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dia dell'arte
1 개요
16세기 경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18세기까지 서유럽에서 크게 유행했던 극 양식.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대본은 간단한 전개방향 설명 및 지시문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그 사이사이는 배우들이 즉흥적으로 채워나가곤 했다. 또한 줄거리 진행과는 전혀 관계 없이, 관객들을 웃기기 위한 라찌(Lazzi. 이 분이 아니다.)라는 일종의 막간극 및 몸개그를 활용했다. 라찌는 곧 짤막한 행동 지시문만을 갖고 즉흥극을 펼치는 연기를 말한다. 예를 들어, '파리가 날아온다'라는 지문이 쓰인 쪽지를 받으면 실제 파리가 날아다니는 것 처럼 파리 소리를 내며 손을 휘저어 쫓아내는 행동을 하기도 하고, 파리가 입에 들어가서 당황하는 연기를 하기도 하며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등 그때그때 분위기에 맞게 즉흥적으로 연기를 펼친다.[1]
2 등장인물
등장인물들은 대부분이 가면을 쓰고 나오며 이름이나 성격이 정형화되어 있으나, 작품에 따라 조금씩의 변동이 변동이 있다.
- 아를레키노 (Arlechino)
- 주로 베르가모 출신의 하인 역할로 나오는 인물. 수염이 덥수룩한 검은 가면에 알록달록한 색동옷[2]을 입었고 몽둥이를 가지고 다니는데 이 몽둥이의 이름은 슬랩스틱으로 이후 몸을 이용해서 하는 상황극(몸개그)를 일컫는 용어로 쓰이게 된다. 아를레키노 역의 배우는 은퇴할 때 후임 아를레키노에게 몽둥이를 물려주곤 했다고 한다. 교활하고 유쾌한 성품으로, 초기에는 매우 상스러운 인물이었다가 시대가 지나면서 어느 정도는 교양을 갖춘 인물로 설정이 변한 듯. 대중적으로 가장 많은 인기를 모았던 역할이다. 프랑스에서는 아를르캥, 영국에서는 할리퀸이라고 부른다.
- 브리겔라 (Brighella)
- 주로 하인 역할이며 아를레키노처럼 베르가모 출신이지만, 아를레키노의 고향인 아랫마을보다는 비교적 좀더 똑똑하다는 평판을 듣는 윗마을 출신이다. 녹색 줄무늬 장식이 들어간 흰 옷을 입었다. 아를레키노와 마찬가지로 교활하고 탐욕스럽지만, 인간적인 면이 있는 아를레키노와 달리 이 쪽은 그냥 나쁜 놈.
- 페드로리노 (Pedrolino)
- 역시 하인 역할. 가면을 쓰지 않으며, 얼굴을 하얗게 칠하고 옷도 흰 옷을 입는다. 아를레키노의 교활한 계획에 참여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론 다른 하인들보다 온화하고 어리숙하며 순진한 인물로 묘사된다. 프랑스에서 그의 캐릭터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인 피에로로 변화한다.
- 판탈로네 (Pantalone)
- 베네치아 출신의 수전노 구두쇠 노인. 초기에는 높으신 분이란 의미의 Signor Magnifico라고 불렸다. 매부리코에 길고 뾰족한 턱수염을 길렀으며, 몸에 꽉 끼는 붉은 옷에 검은 외투를 입었다. 주로 연인의 사랑을 방해하는 역할이다. 프랑스에서는 판탈롱이라고 부른다.
- 박사 (Il Dottore)
- 볼로냐 출신의 박사. 의사일 때도 있고 법학박사일 때도 있다. 둥글고 커다란 코에 배불뚝이로 주로 묘사되지만 훌쭉하게 묘사되는 경우도 가끔 있다. 흰 옷깃이 달린 검은 옷을 입었다. 자기 지식, 혹은 자신의 성공사례 등을 늘어놓는 것을 좋아하는데, 지식 자랑의 경우 이야기가 산으로 가곤 한다. 판탈로네와 친구로 나오기도 한다.
- 대장 (Capitano)
- 군인. 주로 스페인 출신으로 나오지만, 간혹 이탈리아 출신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박사와 마찬가지로 허풍선이 기질이 다분하여 말도 안 되는 자기의 무용담을 늘어놓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겁쟁이라 누군가가 결투를 신청하면 도망친다는 듯.
- 풀치넬라 (Pulcinella)
- 나폴리 출신. 매부리코에 꼽추라는 인상적인 겉모습을 가졌다. 성격은 작품에 따라 바뀌어 한 가지로 정의내리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상스럽고 교활한 인물인 듯하다. 영국에서는 펀치라는 캐릭터로 변형되어 인형극 '펀치와 주디'의 주인공이 되었다.
- 남자 연인
- 가면을 쓰지 않는 역할. 잘생긴 외모에 시적이고 아름다운 대사를 읊는 우아한 인물. 그러나 이런 캐릭터들이 으레 그렇듯 재미는 없기 때문에 아를레키노나 판탈로네 같은 역할보다 인기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 여자 연인
- 역시 가면을 쓰지 않는 역할. 전통적인 이상적 여성상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경박하고 허영심 많은 성격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다. 여성 역할을 여자가 맡느냐 여장한 소년이 맡느냐는 오랫동안 논란거리였다.
- 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