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랠프 왈도 엘리슨)

Invisible Man. 허버트 조지 웰즈의 소설과 헷갈리지 않도록 하자.("The"가 빠진다.) 사실 이 쪽이 지명도가 더 높고, 보통 외국에서 "투명인간" 하면 이 소설이다. 단 이 소설은 장르가 SF가 아니고, 실제로 투명인간이 등장하는 소설도 아니다. 제목이 투명인간인 이유는 소설의 주제에 대한 일종의 은유적인 표현이다. 참고로 지은이 엘리슨(1914~1994)은 흑인 작가이다.

1920 ~ 1930년대가 배경으로, 이름이 밝혀지지 않는 미 남부 출신 흑인 주인공의 처절한 삶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이 자신을 "투명하다"고 칭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자신 같은 인간을 보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보면 조연들 중 주인공을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즉, 끝까지 자신에게 필요한 역할로만 보다가 끝나고, 소설 끝까지 주인공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읽다 보면 정말 현시창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게 될 정도로 눈물나게 어두운 이야기.

인종차별 문제만을 떠나서 마르크스 주의와 개인정체성 등 상당히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미 고교에서는 거의 필수교재이다. 저자인 엘리슨은 단순히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소설이 아닌, 현실주의와 자연주의를 결합시킨 새로운 종류의 소설을 만들어 내고 싶었다고 한다.

엘리슨의 과거가 상당히 많이 반영되어 있다고 한다. 남부의 최초 흑인 대학인 터스키기 대학이 등장하는 것이나, 주인공이 전기에 관심이 있는 것 등.

미국의 맑시즘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다. 더불어 미국 사회속으로 흑인들이 융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부커 T. 워싱턴으로 대표되는 온화적 흑인운동권에 대해서도, 백인의 동정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여담이지만 1952년에 쓰여진 이 소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엘리슨은 이후 장편 소설을 두 번 다시 내지 않았는데, 생전에는 "다른 소설의 원고를 몇 년 동안 썼는데 집이 불타서 날아가는 바람에..."라고 했다고 하지만, 최근 정설은 그건 변명이고 다른 소설 같은 거 없다로 굳어지고 있다.(...) 하지만 워낙 글을 공들여 쓰는 사람으로 유명했기 때문에 자신이 보기에 완벽한 작품을 또 만들 수가 없었던 것이 아닐까. 그나마 죽은 뒤인 1996년에 미발표된 단편 소설 및 수필집,몇몇 시집이라든지 여러 책자들이 출판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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