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의 저주

영국의 영화사인 해머 영화사의 1957년작으로, 그들의 공포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며, 크리스토퍼 리피터 쿠싱의 라이벌 구도의 시작이기도 하다.

유니버설이 1930년대에 만든 프랑켄슈타인의 리메이크 격이지만, 유니버설이 스토리가 같으면 저작권료 내라고 갈궜기 때문에(...) 스토리도 영 딴판이 되었다. 하지만 덕분에 유니버설판과 꿀리지 않는 정체성을 성립한 케이스.

원작이랑 같은 점은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괴물을 만들고 괴물이 사고를 친다"는 얘기지만, 유니버설의 "착한 괴물"을 의도적으로 회피했기 때문에 전혀 다른 분위기가 되어 버렸다.

피터 쿠싱의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냉혈한으로 어렸을 때부터 죽음을 정복하겠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그 욕망의 실현을 위해 괴물을 만들어내는데, 괴물의 재료를 얻기 위한 과정에서 사형수의 시체를 가져와 손과 목을 잘라내고, 완벽한 뇌를 주겠다고 말한 노교수마저도 살해하는 등의 파렴치한 행동을 보이며, 하녀와 스캔들까지 있는 등(1950년대의 한계라 키스만 하는 장면이 나왔지만, 오늘 날로 치자면 섹스신이나 다름없는 충격이었다.) 거의 인간말종으로 나온다.

괴물 또한 유니버설에서 만든 "생긴 것 때문에 괴롭힘당하는 불쌍한 괴물"이 아닌 오로지 "살인본능만 있는 괴물"인데,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카리스마에 가려진 감이 있다. 호러영화의 전설인 크리스토퍼 리의 괴물 시리즈 첫 번째라지만 분량도 적고 주연의 느낌이 약하다. 크리스토퍼 리는 이 때 괴물의 화장이 너무 흉측해서 촬영 때는 아무도 자신과 점심을 먹으려 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마지막에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미쳐 날뛰는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을 염산통에 빠뜨려버리고, 그 후에 괴물이 저지른 살인죄들은 모두 그의 죄가 되어버려 단두대로 끌려가는것으로 끝나는 암울한 엔딩은 해머 사가 유니버설과는 180도 다른 길을 가겠다는것을 보여준다.

이후 나온 드라큘라의 공포는 해머 사가 제대로 히트를 쳐서 20세기 중반의 공포영화붐을 지배하게 만든다.

여기서 나온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물론 원전의 그 인물하고 상당히 큰 차이가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그를 닮은 캐릭터가 의외의 곳에 있다. 바로 닥터 웨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