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아송 괄호

Poisson Bracket

1 개요

푸아송 괄호는 1809년 프랑스 수학자 시메옹 드니 푸아송이 제안한 이항 연산이다. 해밀턴 역학의 운동방정식을 표현할 때 유용하다.

2 정의

푸아송 괄호는 위치([math]q_i[/math])와 운동량([math]p_i[/math])으로 정해지는 정규 좌표계 [math](q_i, p_i)[/math] 와 시간([math]t[/math])위에서의 함수 [math]f(q_i, p_i, t)[/math][math]g(q_i, p_i, t)[/math]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math]\displaystyle \left \{ f, g \right \} =\sum_{i} \left ( \frac{\partial f}{\partial q_i}\frac{\partial g}{\partial p_i}-\frac{\partial f}{\partial p_i}\frac{\partial g}{\partial q_i}\right )[/math]

이를 이용하면 다음의 관계식이 성립한다.

[math]\displaystyle \left \{ p_i, p_j\right \}=0,\, \left \{ q_i, q_j\right \}=0[/math]

[math]\displaystyle \left \{ q_i, p_j\right \}=\delta_{ij}[/math]

여기서 [math] \delta_{ij}[/math]는 크로네커 델타로, [math]i=j[/math]일 때 1, [math]i \neq j[/math]일 때 0으로 정의된다.

가끔 [math]\left \{ \ \ \right\} [/math] 로 표현되는 반교환자가 같이 등장하는 경우 혼동을 피하기 위해 [math] \left \{ \ \ \right\}_{\text{PB}} [/math] 로 쓰기도 한다. (또는 반교환자를 [math]\left[ \ \ \right]_- [/math] 로 표현할 수도 있다.)

3 성질

어떤 함수 [math]f(q_i, p_i, t)[/math], [math]g(q_i, p_i, t)[/math], [math]h(q_i, p_i, t)[/math]에 대해 다음이 성립한다.

[math] \{f,g\} = -\{g,f\}[/math] - 반교환 법칙
[math] \{f+g, h\} = \{f,h\} + \{g,h\}[/math] - 덧셈에 대한 분배 법칙
[math] \{fg, h\} = \{f,h\}g+ \{g,h\}f[/math] - 곱셈 법칙
[math] \{f,\{g,h\}\}+\{g,\{h,f\}\}+\{h,\{f,g\}\}=0[/math] - 자코비 법칙

4 교환자와의 관계

교환자 항목을 읽어본다면 위의 정의와 성질이 매우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고전 역학에서 출발하여 양자 역학을 전개하는 다양한 방법 중 푸아송 괄호를 교환자로 치환하는 방법도 있다. 다시 말해, 해밀턴 역학에서

[math] \displaystyle \{q_i,p_j\} = \delta _{ij}[/math]

이므로,

[math] \displaystyle [\hat{q}_i,\hat{p}_j] =? \ \delta_{ij}[/math]

으로 고려하는 것이다.([math]\hat{q}_i[/math][math]i[/math] 방향의 위치를 [math]\hat{p}_j[/math][math]j[/math] 방향의 운동량을 나타내는 연산자이다. 그러나 식을 이대로 쓰면 푸아송 괄호와 교환자간의 차이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가 생긴다.

첫 번째는 본래의 결과와 그 결과의 켤레 복소수 전치 행렬(에르미트 켤레) 사이의 관계이다. 푸아송 괄호의 계산 결과는 [math]1 \times 1[/math] 행렬로 생각할 수 있으므로 에르미트 켤레는 곧 켤레 복소수와 같다. 또한 고전 역학에서의 함수 [math]p[/math][math]q[/math]는 실함수이므로 켤레 복소수는 본래 함수와 같다. 다시 말해서 푸아송 괄호의 결과는 실수이고, 이는 위의 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양자 역학에서 관측 가능한 연산자는 모두 에르미트 행렬[1]로 표현할 수 있는데, 에르미트 행렬의 교환자는 다음에서 볼 수 있듯이 반 에르미트 행렬[2]이다.

