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브라 효과

Cobra effect

1 개요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한 정책이 도리어 그 문제를 심화시키는 현상.

2 유래

영국이 인도를 식민통치하던 시절, 인도에 맹독성 코브라가 창궐해 사람을 물어 죽이는 일이 잦았다.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총독부에서는 코브라를 퇴치할 묘안을 내놓는다. 그것은 바로 코브라를 잡아오면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

시행 초기에는 총독부의 의도대로 사람들이 코브라를 잡아와서 코브라의 개체수를 줄이면서 제도가 성공적인 듯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시궁창이었다. 얼마 지나자 줄어들었던 코브라의 개체수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코브라로 포상금을 타간 횟수도 같이 늘어났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총독부에서 조사를 한 결과, 그 원인이 밝혀졌다. 코브라를 사육해서 포상금을 타가는 수법으로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었다. 총독부에서는 코브라를 박멸시키기 위해 포상금을 내건 것이지만 현실은 사람들이 포상금을 타기 위해 코브라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본말전도가 일어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총독부에서 코브라 포상금 제도를 폐지했지만, 이번에는 포상금을 목적으로 코브라를 사육하던 사람들이 코브라를 그냥 방생해서 결국 코브라의 개체 수가 제도 시행 전에 비해 훨씬 더 많아져 결국 안 하느니만 못하게 되어 버렸다.

여기서 유래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이 역효과를 가져오는 현상을 코브라 효과라고 부르게 되었다.

2.1 왜 실패했는가?

간단하게 말해서 안일한 탁상행정으로 면밀한 검토 없는 졸속적인 정책 수립이 부른 비극이었다.

한국에서의 신고 포상금 제도(파파라치)처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은 으레 그 인센티브를 노리는 사람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물론 인센티브를 거는 것은 정책에 동참하는 것을 독려하기 위한 수단이니 그 자체로 문제는 없다. 그러므로 그 단물만 쏙 빨아먹기 위해 제도를 악용하여 정책의 의도가 빗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코브라 효과의 유래가 된 문제의 정책은 그런 대책을 세워놓지 않았다. 따라서 포상금을 노리고 제도를 악용할 수 있게끔 허점이 생겼고 결국 포상금을 노린 제도의 악용이 판을 치는 모럴 해저드가 만연하게 된 것이다. 이 사례의 경우는 포상금을 노리고 코브라를 사육한 사실이 확인되면 포상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코브라로 받을 수 있는 포상금에 상한선을 두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더라면 실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한국에서도 신고 포상금 제도 때문에 전문 신고꾼들이 등장해 논란이 일어나자 일회성 신고자가 아닌 상습성 신고자는 개인사업자로 간주해 세금을 부과하거나 신고 포상금 중 일정 비율만큼 현금이 아닌 현물로 지급, 생계형 위반에 대해서는 포상금 지급 제외, 1인당 신고포상금 상한제 등을 통해 신고 포상금 제도의 코브라 효과를 막는 대책을 세우게 되었다.

비단 인센티브를 노린 악용 문제 뿐만이 아니라도 코브라 효과는 일어난다. 한 예로 한국의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에서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냉난방온도를 규제하는데 최신식 공법으로 지은 빌딩의 경우 자체적인 발열만으로도 제법 난방이 되어 온도가 높아진다. 허나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에서는 이런 경우까지 고려하지 않고 있는 탓에 자체발열로 기준온도를 넘기는 빌딩에서는 겨울에도 에어컨을 틀어 온도를 억지로 낮춰야 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곤 한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만들어진 법인데 이 법을 지키려고 어쩔 수 없이 에너지 낭비를 하는 모순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정책을 수립할 때는 여러 가능성들을 면밀히 검토하여 코브라 효과가 발생하지 않게끔 해야 한다.

3 다른 사례

베트남에서는 프랑스의 식민통치 시절 쥐떼가 창궐하자 쥐 박멸에 포상금을 내걸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쥐 꼬리만 가져와도 포상금을 지급하다 보니 사람들이 쥐 꼬리만 자르고 정작 쥐는 살려줬다. 그래야 쥐가 번식하면서 더 많은 쥐 꼬리를 얻고 포상금을 많이 받을 수 있으니까. 이 사례 역시 포상금을 노리고 꼼수를 쓴 사람들이 많아서 실효를 거두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