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1 폐지(廢止)

실시하여 오던 제도나 법규, 일 따위를 그만두거나 없앰. 의회에서 법을 없애는 것도 폐지이며,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이 사라지는 것 또한 폐지이다[1]. 금융쪽에서는 궁극의 시망인 상장폐지가 있다.

2 폐지(廢紙)

용도를 다하여 버려진 종이. 대부분의 종이는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폐지는 재활용 업자들의 주요 수집품이다. 폐지에도 등급이 있어서 우유갑으로 쓰이는 종이가 가장 좋은 종이고 신문종이가 가장 급이 낮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단지에서는 한꺼번에 모아서 업자에게 팔지만, 일반 주택가에서는 내 놓은 폐지를 개개인이 모아서 업자에게 팔기도 한다. 주로 수익이 없는 빈곤층 노인들이 그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폐지가 그 노인들이 수집하는 재활용품의 대명사로 쓰여 '폐지 줍는 노인'으로 불린다. 2014년 대한민국에는 이런 폐지를 주워서 생계를 유지하는 노인만 180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다. 극심한 대한민국의 노인빈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렇게 수집된 폐지는 kg당 가격으로 팔리는데, 2014년 현재 그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고 한다. 과거 1kg 당 350원씩 하던 폐지가 120원을 거쳐 70~80원까지 떨어졌다. 재활용품 수집업자에게 주어지던 세금혜택이 사라져서 이들이 내야 하는 세금이 50퍼센트 정도 증가했기 때문인데, 이러한 세금부담이 노인 각 개인에게 전가되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런 상황 덕에 대한민국의 종이 재활용률은 무려 92.1퍼센트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1위의 실적이다. 또한 종합적인 폐기물 재활용률 역시 84퍼센트로 세계 1위인데, 90년대에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쓰레기가 너무 많다는 각계의 성토 이후 이루어진 적극적인 정책과 홍보로 인해 거둔 성과이다. 다만 이러한 성과가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생각하면 씁쓸하다.

이러한 '폐지를 줍는다'는 예문에서 유래된 게임 용어가 있는데 노가다 요소, 그 중에서 특히 게임 내 존재하는 화폐를 모으기 위한 노가다질이 성행하는 온라인 게임에서 이러한 노가다 행위 전반을 일컫는 용어로 자주 쓰인다. 돈을 모으기 위해 던전을 돌면서 드랍되는 전리품을 하나하나 모아 팔아치우고... 다음 날에도 또 노가다를 뛰고... 이렇게 무한반복하는 노가다가 폐지를 줍는 행위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이러한 용어가 정착하게 된 듯하다.
  1. 다만, 방송 용어로서의 폐지는 특정 단어만 골라서 쓰는 것을 막기 위한 것과 드라마 같이 특정한 횟수를 채우고 끝나는 프로그램이 있으므로 종영이나 종방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