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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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롭 항공의 창업주인 잭 노스롭의 염원이 담긴 폭격기...이나 현시창.

노스롭은 전익기(동체, 꼬리날개가 없이 항공기 전체가 거대한 날개인 것처럼 생긴 항공기) 형태의 폭격기 개발에 열을 올렸으나, 당초 예정과 달리 2차 세계대전이내에 완성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결국 전익 폭격기인 XB-35는 2차대전이 끝나고 난 뒤인 1946년에야 완성했으나, 이미 시대는 제트항공기의 시대였다.

미 육군 항공대로서는 아무리 전익기라는 신개념 항공기라도, 이제와서 구세대의 전유물인 프로펠러를 신형 항공기에 탑재할 생각은 없었다. 게다가 XB-35에 언급된 바와 같이 이 항공기는 프로펠러 구동계통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던 상황이었고해서 결국 전익 폭격기 개발 계획은 왕복엔진 항공기에서 제트엔진 항공기 개발로 바뀌게 된다. 이 새로운 제트엔진 전익폭격기가 바로 YB-49다.

YB-49는 프로펠러가 없어짐에 따라 그동안 이 항공기를 고생시키던 문제가 말끔히 해결될 것 같았다. 속도는 더 빨라지고, 진동/소음 문제는 없어지고.....그러나 아시발꿈.....

YB-49는 이미 제작된 XB-35 중 몇 대를 뜯어고쳐서 만들었는데, 문제는 XB-35 자체가 제트엔진을 염두에 두고 만든 항공기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제법 많은 곳을 뜯어 고쳤어도 XB-35는 근본적으로 프로펠러 항공기였다. 최대속도는 100km/h 이상 빨라졌으나 동체가 기본적으로 더 느린 속도의 비행에 맞춰 설계되어있다보니 생각만큼 빠른 비행은 불가능했다.

또한 왕복엔진보다 훨씬 연료소모량이 많은 제트엔진 때문에 비행거리가 대폭 감소하였다. XB-35의 개발목적 자체가 B-29를 대체할 초장거리 폭격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상당한 문제점이었다.

또한 프로펠러 엔진 시절에는 없던 안정성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XB-35는 프로펠러를 위하여 동체 뒤쪽에 길게 뻗은 구조물들이 있었는데, 사실 이것들은 약간이나마 수직꼬리날개 역할을 겸하였다. 허나 프로펠러가 없어진 YB-49는 이 구조물도 없어지면서 방향안정성이 떨어졌다. 급하게나마 아주 작은 수직꼬리날개를 동체 뒤쪽에 달긴 하였으나, 그래도 방향안정성이 원하는만큼 나오지는 않았으며, 이는 폭격시 폭격 명중률에 치명적이었다.

여기에 정치적인 문제도 한 몫끼어 있었다. 미군은 제트 항공기와 전익기에 관심을 보이고는 있었으나, 과연 이 새로운 시도가 안전할지 걱정이었다. 미군 내부에서는 차라리 당시 XB-35의 실질적인 경쟁상대였던 초대형 프로펠러 폭격기 B-36이 기술적인 위험부담도 없고 여러모로 낫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위에 언급한 각종 기술적 문제들이 드러나면서 이러한 군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1948년, YB-49 사업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였다. 1대의 YB-49가 시험비행도중 실속, 추락하여 승무원 전원이 사망한 것이다.[1]

지나친 급기동이 문제였는지, 항공기 정비 문제, 설계 문제였는지, 그도 아니면 조종사의 실수였는지는 명확치 밝혀지지 못했으나, 이미 예산도 초과하고 개발 스케쥴도 계속 지연되고 있으며 여러 기술적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는 YB-49 사업을 미군이 곱게 봐줄리 없었다.

결국 YB-49 사업계획은 취소되고 말았다.

이후 YB-49의 부족한 연료탑재량 문제를 해결하고자 엔진 일부를 기체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탑재하고 엔진 개수를 8개에서 6개로 줄인 정찰기 버전의 YRB-49도 제작되었으나 이것 역시 1대만 제작된 뒤로 YB-49의 뒤를 이어 사업이 취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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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노스롭 항공사는 전익기 폭격기 개발이라는 염원을 수십년이 지나고 난 뒤, B-2 스텔스 폭격기로 이루게 된다.

  1. 이때 사망한 조종사가 다니엘 포브즈, 부조종사가 글렌 에드워즈였다. 이후 이 두 사람을 기리기 위해 캔자스주의 토페카 공군기지는 포브즈 공군기지로, 캘리포니아의 머록 공군기지는 에드워즈 공군기지로 이름이 변경되었다. 에드워즈 공군기지는 사실 밀덕보다 우주덕들에게 더 친숙한 곳으로, 예로부터 척 예거의 마하 1 돌파를 비롯해 미군과 NASA가 신나게 비행 실험, 연구를 진행해온 AREA 51 지역을 포괄하는 대규모의 실험단지이며, 최첨단 군용 항공기는 물론 각종 극초음속, 초고고도 비행기, 그리고 그 결정체 우주왕복선 연구에도 크게 기여하고 우주왕복선의 착륙 활주로로도 이용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