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정 작가의 만화.
월간 여고시대에 1981년 1월부터 1984년 9월까지 연재.
야호여고 2학년 오달자, 펑순이, 오순이를 중심으로 한 여고생들의 일상을 그린 작품으로, 감수성 예민한 십대들의 모습을 섬세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냈다. 79년에 연재한 1남 4녀 막순이로 '괜찮은 신인작가' 평가를 받던 김수정이 당대의 유명작가 반열로 승격한 걸작. 연재 당시 여고생들은 물론이고 주부층에게도 인기가 높았으며, 이 작품 덕에 김수정 씨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이 만화를 그리기 위해 김수정씨는 분식집과 빵집을 드나들며 실제 여고생들의 대화를 들으며 메모하거나 직접 먹을 것을 사 주며 조언까지 구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생생하고 깊이 있으며, 특히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의 선생님들은 그 때 당시 교사로서 느끼는 고뇌와 보람 같은 체험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실감나게 보여준다. 한마디로 숨겨진 걸작.
1983년 '대학 신입생 오달자의 봄'이라는 영화로 각색되었는데, 이미영과 전영록이 주연을 맡았다. 그러나 영화 자체는 각색이 많이 이루어져서 결과적으로 원작과는 거의 다른 작품이 되어버렸다.
아기공룡 둘리에서도 웃음 속에 보이던 웃을 수 없는 현실 풍자와 시사적인 모습이 여기서도 돋보인다. 그 밖에 사춘기 소녀의 여러 이야기. 어느 스님을 짝사랑한 달자 이야기(달자 부모가 알게되면서 집안이 뒤집히고 부모에게 이 사실을 들은 스님은 고민 끝에 멀리 사라져 달자를 가슴 아프게 했다)나 가난한 소설가 지망생 아내와 백수 남편 이야기같은 모습을 보면 웃을 수가 없다...
단행본으로는 한 권 분량. 1987년에 어문각에서 1권짜리로 첫 출간되었으며 1990년 7월, 서울문화사에서도 김수정 만화전집(총 20권, 확인필요)중 1,2권으로 재간되었다. 이후 1994년에 태영문화사 코믹 X에서 1권짜리로 재간되었다. 지금은 세 판본 모두 구하기가 힘들다. 헌책방에서도 보기 힘든 초레어 작품이다.
부천에 있는 한국만화박물관의 만화도서관에도 태영문화사판과 서울문화사판이 각각 한권씩 소장하여 전시했다. (서울문화사판은 앞권은 없고 뒷권만 있다) 아주아주 드물게 지역 헌책방에서 운좋게 찾을 수 있지만 정말 극소수이다. 2009년에 지방에 있는 간판도 없는 헌책방에 들렀다가 먼지투성이 94년 판을 5백원 헐값에 구한 이도 있지만 이젠 이런 경우는 로또 당첨급 행운일듯.
2015년 이후에는 온라인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데, 레진코믹스에서 김수정 작가 작품을 대거 들여놓으면서 O달자의 봄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태영문화사판을 가져왔고, 총 11화 구성에 1화는 무료다.
이 작품의 "마지막 잎새"라는 에피소드에는 한 중년 만화가가 등장하는데, 만화를 그려 출판사에 가져갔다가 "선생, 만화 그려서 노벨상 탈 겁니까? 저런 인간도 만화를 그린다고..."하는 조롱을 받고 돌아오는 장면이 있다. 바로 작가인 김수정 본인이 겪은 괴롭던 무명 시절을 그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