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A

IBM PC그래픽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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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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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관[1]

Enhanced Graphic Adaptor의 약자. 이름대로 CGA에 비해 강화(Enhanced)된 그래픽기능을 가지고 나온 카드로 1984년에 IBM PC AT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발매되었다.

우선 CGA의 최대 단점이었던 낮은 해상도를 보완하여 그래픽 모드에서는 640x350까지의 해상도를 지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CGA에 비해 색상 표현력도을 강화하여 고해상도 모드에서도 CGA에서는 160x100의 저해상도에서나 지원되었던 16색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적록청 화소의 밝기를 4단계(꺼짐, 어둠, 중간, 밝음)로 해서 총 64색(43)을 팔레트 공간으로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즉, '칼라'와 '고해상도' 중 어느 쪽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는 얘기. 이게 개발되면서 당시 사람들의 머리 속에 박혀 있던 '칼라 그래픽은 저해상도, 고해상도는 흑백'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본격적인 고해상도 칼라 그래픽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EGA의 16색은 이후 VGA 640x480 모드의 표준 색상이 되며, 텍스트 모드에서의 문자 출력 표준 색상이 된다. 심지어 현재의 OS에서도 텍스트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동시 표현 색상은 EGA 16색을 따르고 있다. 물론 하위호환에 신경쓰는 IBM 답게 당연하게도 CGA 하위 호환 기능도 갖추고 있다.

CGA에서는 텍스트 폰트가 거지같기로 악명높았으나, EGA로 넘어오면서 이 점도 수정되어 보다 미려한 로만체를 지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텍스트 모드에서 폰트를 세로로 반토막내어 50행을 지원하는 기능도 추가되었다. CGA 시절부터 지원하기 시작한 40열에다가 50행을 적용하면, 즉, 40x50 모드가 되면 폰트가 옆으로 납작해진다.[2]

비록 아직까지도 표현의 한계가 있긴 하지만 그 격차를 많이 줄이게 되어 1987년 전까지 그래픽 카드의 대명사였으며 허큘리스를 누르고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듬해인 1985년에 나온 아미가아타리 ST, 그리고 그 이듬해인 1986년에 나온 애플 IIGS는 색상표현이 EGA보다 월등했기 때문에 CGA의 그 거지같은(...) 컬러를 벗어나 컬러다운 컬러를 표현했던 EGA였지만 당대에도 성능이 좋다는 얘기는 못들었던 모양. 같은 16색을 사용하는 비슷한 시기의 컴퓨터(MSX2 등)과 비교했을때도 64색의 적은 팔레트 공간 때문인지 색감이 전반적으로 원색적이고 튀는 느낌이 있다. 척 보면 EGA 그래픽인 것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한 색감. 게임에서 피부 색깔이 묘하게 벌겋게 묘사됐다 하면 십중팔구 EGA[3]그래도 IBM의 표준 컬러 그래픽으로 자리매김하며 ATI의 EGA Wonder 같은 호환 카드도 나오는 등 나름 선방했으며 이후 1987년 VGA가 발매된 이후로는 EGA 하위호환 기능까지 갖춘 VGA에 자리를 넘겨주고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졌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표준 그래픽 어댑터로 자리매김했던 미국과 달리 한국,중국에서는 그리 널리 쓰이지 못하고 허큘리스에서 바로 VGA로 전환되었다. 그 이유는 이들 국가의 언어는 한글(한국)이나 한자(중국/한국) 등을 쓰는데 구미권에서 쓰이는 라틴 문자나 키릴 문자 등에 비해 자형이 복잡했기 때문에 적어도 1자당 16x16 픽셀 정도의 폰트 사이즈를 요구했고, 일반적으로 업무를 위해서는 40x24~5 정도의 텍스트 환경이 필요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세로 해상도가 350픽셀로 적었던 EGA는 그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여 한국과 중국에서는 그다지 각광받지 못하였다. 일본의 경우에는 IBM-PC 호환기종 대신 가장 많이 보급되었던 PC9801이 처음부터 640x400 해상도를 지원하도록 설계된 것도 업무용 지향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16x16 픽셀의 일본어/한자 폰트에 40x25자의 텍스트 환경을 제공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문제로 EGA보다는 비록 흑백이지만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허큘리스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다가 16컬러에 해상도도 충분한 VGA가 일반화되자 바로 넘어간 것.

1984년에 나와 꽤 오래 쓰인 덕에 EGA를 지원하는 게임은 아주 많이 존재한다. VGA의 보급이 생각처럼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에 1990년 무렵까지도 EGA까지만 지원하는 게임을 흔하게 볼 수 있었고 VGA가 일반화되고 난 90년대에도 한참을 EGA 그래픽을 동시지원하는 게임이 많이 나왔다. 국내에 많이 알려진 작품이라면 대만에서 만든 삼국지 게임인 삼국연의가 허큘리스와 함께 EGA의 640x350 모드를 지원한다. 비교적 높은 해상도 덕분에 PC 최초로 한자 텍스트가 등장하는 삼국지 게임이 되었고[4], 국내에도 유통되어 최초로 한글이 지원되는 삼국지 게임임을 세일즈 포인트로 삼았다.
  1. 단 이 게임은 원래 320x200/256색의 VGA 모드까지 지원한다. 그냥 EGA 모드로 출력한 것.
  2. 사실 해상도 차이로 인해 납작해보일 뿐 CGA 폰트와 똑같다.
  3. guybrush368.jpg 취소선을 쳤지만 진짜다. 스크린샷은 루카스아츠의 원숭이 섬의 비밀
  4. 사실 그전에 삼국지 2 중국어판 같은것도 존재하긴 했었다. 참고로 PC판 삼국지 2도 EGA를 지원하지만 PC8801판의 그래픽을 옮겨오느라 640x200의 변형 해상도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