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에서 개발, 판매하는 노루毛 노루털 만병통치약위장약 겸 소화제. 아스피린, 활명수, 정로환처럼 100년 단위를 세는 약은 아니지만 1957년에 발매를 했으니 적어도 대한민국의 역사를 어느 정도 관통하는 약이다. 일단 일양약품의 창업주가 대한민국에 쓸만한 위장약이 없어 직접 개발에 나서 본인의 인체실험을 비롯한 시행착오끝에 개발한 약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보통은 소화제면 소화제, 위장약하면 위장약으로 전문 분야를 나누는 것이 보통이지만 노루모는 그 두 가지 모두에 효과가 있다. 물론 주 목적은 위장약이기에 소화제로서의 효능은 전문적인 소화제보다는 좋지 않지만, 조금은 속을 편하게 해주는 효과는 있다. 주성분은 위 점막 보호 및 산성 중화 목적으로 겔포스를 비롯한 위장약에 쓰이는 수산화알루미늄겔과 탄산칼슘류, 그리고 소화를 돕는 효소계 성분이 들어간 복합 성분 위장약이다.
가장 처음 나온 것은 알약 타입이지만, 히트상품으로 만든 것은 산(가루) 타입 제품이다. 보통 노루모하면 생각나는 것도 이런 가루약 타입. 한 스푼을 떠 입에 넣으면 텁텁한 가루의 맛과 한약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은 미묘한 맛이 입 전체에 퍼진다. 적어도 산뜻한 맛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 흠.
그렇지만 이 약의 최대의 강점은 비용 대비 용량. 약국에서 보통 노루모 산의 성분 강화 모델인 노루모 플러스 250g 한 통을 5,000원 정도에 파는데, 한 번 먹는 정량이 1.6g이니[1] 100번 이상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보통 10정에 2,000~3,000원하는 소화제나 세 포에 2,500원 내외인 위장약과 비교하면 엄청난 효율성을 보여준다. 상비약으로 두고 질리게 먹어도 남을 정도. 다만 노루모 자체가 과거보다 인기가 낮아 노루모 산은 생각보다 찾기는 어려운데, 조그만 동네 약국에는 없는 경우가 많고, 조금 규모가 있는 약국에서도 한두통을 갖다 두면 많이 두는 정도.
노루모 브랜드의 역사가 역사일 뿐더러 위장약 및 소화제의 유행이 바뀌면서 여러 파생 제품이 나왔다. 기본 모델인 노루모 산 이외에도 겔포스의 컨셉과 같은 겔형 위장약의 경쟁용으로 내놓은 현탁액, 빠른 효과를 내세운 개비스콘이 뜨자 역시 이를 벤치마크한 듀얼액션 현탁액, 활명수를 비롯한 액상 소화제 컨셉의 내복액, 노루모 산을 먹기 편하게 하고 한약 성분을 포함한 에프 산이 팔리고 있다. 성분도 전혀 다르며 효과도 전부 다르기에 약국에서 '노루모 주세요~'라고 하면 다시 뭘로 줄지 물어보게 된다. 요즘은 노루모라고 하면 스틱 타입의 에프 산과 내복액이며, 나머지는 이름을 정확히 불러줘야 약사가 이해한다.
역사가 역사일 뿐더러 출시 초기부터 마케팅에 힘을 쏟은 약 답게 광고도 화려하다. 흑백 TV 시절 광고에는 최불암 선생도 등장하고, 20여년 뒤에 다시 나오기도 했다. 특히 초기부터 광고곡으로 Christie의 Yellow River를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광고는 2002년까지 나왔으나 그 이후부터는 일부 품목만이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 실제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보다는 많이 먹는다. 계량 스푼으로 떠서 고봉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1.6g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