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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sec (pc.)
1 개요
Parallax of one arcsecond 의 줄임말로, 직역하면 1"(일초)의 (연주)시차. 정의를 기준으로 풀이하면 1"의 역수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파섹이라고 읽으며 줄여서 pc라고 한다.
2 정의
[math] { 1 \over x''} = r [pc] [/math]
즉, 연주시차의 역수가 바로 파섹 단위의 거리이다.
[math] 1pc=3.26LY=206,265AU=3.086{\times}10^{16} m [/math]
다른 단위와의 관계는 위와 같다.
3 소개
천문학에서 쓰이는 단위 중 하나로 연주시차가 1"인 거리이다. 1파섹은 3.26광년과 206,265 AU와 같다. 대충 30조 km에 해당하니까 굳이 킬로미터로 숫자를 원한다면 외워두고 써먹으면 된다. 여기서 연주시차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공전 운동을 하면서 생기는 시차를 말한다.
예를 들어 어느 한 별을 1월에 관측하고서, 6개월 후인 7월에 똑같은 별을 다시 관측하면, 1월달에 관측했을 때와 똑같은 시간에 밤하늘을 봐도 약간 다른 위치에 별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180도 공전해 있기 때문에, 1월달과 비교해서 지구의 위치가 달라져 있기 때문이다. 연주시차란 이렇게 6개월 간격으로 별을 관측했을 때 별의 위치가 다르게 보이는 정도라고 이해하면 된다.
지구 표면에 서 있는 사람의 눈에는 하늘(천구)이 둥글게 보이기 때문에, 사람의 눈에 보이는 별의 위치나 거리를 말할 때는 각도 단위를 쓴다. 1"(1초 혹은 1각초)란 각도 1도를 3600으로 나눈 크기 만큼의 각도를 말한다. 얼마만큼의 거리에 별이 있다고 할 때, 그 별의 연주시차가 1"로 나타난다면 그 별과 지구 사이의 거리를 1pc로 정의한다.
즉,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기에 사용가능한 단위다. 천동설이 진짜였다면 이 단위는 없었을 것이다.
1초(1/3600도)는 매우 작은 각도이고, 태양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별이 1파섹보다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1], 사인이나 탄젠트 함수의 근사[2]를 통해 파섹 거리와 연주시차는 반비례관계로 근사할 수 있다. 즉 연주시차가 0.5초면 2파섹, 0.25초면 4파섹 하는 식의 관계가 성립한다.
4 실용성에 대해서
멀리 떨어진 천체까지의 거리를 말할 때, 그 단위로서 일반인이라면 보통 광년(光年 = light year)을 떠올리겠지만 실제로 천문학자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단위는 파섹이다. 파섹은 지구 공전궤도와 구면기하학이 직접적으로 반영된 단위인지라 실제 관측자료로부터 바로 계산하기에 편리하기 때문. 가끔 천문학자들에게 안드로메다 은하까지의 거리가 몇 광년이냐고 물어보면 버벅이기도 한다. 대게 학자들이 기억하고 있는 건 '250만 광년'보다는 '800 kpc' [3]이기 때문이다.[4]
하지만 파섹은 근본적으로 연주시차를 기반으로 하는 단위인데 백 파섹 정도의 거리는 연주시차의 역수에 비례하므로 사용하기 좋지만 (예를 들어 연주시차가 1/10초면 10 파섹) 200 파섹을 넘어가면 연주시차가 작아져 히파코스 위성 같은 최신 관측 기술로도 측정의 의미가 없고 200 파섹이라봐야 우리 은하계의 직경의 1/170 정도의 거리에 불과하다. 즉 태양계 주변의 아주 가까운 일부 별까지의 거리를 표현하는데 말고는 그리 유용한 단위가 아니다. 그 이상의 거리는 연주시차가 아니라 표준광도성 등 여러 천체 거리측정 사다리를 거쳐 거리를 측정하므로 파섹으로 표기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오히려 광속 불변으로 시간적 물리적인 의미가 있는 광년이 파섹보다 훨씬 더 합리적이고 유용한 단위이다 . 그러니 수백만 수억 파섹 단위 사용이 흔한 현대의 천문학계에서는 광년대신 파섹을 계속 사용할 합리적 이유는 없지만 마치 귀금속 업계가 관습적으로 여전히 "돈"이나 트로이 온스 단위로 거래하듯 그냥 천문학계의 오래된 관습 일 뿐이다.
천문학에서 쓰이는 또다른 단위로 지구-태양 간의 거리인 천문단위(AU Astronomical Unit)는 태양계나 행성 천문학에서 쓰기 적절한 단위이고 태양의 질량인 solar mass (M☉) 는 항성물리학에 적절한 단위라 충분히 타당성이 있지만 파섹은 비슷한 거리인 광년에 비해 실용상 아무런 장점이 없다. 파섹을 줄여 pc 라고 하고 그 천배, 백만배를 kpc, Mpc 이라 하듯 광년도 흔히 ly로 줄이고 kly, Mly, Gly 로 써서 어색할 이유가 없다. 태양에서 제일 가까운 별 프록시마 까지의 거리가 1.3 파섹 정도이긴 하지만 1 파섹 거리 단위는 비교단위로는 천문학적으로 별 의미가 없어 실용성이 떨어진디. 차라리 광년보다 월등히 큰 단위로 천문단위(AU)를 본따서 태양계에서 우리은하 중심까지의 거리 8 kpc (26 kly) 를 1 은하단위(GU Galactic Unit)로 한다면 우리은하의 직경은 4.2 GU (은하단위), 백조자리 데네브까지는 0.1 GU, 안드로메다 은하 까지는 96 GU, 처녀자리 은하단 까지의 거리가 2,000 GU, 관측가능한 우주의 반경이 170만 GU가 되어 kpc, Mpc, Gpc 를 남용하는 것 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비교하기 쉽고 사용하기에 실용적 단위가 된다.
