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차


穀茶
보리차 현미녹차

스님들의 은어.

을 돌려 말할 때 쓴다. 말 그대로 '곡식으로 만든 차'라는 의미인데, 막걸리와 같은 대한민국의 전통술은 거의 곡식으로 만든다. 조선시대의 승려 진묵대사가 술을 마시다가 겸연쩍어져서 차(茶)라고 부르게 된 것이 어원이다.

이렇게 스님들 사이에서는 본디 금지되는 음식들을 돌려말하는 은어 표현이 상당히 많다. 대표적으로 고기를 '도끼나물', 생선을 '칼나물'이라고 한다. 도끼, 칼은 각각 고기를 얻는 동물과 생선을 죽일 때 사용하는 도구를 가리키며, 나물은 도라지나물, 고사리나물 할 때의 그 나물이다. 아니면 고기의 종류별로 '○○나물'이라고 하기도 한다. 또한 참치 통조림을 가리키는 은어도 있다고 하며, 이러한 금지된 음식을 즐겨 먹는 중들을 땡추라 부른다.[1]

드라마 '태조 왕건'을 시청하다 보면 매우 많이 들을 수 있다. 일단 드라마 전반부의 실질적 주인공인 궁예가 본래 승려 출신인지라 극중 등장하는 인물들이 궁예에게 술을 권할 때마다 술 대신 곡차라고 불러준다. 궁예 스스로도 술을 곡차라고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사극에서는 주로 땡추를 자처하는 인물들이 마신다.

비슷한 뜻을 가진 단어로 반야탕(般若湯)이라는 것이 있다. 이쪽은 중국에서 유래된 말로 곡차란 단어는 낱말 뜻 그대로 풀이하면 진짜 차로도 해석하거나 변명할 여지가 있는 반면 이쪽은 100% 확신범. 비슷하게 미혼탕(迷魂湯), 화천(禍泉) 등이라고도 하는 듯. 실제로 일본 고야산에서는 이 이름으로 술을 판다.

반야는 범어의 'Prajna'의 의역으로 대충 '지혜'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반야탕은 지혜의 물.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지혜라는 것이 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1. 육식이 어느정도 허용되었다는 현대 일본에서조차 대놓고 스님이 고기나 생선을 밝히면 나마구사보즈(生臭坊主)라는 욕을 듣기 쉽다. 나마구사라는 말 자체가 비린내 나는 것이란 직설적인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