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열량 불변의 법칙

(헤스의 법칙에서 넘어옴)

화학의 기본 법칙 중 하나. 다음 한 줄로 설명할 수 있다.

모든 화학반응은, 화학 반응의 처음 상태와 마지막 상태가 동일하면, 그 중간에 어떤 과정을 거쳤다고 하더라도, 그 계에서의 열의 출입은 항상 동일하다.

헤스(Hess)의 법칙이라고도 불린다. 열화학에서 기본이 되는 개념임과 동시에, 화학Ⅱ 선택자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개념 3천왕(나머지 두 개는 화학 평형의 법칙과 산화수).[1]

보통, 화학 반응은 등압 조건(대부분의 경우 대기압) 하에서 이루어지므로, 열량은 곧 엔탈피 변화량(ΔH)으로 표현될 수 있다. 따라서 열화학에서는 보통 화학 반응시 출입하는 열의 기호로써 엔탈피 변화량을 쓴다. 엔탈피는 상태함수[2]이므로, 어떤 반응 메커니즘을 거치든 반응 전과 후의 각 물질의 상태만 동일하다면 그 변화량은 같다.
헤스의 법칙은 이러한 상태 함수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을 화학반응열에 한정한 내용이다.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기체 상태의 탄소(C)가 1몰 있고 기체 상태의 산소(O₂)가 1몰 있다. 이 때 다이렉트로 둘을 반응시켜서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CO₂) 1몰 만들었을 때 출입한 열의 양을 ΔH라고 하자.
이번에는 반응 조건을 변화시켜서 1몰의 기체 상태의 탄소로 일산화탄소(CO) 기체를 생성한 다음, 그 일산화탄소를 나머지 산소(O 혹은 O₂)와 반응시켜서 1몰의 이산화탄소 기체를 만들었다고 하자. 이 때 일산화탄소를 만들었을 때 출입한 열의 양이 ΔH₁이고 다시 이산화탄소를 만들면서 출입한 열의 양을 ΔH₂라고 하자.
이러면 반응 물질의 상태가 1몰 기체 탄소 + 1몰 기체 산소이고 끝 물질이 1몰 기체 이산화탄소인 것은 변함이 없으므로 ΔH = ΔH₁+ ΔH₂라는 공식이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보다 이해를 더 쉽게 하기 위해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가 부산에서 서울까지 가려고 한다면, 여러 가지 경로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부산에서 서울로 한 번에 가거나, 예를 들면 잠시 대전을 거치고 갈 수도 있고, 아니면 아예 잠시 볼 일이 있어 극단적으로 제주도까지 갔다가 바로 서울로 올라갈 수도 있다.(이 때 위로 올라가는 방향을 +방향, 아래로 내려가는 방향을 -방향이라고 설정한다.)
물론 경로를 어떻게 취하느냐에 따라서 실제 이동하는 거리 및 시간이 당연히 달라지겠지만, 이와는 상관없이 부산에서 서울까지의 변위는 그 어떤 경로를 택하든 결과적으로는 똑같다. 즉, 출발지가 부산이고 도착지가 서울임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다. 이를 도식화해보면(Δr을 변위라고 했을 경우)

Δr(부산->서울) = Δr(부산->대전)+Δr(대전->서울)

= Δr(부산->제주도)+Δr(제주도->서울)

Δr(부산->제주도)가 음수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변위는 같아진다.

사실 반응 엔탈피 변화량(반응열이라고도 한다.)의 경우에 대해서만 헤스의 법칙이라고 따로 이름 붙인 것일 뿐, 엔탈피와 같은 다른 모든 상태함수가 경로에 무관하다는 건 일반적인 법칙이다. 예를 들어, 반응 엔트로피 변화량에 대해서도 이 법칙은 성립한다.
  1. 사실 헤스의 법칙으로 엔탈피 구하는 문제는 어렵지 않다. 오히려 다른 개념들에 비해 쉬운 편.
  2. 반응 경로, 과정에 상관없이 반응 전과 후의 물질의 상태만 동일하다면 함수값의 전체적인 변화량은 그 과정에 전혀 상관없이 (반응 후의 상태)-(반응 전의 상태)만으로 정의할 수 있는 함수. 열역학에서 항상 나오는 U(내부 에너지), H(엔탈피), S(엔트로피), G(Gibbs 자유 에너지) 등이 바로 상태함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