이에 대해 약간 변명을 달면 LY가 별로 단위같아 보이지 않는다는 동서양 모두의 문제점과 더불어 한국은 광년이나 파섹이나 두 글자지만[5] 광년이 영어로 Light year이다보니 발음 수를 아끼고 3.26을 곱하는 것을 택했다는 농담이 있다. 파섹 단위가 더 큰 단위이다보니 큰 차이는 없지만 광년보단 숫자가 더 작아지긴 한다. 사실 약 3배의 차이이다보니 어느쪽으로 외워도 금방 변환이 가능하니 별로 문제 되는 일도 아니긴 하다. 워낙 큰 숫자들이다보니 소수점 아래를 버려도 토를 다는 사람이 잘 없고, 계산 결과를 보여야 할 때는 당연히 자세한 수치를 적겠지만 어림 계산만으로 충분히 대답 가능한 경우는 그냥 3을 곱하고 나누고만 한다. 학회에서도 파섹과 광년을 마구 섞어 써도 그 누구도 태클 걸지 않는다. 너무 많이 섞어쓰면 귀찮아한다. 물론 틀리면 귀신같이 잡아낸다
정리하자면 파섹이 더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대략 어감의 문제와 어차피 우리끼리만 쓰는거[6] 서로서로가 다 아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굳이 한가지 이유를 더 들면 허블의 법칙의 허블 상수는 파섹 단위를 기반으로 하는 상수이다. 단위를 광년으로 바꾸면 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3배 차이 때문에 법칙 하나를 수정하는 게 과연 효율적이라 할 수 있을지는... 아시다시피 법칙을 수정하면 세상에 나가있는 책이 전부 교체되야 한다(...). 또한 별의 절대등급을 매길 때의 기준이 10pc로, 모든 별이 관측자로부터 10pc 거리에 있다고 가정하고 밝기 등급을 매긴 것이 절대등급이다.
5 여담
케셀 런을 1412파섹 이내로 통과할 수 있다 카더라 [7][8]
모 학교의 과학선생이 닉네임을 10pc(..)이라고 했는데 동료 과학선생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진짜 의미를 몰랐다고 한다. 이해가 안 된다면 10pc을 큰 소리로 발음해보라. 바리에이션으로 20pc이라든지..
- ↑ 1파섹은 약 3.26광년, 관측된 가장 가까운 주계열성은 4.2광년 떨어진 알파 센타우리이다.
- ↑ x→0에서 lim sinx / x = 1이라는 것은 고등학교 수학에 나온다.
- ↑ 좀 더 정확히는 778±33 kpc (2003년에서 2006년 사이에 이루어진 거리측정 연구 결과값들의 평균치).
- ↑ 그런데 사실 안드로메다 은하까지의 거리는 비전공자들이 물어보는 경우가 꽤 흔해서 이 정도는 물어보면 답해주려고 그냥 기억해둔다고 한다. 다만 국부 은하군을 넘어서 점점 더 먼 천체로 갈수록
사람들이 잘 안 물어봐서광년이라는 단위는 점점 더 사용되지 않는다. - ↑ 우리말에서도 광자와 년자는 발음이 좀 어려운 편이긴 하다.
- ↑ 일반인들은 파섹이라는 단위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다른 단위에서 메가나 기가의 단위를 붙여쓰는 것에 비해 거리 단위는 Mm나 Gm 등이 잘 안 쓰이는데 지구는 km로만 해도 충분하기 때문.. 그러니까 무려 Pm으로 올라가야되는 광년이나 파섹은 가끔 가다 뉴스나 책에서나 볼 단위이기 때문에 거리적 감각은 커녕 생각하는걸 포기하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천문학자들도 이정도의 규모는 그냥 숫자로 이해하고 끝.
- ↑ 스타워즈는 과학영화가 아니라 스페이스 오페라에 불과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이건 거리의 단위인 파섹을 마치 시간의 단위인 것처럼 사용했기 때문에 의미가 매우 불분명한 표현이다. 어떤 사람들은 하이퍼드라이브할 때 단순히 속도가 올라가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공간 도약, 즉 웜홀을 이용한 이동을 하기 때문에 맞는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하긴 스타워즈 세계관에는 트랙터 빔이라는 중력 발생기도 있으니 불가능한 것도 아니겠다.
- ↑ 케셀 런은 밀수업자들이 이용하는 길인데, 그곳에는 'The maw'라는 블랙홀이 있어서 돌아가느라 18파섹의 거리를 가야하지만, 밀레니엄 팔콘은 그 블랙홀의 중력을 무시할 정도로 빠르기 때문에
1412파섹의 거리만큼만 이동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