[math] \displaystyle [A, B]^\dagger = (AB-BA)^\dagger = (AB)^\dagger - (BA)^\dagger = B^\dagger A^\dagger - A^\dagger B^\dagger = BA-AB = -[A,B][/math]

따라서 푸아송 괄호를 이용한 연산에서 교환자를 이용한 연산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교환자 연산의 결과에 허수 [math]i[/math]를 곱해줘야만 한다.

두 번째는 차원이다. 푸아송 괄호에서는 두 함수의 [math]p[/math][math]q[/math]에 관한 미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두 함수의 곱의 단위에서 J[math] \cdot [/math]s 만큼을 나누어 준 단위가 푸아송 괄호의 결과의 단위가 된다. 즉 [math] \{q_i,p_j\}[/math] 의 단위는 없고(1이고), 이는 위에서도 확인된다. 그러나 교환자에는 그러한 차원변환 과정이 없어 단지 두 연산자의 곱에 의하여 단위가 결정된다. 따라서 푸아송 괄호의 결과를 교환자의 결과로 바꾸기 위해서는, 교환자에서의 결과에 J[math] \cdot [/math]s 의 단위를 가지는 상수를 곱해주어야 한다. 이 상수가 바로 [math]\hbar[/math], 즉 플랑크 상수이다.[3]

이렇게 우리는 양자 역학의 표준 교환 관계(canonical commutation relation)를 끌어내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관계는 위치와 운동량에 관해서만 성립하는 것이 아닌, 위치와 운동량으로 표현되는 모든 물리량에서 성립한다는 것이다. 즉 물리량 [math] a[/math], [math]b[/math] 와 이들에 각각 대응하는 연산자 [math]\hat{a}[/math] , [math]\hat{b}[/math] 에 대하여 다음이 성립한다.

[math] \displaystyle \{a, b\} = \frac{1}{i\hbar} [\hat{a}, \hat{b}] [/math]

5 아름다움(...)

푸아송 괄호는 해밀턴 역학의 다양한 식들을 아름답게물론 물리학자 기준으로 아름답다는 거다 나타내기에 매우 적합하다. 몇 가지 예시를 보자.

  • 운동방정식

해밀턴 역학의 운동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math] \displaystyle \dot{q}_i = {\partial H \over \partial p_i} \ \ \ \ \ \ -\dot{p}_i = {\partial H \over \partial q_i} [/math]

뭔가 대칭적이긴 한데, 마이너스 부호가 자꾸 걸린다. 푸아송 괄호를 사용한다면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math]\displaystyle {dq_i \over dt} = \left\{ q_i, H \right\} [/math]

[math]\displaystyle {dp_i \over dt} = \left\{ p_i, H \right\} [/math]

이로서 위치 함수와 운동량 함수가 완전히 대칭적 형태를 띔을 알 수 있다.

  • 보존량

위에서 더 나아가면, 일반적인 함수 [math]f[/math]에서 다음이 성립한다. [math]H[/math]해밀토니언을 뜻한다.

[math] \displaystyle {df \over dt} = \left\{ f, H \right\} + {\partial f \over \partial t} [/math]

함수 [math]f[/math]가 시간에 무관한 양이라면 [math]df/dt = 0[/math] 이고 [math]\partial f / \partial t = 0[/math] 이므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math] \displaystyle \left\{ f, H \right\} =0 [/math]

즉, 어떤 물리량을 해밀토니언과 푸아송 괄호를 취했을 때 그 값이 0이라면, 그 값은 보존된다. 이렇게 보존되는 대표적인 양으로는 운동량과 에너지(해밀토니언)가 있다.

고전역학 자체에 뭔가 새로운 물리를 더해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푸아송 괄호는 고전 역학과 양자 역학 사이를 이어주는 견고한 다리 역할을 한다. 즉 쓸모가 있는 수준이 아니라 무지막지하게 중요하다! 이러한 점이 물리학자들이 푸아송 괄호를 진정 아름답다고 부르는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는 별로 안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1. 자신과 자신의 에르미트 켤레가 같은 행렬
  2. 자신과 자신의 에르미트 켤레의 합이 0이 되는 행렬
  3. 차원은 이렇게 결정되지만 그 상수의 실제 값에 대해서는 어떠한 정보도 얻을 수 없다. 플랑크 상수가 현재의 값을 가진다는 사실만큼은 현재의 물리학으로는 연역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