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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액츄얼리를 봤다. 분명히, 옴니버스 식은 꺼려했는데 이때까지 안 본 게 후회 될 정도. 두근거림이 이어진 영화였다. 보는 내내 미소가 끊기지 않았다.

엄마가 또 술을 마셨다. 아빠는 욕을 하시고 우리 세 자매는 눈치를 보면서 쩔쩔맸다. 엄마의 그 병은, 내가 자초한 것일수도 있다. 나으려나, 했더니 계속 도진다. 난 가끔 너무 지칠 뿐이다. 너무 죽고 싶을 뿐이다. 그럴 때에는 타이미의 꽃이나 한강 위에서를 들으면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난 이렇게 가끔, 머릿속에 노래를 틀어놓고 내 앞에서 누군가 말 할 때에 듣는 척을 하기도 한다.

소설가라는 꿈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오늘도 카페에 소설을 올리려 열심히 글을 썼다. 진정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건 좋은 것이다. 꿈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애매한 재능에 대해 잔인함을 느낀다. 전에 학원의 B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 누나, 난 잘 하는 게 아무 것도 없어. " 난 말했다. " 잘 하는 게 왜 없겠어. 단점이 있으면 장점도 있는 법인데.. 네가 크면 알게 될 거야. "

내일 학교에 간다. 반 배정을 통보 받는 심정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이 떨린다. 올해도 망했다는 말이 나오지 않기를. 난 C와 H와 J에게 말하고 싶다. 그래, 넌 계속 그렇게 내 모든 걸 부정해라. 타인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들에 얽매이지 않기로 마음먹었는데, 그게 쉽게 되지 않는다. 조용히 갔다가, 조용히 나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