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마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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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질병 중 하나로, 감자에 번식하는 감자역병균이라는 난균이 원인이다. 아일랜드 대기근의 원인이 바로 이것.

1차적으로 감자잎에서 증식하며 섭씨 20도 이상, 습도 75% 이상인 상태로 약 48시간 정도 지나면 작물 전체로 퍼진다. 그렇지 않더라도 포자가 비에 씻겨 땅으로 스며들거나 바람에 날리거나 하면 금세 밭 전체의 감자에 영향을 주니 한 개체에 한 번 걸리는 것만으로도 매우 높은 확률로 밭 하나를 갈아 엎어야만 하는 안습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게다가 주변환경의 변화로 생존이 어려워지면 휴면포자 상태로 수년을 버티는 것이 가능하다. 겨울에도 죽지 않고 버티다가 봄철에 다시 본래대로 돌아와 증식을 시작하기 때문에 그대로 놓아두면 일대의 감자밭이 말 그대로 초토화. 전부 감염되어 죽어가기 시작한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삶든지 태우든지 하여 75도 이상 가열하는 방법 뿐. 항생제를 대량살포하는 방법도 있지만 살아남는 개체는 면역성을 가지고 다음에 항생제가 듣지않는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재등장한다. 감자에게는 헬게이트 소환.

감자마름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난균이 증식한 잎사귀 끝부분과 줄기 부분에 짙은 반점이 생기는 것. 또한 감자 덩이줄기 부분의 색깔이 매우 짙어지며 2차 감염에 의해 썩는 냄새가 나게 된다. 그리고 이 시기가 되면 이미 늦었다. 하나라도 이런 상태가 되어 있다면 대부분 밭의 다른 개체에게도 포자가 옮아 있는 상태이며, 설령 겉보기에 멀쩡한 상태라도 유통 과정에서 난균이 번식해 버려 언제든지 증상이 갑툭튀할 수 있으므로...

다행히도 곰팡이의 일종인 만큼 일기예보를 잘 듣고 정기적으로 곰팡이 제거제를 뿌리며 꼼꼼하게 성장관리를 해 주면 발병률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현재에는 적극적인 방제작업으로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에서만 간헐적으로 발견되는데 이 때문에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는 미국 감자를 생으로 수입하는 것을 법으로 금하고 있다.

이 병에 걸린 감자가 살균되지 않은 채 국내로 유입되면 국내의 모든 감자가 실제로 전멸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국내로 수입되는 감자는 먼저 한번 튀기거나 삶은 후 가공한 제품만 수입이 가능하다.[1] 감자마름병을 유발하는 난균은 가열하면 인체에 전혀 독이 되지 않아 설령 감염된 감자가 수확되더라도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21세기 들어서 감자마름병에 내성이 있는 유사종으로부터 저항 유전자를 이식한 유전자 조작 감자를 개발하였고 그 밖에 GM을 대체하는 저항성있는 원종을 찾아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1. 비슷한 이유로 미국에서 생산된 생 체리가 국내 반입금지된 사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