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네이팅이란, 대상이 되는 물체에 1겹 이상의 얇은 레이어를 덧씌워 표면을 보호하고 강도와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을 말한다. 영어로는 라미네이션(Lamination)이지만 업계에서는 주로 '라미네이팅'으로 정착되어 있으며, 일상적으로는 '코팅'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
대한민국에는 1980년대에 문방구를 중심으로 라미네이터가 널리 보급되어, 사진 등을 코팅하여 책받침으로 쓰는 것이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람보, 코만도. 브룩 쉴즈 등을 코팅해서 책받침에 썼던 적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중년.
일반인들에게는 문방구에서 하는 책받침 코팅 같은 것만 떠올리기 쉽지만, 21세기에는 각종 첨단기술의 기초가 되는 기술이다. 그 이유는 현대의 기술 트렌드가 주로 전자제품 등을 얇고 가볍게 저비용으로 생산하는 데 있기 때문. 얇은 필름에 라미네이팅으로 전자회로를 찍는다거나(인쇄전자라고 한다) 마법의 신소재로 불리우는 그래핀을 생산한다거나 하는데 사용된다. 태양전지 모듈을 만들 때도 당연히 라미네이팅이 사용된다. 얇은건 무조건 라미네이팅으로 만든다고 생각하면 된다
호주의 지폐를 본 적이 있는지? 호주의 지폐는 종이가 아닌 얇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한번 본 사람은 잊기 힘들 것이다. 종이처럼 얇고 잘 구부러지고 간편하지만 찢기거나 훼손되지 않는다. 이 역시 당연하지만 라미네이션 기술이 사용된 것이다.
홀로그램을 만들 때도 라미네이팅이 사용된다. 홀로그램은 흔히 생각하는 공중에 떠다니는 동영상 같은 것과 2D 방식으로 얇은 필름에 찍힌 사진이 입체로 보이게 하는 류의 두가지 부류로 나뉘는데, 쉽게 말해 후자에 응용되는 것. 전자의 경우는 아직 기술이 확립되지 않은데다 기술표준을 정하는 일에서 콘텐츠 생산에 이르기까지 갈길이 멀기 때문에, 현재 홀로그램 시장의 거의 100%는 후자에 속한다. 어린이 그림책 등에 응용되면 재밌을듯?!
라미네이팅은 얼핏 간단해보이지만, 생각보다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 라미네이팅은 라미네이터로 불리우는 장비로 뜨거운 온도와 압력을 가하여, 코팅 재질을 대상이 되는 물체에 단단히 점착시키는 방식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때 라미네이터는 히터 표면 온도가 균일도하게 유지되어야 하며, 진공 유지를 통해 기포 발생을 막는 것, 그리고 압력 제어 등을 정밀하게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이걸 제대로 한다는 것이 상당히 까다로운 일인데다, 라미네이터 제작은 공정을 자동화하기가 어려워 기술집약적,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라미네이션은 대한민국의 기업이 강한 분야이다. 라미네이션 관련 업체로는 미국의 GBC사와 독일의 Neschen, 영국의 D&K 등이 있으며, 대한민국에는 지엠피, 신일산업, 로얄소브린 등이 있다. 이중 지엠피는 라미네이션 기계 부문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70%, 세계 시장 점유율 40% 이상으로 세계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