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 제2번(라흐마니노프)

1 개요

20세기의 대표적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다소 무모한 느낌의 첫 교향곡은 실패했지만 두번째 교향곡인 이 작품은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이래 가장 위대한 교향곡'으로 평가받는다.[1] 작곡년도는 1907년으로 라흐마니노프는 이 곡을 통해 다시 한번 글린카상을 수상하게 된다.[2]

IMSLP 링크

2 악장

시간대는 첨부 동영상을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1. Largo — Allegro moderato E minor 서주가 있는 소나타 형식. 라흐마니노프가 제 1 러시아 혁명을 피해 독일 드레스덴에 머무를 당시 작곡되었다. 라르고의 사색적인듯 신비롭고 음울한 서주로부터 곡이 시작된다. 이 서주는 전곡을 관통하는 것으로, 전곡에 걸쳐 유용하게 등장할 뿐만 아니라, 이를 변주한 선율이 1주제로 등장하기도 한다 (6분 2초). 이 주제는 알레그로 모데라토의 빠르기를 가졌지만 서정적인듯 음울한 점은 서주와 일맥상통한다. 이 서정적인듯 음울한 주제는 강렬하게 고조되었다가 잦아들면서 자연스럽게 2주제로 넘어간다 (7분 45초). 1주제가 서정적인듯 음울했다면, 2주제는 서정적인듯 평온하지만, 약간 3인칭 시점으로 물러나 관조적인 듯한 느낌을 준다. 10분에서부터 조용하게 긴장감을 가져오는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10분 10초부터 바이올린 솔로가 연주하는 서주 주제로부터 전개부가 시작된다. 마치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것처럼 긴박하게 완급을 조절하며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후, 라흐마니노프답게 변주된 1, 2주제가 재현되고, 19분 25초부터 서주를 기반으로 하는 종결구에 진입한다. 이 종결구는 라흐마니노프답게 고조되어 화려하고 비장한 총주로 악장을 마무리짓는다.

2. Allegro molto A minor 스케르초 형식. ABA`CA``B`A```. 버드맨(영화)에도 나오는 강렬한 인상의 음악이다. 에드워드 엘가의 교향곡 1번의 2악장이 연상되는 긴박한 리듬으로 시작한다 (21분 20초). 클라리넷 솔로 후에 나오는 서정적인 스케르쵸 B부분이 인상적이다 (22분 30초). 23분 56초부터 A`이 짧게 진행된 후, 24분 45초부터 곧바로 C부분으로 진행되는데, A부분 못지않은 긴박함을 조성한다. 이어지는 A``까지(27분 6초부터) 긴박함은 계속되다가 28분 14초부터 클라리넷 솔로 후에 나오는 B부분이 B`으로 재현되고, 29분 43초부터 다시 A```부분으로 진행되어 긴박함-평온함-긴박함-평온함-긴박함츤데레이 반복된다. 조용히 잦아들면서 약간은 허무하게 악장이 마무리되는데, 이 잦아듦이 오히려 이어지는 3악장과 절묘하게 이어지는 효과를 준다.

3. Adagio A major 환상곡 풍의 악장. 32분부터, 한번쯤은 들어봤을법한 바이올린에 의한 감미로운 선율로 시작한다. 이를 목관악기군이 받아서 번갈아가며 진행한다. 힘들고 지쳤을 때, 위로가 되는 따뜻한 음악이다. 어쩌면 라흐마니노프는 자신의 교향곡 1번의 실패 이후 겪었던 우울증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느낀 위로의 경험을, 일상에 치인 모든 사람들에게 주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베토벤 교향곡 9번과 같이 스케르초-완서악장 순서로 진행되어 이어지는 4악장에서의 극적 효과를 더한다.

4. Allegro vivace E major 소나타 형식. 47분 11초부터 시작된다. 앞선 악장에서의 몽롱함을 깨우는 포르테시모의 강한 전주와 이어지는 힘찬 1주제로부터 곡이 시작한다. 시작부터 축제 분위기에 기쁨에 가득찬 악장이다. 중간중간 음울했던 회상이 있는 듯하지만, 완전히 음울한 악상은 아닌, 기쁜 상태에서의 그런 일도 있었지 하는 듯한 느낌이다. 특히, 회상이 짧게 끝나고 다시 1주제가 등장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느낌을 준다. 50분 20초부터 1주제와 대비되는 2주제가 제시되는데, 감미로운듯 과거를 되돌아보는 듯한 선율이다. 53분 47초부터 3악장의 주제가 다시 제시되면서 전개부에 돌입하는데, 앞선 악장들에서의 동기들이 하나하나 재현되면서 다소 산만하게 느낄 수도 있는 곡을 하나로 깔끔하게 묶어준다. 55분 40초부터 시작되는 dominant preparation을 거쳐, 다시 환희에 찬 1주제가 재현된다. 이후, 58분 28초부터 같은 러시아 사람 아니랄까봐 차이콥스키적으로 고조되다가 1시간 5초부터 2주제를 기반으로 하는 클라이막스가 펼쳐진다. 감미로운 2주제가 카타르시스적으로 폭발하면서, 1악장에서 시작되는 부정적인 감정이 긍정적인 감정으로 승화되는, 마치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라고 말하는 듯한 감격적인 순간이다. 이후 제1주제를 기반으로 하는 짧고 강렬한 종결구를 거쳐 전곡을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3 편성

목관 : 플룻 3, 오보에 3, 클라리넷 2, 바순 2
금관 : 호른 2, 트럼펫 3, 트럼본 3, 튜바
타악기 : 팀파니, 글로켄슈필, 심벌즈, 베이스 드럼
현악 5부

4 여담

모차르트의 청명함과 가벼움이 질린다거나, 베토벤의 힘이나 무거움, 말러의 머리로 쓰는 허세쩌는 웅장한 음악 말고 다른 걸 듣고 싶을 때, 이 작품을 들으면 감정의 그 핵심 속에서 부정에서 긍정으로의 승화를 느낄 수 있다고도 한다.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과 조화를 이룬다는 견해가 있다. 이 작품에 대한 더 구체적이고 심도깊은 평은 아래 링크를 참조.

피아노 협주곡으로의 편곡 버전이 존재한다. 3개 악장으로 편곡되어 있으며, 교향곡에서의 2,3악장이 하나의 악장으로 적절하게 합쳐져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성시연이 지휘하는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5번이라는 이름으로 초연되었다.
  1. 라흐마니노프가 첫 번째 교향곡이 실패하고 나서 비평가들에게 혹평을 받아 우울증이 도져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다시 작곡한 곡이라고 한다.
  2. 첫번째 수상은 피아노 협주곡 2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