 군소 자동차 생산 업체들에서 레플리카들이 생산된다.
조립식이라 조립자(...)의 실력과 부품 선정에 따라 성능이 다르다. 엔진까지 선택 가능하기에 그 차이는 더욱 크다. 기본형인 160의 최고속도는 200km 내외로 스포츠카치고는 덜떨어진 수준에, 0~100km 가속에 6.5초라는 성능을 갖고 있으며 울퉁불퉁한 길에서는 길의 요철이 리얼하게 느껴진다.
물론 상위 모델 중 하나인 R500은 100km가속에 3초가 안 걸리는 엽기적인 능력을 보였고 탑기어 자체 서킷 테스트에서는 1분17초대를 끊었다고 하는데 이는 역대 6위라고 한다. 심지어 출력이 훨씬 높은 부가티 베이론보다 빠르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무게가 부가티 베이론의 4분의 1 수준인 500kg이기 때문. 엔진은 비교도 불가능하게 약하지만 무게가 훨씬 가벼우니 가능한 일이다.
여담이지만 공도의 F3머신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차고도 극단적으로 낮아 시트에 앉은 자세 그대로 편안하게(!) 담뱃불을 아스팔트에 비벼 끌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대한민국 공도에서 주행하다간 과속방지턱에 걸려 차체가 두 동강
국내에도 레플리카를 포함 몇 대 있으며, 이는 키트카가 아닌 완성차로 판매되는 것을 들여온 것. 케이터햄에서 조립이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완성차로도 판매한다. 키트카는 국내에서 허가가 떨어지지 않는다. 설령 완성차 형태로 직수입해온다 하더라도 모터사이클 휀더[3]나 측방배기 머플러가 문제가 된다. 이것 외의 다른 부분도 국내법에 맞게 개정하여 타는 사람은 있긴 하다. 대부분 660cc인 160 모델이나 그 기반의 레플리카인 듯 하다.
가벼운 차체에 강한 출력 만을 무기로 하는 20세기 중엽 포뮬러카의 정석을 보여주기 때문에, 엔진계통을 제외하곤 전자제어 같은 사치품은 전혀 없다. 심지어 그 흔한 ABS조차 옵션. 설마 에어백을 기대한 건 아니겠지 R500의 주행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출력이 살짝만 높아져도 사정없이 미끄러진다. 딱 1950~60년대의 포뮬러 머신이 그러했듯이 말이다. 미친 듯이 카운터 치는 스티그
2 세부 모델
케아터햄 홈페이지에 따라 분류하였다. 영국 판매 기준으로, 북미에 판매되는 모델은 조금 다르니 참고.
- 세븐 160 : 세븐의 기본 모델. 정말 깡통처럼(...) 생겼다. 스즈키에서 만든 3기통 660cc 경차용 엔진이 들어가며 히터 같은 계절용 옵션을 고를 수 있다. 휠도 깡통휠. 그렇게 이래저래 맞춰서 일본 경차 규격에 들어간다. 무게가 0.5톤 밖에 나가지 않는다. 엔진이 작고 가벼워서 연비도 20km/l 를 가볍게 넘긴다.
- 세븐 270 : 로드스포츠 125 모델의 직계후손(?)으로서 1.6리터 포드 시그마 엔진이 들어간다. 공도 주행을 염두에 둔 'S'팩과 트랙 주행을 목적으로 한 'R'팩으로 나뉜다. 또한, 270부터 기본 섀시인 S3대신 더 향상된 성능의 SV 섀시를 선택할 수 있다.
- 세븐 360 : 케이터햄에 따르면 "로드카와 트랙카 사이의 환상적인 균형"을 자랑하는 차로, 2.0리터 포드 듀라텍 엔진이 얹힌다. 역시 R팩, S팩 그리고 SV 섀시를 선택할 수 있다.
- 세븐 420 : 360에서 출력을 더한 모델. 옵션은 360과 같다.
- 세븐 620R : "세븐 620R은 그동안 우리가 만든 도로용 세븐중에 가장 강력한 모델입니다. 이 차는 심장이 약한 사람을 위한 차가 아닙니다..."[4] 2.0리터 듀라텍 엔진에다가 슈퍼차저를 장착해 310마력을 내며 0~100km/h[5]에 걸리는 시간은 단 2.79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세븐 CSR
3 창작물에 등장하는 세븐
엔진에 섀시 붙이고, 사람이 타려니 시트를 얹은 수준의, 그야말로 레알 기계인지라 자동차에 관련 된 만화에서는 차덕후인 캐릭터를 보여주는 주요 아이템으로 등장한다.
- 교통사고 감정인 타마키
- 주인공인 타마키가 첫 에피소드에서 의뢰인의 억울함을 해결해준 후 선물 받은 차로 이후 세븐은 그의 애마가 되었다.
- Ex-Driver
- 주인공인 스가노 소이치(티제이)가 타는 머신으로 주인공 보정과 맞물려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 나카지마 켄의 새엄마(?)인 와카바야시 세나의 애마.
- 레고로 출시. 근데 가격이 114,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