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C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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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CGA로 실행된 모습)

도스시절 주로 게임용으로 사용되던 CGA 그래픽 에뮬레이터.

허큘리스의 해당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한자 문화권에 속해 있어 자형이 복잡한 한자와 한글을 쓰고 있는 한국에서는 당시 이들 문자를 표현하기에 좋다는 이유로 주로 허큘리스 그래픽 카드가 컴퓨터에 쓰였었다. 근데 문제는 허큘리스는 흑백만을 지원한다. 그래서 CGA이상급의 그래픽을 필요로 하는 게임은 거의 대부분이 실행이 안 됐었다. 이는 허큘리스 카드는 IBM이 만든 것이 아닌 서드파티 하드웨어라 PC의 BIOS에서 직접적으로 지원을 못해주다보니 게임에서 직접 허큘리스를 지원하는 경우가 드물었고 대부분의 게임은 CGA부터 지원했었기 때문이다. (드물게 네이티브로 허큘리스를 지원하는 게임이 존재하기는 했었다)

그래서 나온게 SIMCGA라는 프로그램이다. 램상주형으로 실행시켜 놓기만 하면 끝. 이후에 CGA이상 그래픽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실행시킬 경우 자동으로 현재 그래픽 카드가 CGA인것처럼 속여서 실행할 수 있게 해준다. 당연히 그냥 속이기만 하기 때문에 애초에 지원도 안되는 컬러가 나올리는 없고... 컬러 파트의 경우 디더링을 통해 명암으로 표현해주기는 한다. 물론 게임 제작자가 흑백 그래픽카드 사용자를 생각해주고 게임을 만드는건 아니라서 그래픽이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뭉개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다르게 보면 눈아픈 컬러와 저해상도의 CGA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을지 모른다.

애초에 허큘리스와 CGA의 해상도가 이상한 비율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중간중간 인터레이스로 빈칸을 메꾸는 기법을 썼는데 이게 실시간으로 되는 게 아니라 이전에 그려진 프레임을 가져와서 채워넣었기 때문에 지저분한 잔상이 남는 거처럼 보였다. 어찌보면 모션블러?

이와는 달리 종횡비가 망가지는 것을 감수하고 인터레이스를 생략해 깨끗하지만 납작한 화면을 제공했던 MAGICKEY라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올드 게이머라면 거의 대부분이 공감하는 도스시절의 친구.

나중에 PC통신 상에는 EGA그래픽을 에뮬레이팅 해준다는 SIMEGA 라는 프로그램이 돌아다녔으나... 바이러스였다(...).

이후에는 VGA그래픽을 에뮬레이팅 해준다는 SIMVGA라는 것도 나왔다. 이건 바이러스가 아닌 진짜. 다만 더럽게 느렸고 흑백 디더링의 한계상 더럽게 뭉개진 화면을 봐야했다. 그냥 실행만 어찌어찌 됐었다 수준. 이후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PC 시장이 VGA로 본격적으로 넘어가면서 이런 허큘리스 에뮬레이터는 자취를 감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