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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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남부의 해안 지역.

이곳의 역사는 매우 복잡하다. 전통적·역사적으로나 크로아티아 땅이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고슬라비아 연방 시절, 요시프 브로즈 티토 대통령의 행정 개편으로 크로아티아 남동부 해안 지역인 네움을 떼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편입시키면서 사실상 바다가 없었던 보스니아는 아드리아 해로 통하는 약 21km의 좁은 해안선을 얻었다.[1] 그러다가 1980년 유고의 복잡한 민족들을 아우르고 조정하던 티토 대통령이 죽고 10년 뒤 유고 연방이 무너지면서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는 그 와중에 1991년 독립하였고 이후 네움은 주권국가인 보스니아의 영토로 남았다.

그러나 유고슬라비아의 분열로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가 서로 다른나라가 되어버리자 크로아티아는 두브로브니크와 크로아티아 본토와의 연결이 끊겼다. 덕분에 크로아티아 본토에서 두브로브니크까지 육로로 가려면 네움을 지나야 하는 번거로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크로아티아는 보스니아와 크로아티아 양국 국경을 재조정해야 한다면서 역사적, 지리적으로 네움 지역이 보스니아보다 크로아티아와 더 가깝다[2]며 네움의 반환을 요구한다.

하지만 보스니아는 네움의 반환을 거부하는데, 크로아티아에게 돌려주면 보스니아도 바다로 통하는 길이 막혀 내륙국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내륙국이 얼마나 발전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하는가를 생각하면 보스니아는 항구 빼앗겨서 나라 망하느니 차라리 전쟁을 하더라도 네움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작 그 네움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내에서 육로로 가기 어렵다. 구글맵의 지형을 보면 나오듯 아예 길 내기가 힘들다(물론 있지만 교행조차 어려운 고갯길 달랑 하나). 또한 그 중요하다는 네움에 대형항구라도 하나 있으면 말을 안하겠는데 워낙에 험준한 지형이다 보니 걍 동네 나루터 수준(...). 현재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해상 교통을 위해 10km 정도 북쪽에 떨어진 크로아티아의 플로체 항구를 주로 쓰고, 이쪽은 오히려 크로아티아 쪽에선 연결도 안 한 철도까지 사라예보 방면으로 있다. 내륙국 안될려고 그렇게 용쓰던 나라가 자기 항구는 내버려두고 내륙국이랑 똑같이 다른 나라 항구 빌려쓰는 짓을 하고 있어

결국 크로아티아는 네움을 지나지 않는 다리를 건설하고 있어서 더 이상 이런 불편을 덜 겪게 되었고 이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정부도 승인했다.[3]

그래서 네움의 산업은 크로아티아의 다른 해안 지방처럼 아드리아해의 절경을 살린 관광산업이다. 한국인 관광객이면 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릿을 버스로 오가므로 국경을 지나지만 여권만 2번 확인하지 도장은 안 찍는다. 뭘 이런 걸 다 열차로 지날 때도 꼭 도장 찍던 다른 크로아티아 국경 지대와는 다르다. 크로아티아가 EU에 가입한 2013년 뒤에도...심지어 여권 확인도 안 하고 그냥 통과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스플릿과 두브로브니크를 오가는 버스가 네움의 휴게소에서 거의 정차하기는 한다. 네움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4].
  1. 단, 1699년 카를로비츠 조약에서 현재의 두브로브니크에 해당하는 라구사 공화국이 베네치아의 공세를 차단하러 접경지인 네움 지역을 오스만 제국에 할양한 역사적 사실이 있다. 즉, 1699년의 조약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가 네움을 영유한 근거다.
  2. 1991년 통계 기준으로 네움 인구의 약 88%가 크로아티아인이었고, 보스니아인은 4%였다.
  3. 사실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가 네움을 보스니아가 가지는 것으로 합의하면서 크로아티아에서 두브로브니크로 오고 가는 것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과 플로체 항구 이용료를 제대로 치는 것을 얻어내기는 했다.
  4. 보스니아의 소득이 크로아티아보다 적다보니 물가 면에서 네움이 비교적 싼 편이다. 사실 그점때문에 크로아티아 여행을 하더라도 숙박비가 싸서 숙박을 네움에서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