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남작

1 개요

準男爵, Baronet/Baronetess.

유럽의 작위중 하나로 영국에서만 유일하게 상설화하여 수여하는 작위이다. 작위서열은 남작(Baron)보다는 아래이지만 기사(Knight)보다는 높다. 이로 인해 유럽의 작위를 동아시아의 오등작 체계에 대응하여 번역하는 관례에 따라 서열순위에 끼워맞춰서 준남작 또는 종남작(從男爵)으로도 번역한다.

2 역사

Baronet 칭호의 기원은 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에드워드 3세 시절에 Baronet 칭호를 받은 8명의 기사가 있었으며, 그 이후로도 몇차례 이 칭호를 수여받은 사람들이 있었으나, 이 시기까지 Baronet 칭호는 작위라기보다는 명예로운 칭호의 일종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더불어 Baronet 칭호가 수여된 일부 사례중에는 전쟁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던 국왕이 군대 유지비를 충당하려고 돈 받고 칭호를 판매한 정황도 존재한다(…).

이후 1611년 제임스 1세의 명령에 따라 명예 칭호였던 기존의 Baronet을 남작보다 낮고 기사보다 높은 작위로 설정하여 상설화했다. 그 이유는 윗 문단에 언급된 이야기와 동일하다. 제임스 1세 시기에 잉글랜드의 재정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데 군대를 계속 굴리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했다. 이에 돈을 충당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작위를 만들었으며, 당시 작위수여 및 유지조건이 매년 1,000 파운드의 사례금을 지불하는 것이었다.

이후 준남작은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도 도입되었으며, 나중에는 캐나다 식민지 개척을 독려하기위해 노바스코샤 준남작도 신설하였다. 초반에는 이러한 준남작 작위를 수여받고 유지하기 위한 사례금이 필수였으나 이 조건은 사라졌다. 그리고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가 연합왕국으로 통합되면서 잉글랜드 준남작, 스코틀랜드 준남작으로 구분되었던 작위도 영국 준남작으로 통일되었다. 현재 영국의 준남작 작위는 1965년에 다시 고쳐서 새로 만든 것으로 대체적인 개념은 역사 속에서 언급되는 준남작과 동일하다.

현재 약 1,300명의 준남작이 있다. 영국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거의 영연방 국가 출신들이지만) 준남작위가 주어졌다. 현재 존재하는 非영국인 준남작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인 7명, 인도인 5명, 캐나다인 3명,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네덜란드인 2명, 바하마인·바베이도스인·스웨덴인 각 1명이다. 다른 귀족 작위와 마찬가지로 1965년 이후로는 준남작 작위 수여가 급격히 줄어들어, 1965년 이후에 수여받은 준남작 작위는 1991년 2월에 데니스 대처(마거릿 대처의 남편)가 받은 1건 뿐이다.

3 특징

준남작은 귀족명감(名鑑)에 수록되는 등 사회적으로는 귀족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기사와 마찬가지로 귀족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평민이다. 그러나 작위 자체는 세습이 가능하며 부계세습을 원칙으로 한다. 만약 이 작위를 물려받을 남성 후계자가 없을 경우에는 여성에게 세습이 되며, 다시 그 여성의 아들, 즉 외손자에게 세습되어 내려가는 방식을 따른다. 이로 인해 여성이 이 작위를 가졌던 경우는 매우 드물며 역사상으로도 딱 4명의 여성이 준남작위를 받았다. 그 중에서 최초로 1대 준남작이 된 여성은 딱 한 명뿐이었고, 나머지 셋은 부계세습이 원칙이지만 계승할 수 있는 남자가 없어서 작위를 세습받은 형식이었다.

이 작위를 수여받으면 기사처럼 "Sir"란 호칭을 쓸 수 있다. 따라서 준남작을 수여받은 남성은 "Sir 이름 Bart" 또는 "Sir 이름 Bt", 여성은 "Dame 이름 Btss"로 기재한다. 그러나 Baronetess라고 칭할 수 있는 것은 여성 준남작뿐이고, 준남작부인은 그렇게 칭할 수 없다.

또한 기사보다는 높은 작위로 서열이 매개져 있으나 잉글랜드의 가터 훈장을 수여받은 가터 기사단과 스코틀랜드의 엉겅퀴 훈장을 수여받은 엉겅퀴 기사단(Order of Thistle)은 칭호 자체는 기사이지만 그 명예나 급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준남작의 서열 역시 그보다 아래로 간주한다.

4 기타

유럽의 작위를 동아시아의 오등작 체계에 대응시키는 과정에서 서열상 남작에는 못미친다는 점에 착안하여 준남작/종남작이란 번역명칭을 만들어낸 것이라 배경지식이 충분하지 않다면 이 작위의 특성을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표현은 아니다. 또한 준남작을 간혹 훈작사(勳爵士)로 기재하는 경우도 있는데 둘은 아예 다른 작위이다.

대항해시대2에서 알 베자스를 제외한 유럽의 캐릭터로 플레이할 경우 수여받을 수 있는 작위등급 중 하나로 등장한다. 군주가 내리는 임무를 수행한 공로로 준남작 작위를 받을 수 있는데 실제 준남작과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