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언어 구사 (polyglot, multilingualism)
일반적으로 셋 이상의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을 가리켜 다언어 구사자라고 부른다.[1]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모어 이외에 외국어 하나만으로도 벅차하기 때문에(예를 들어 영어) 이러한 다언어 구사능력은 대단한 능력으로 생각된다. 다만 정확한 다언어 구사의 능력을 측정 또는 검증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1 인간은 얼마나 많은 언어를 마스터할 수 있는가
흔한 질문 중에 여러 외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에게 몇 개 국어를 할 줄 아느냐는 질문을 자주한다. 그런데 이 질문의 문제는 특정한 외국어의 구사능력이 일괄적이지 않다는 점을 간과한다는 점이다. A언어는 모어 레벨로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을 수 있는가 하면 B언어는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지만, 발음은 결코 네이티브라고 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또 다른 언어의 경우는 사전을 동반하여 책을 간신히 읽을 수 있는 수준일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몇 개 국어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고, 언어능력의 레벨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모든 사람에게 가장 능숙한 언어는 자신의 모어이므로, 외국어 습득능력도 모어능력을 10으로 봤을 때 같은 경우처럼 일종의 측정기준이 필요하다. 모어구사레벨을 기준으로 했을 때, 모어 이외의 외국어를 모어레벨로 동등 또는 그에 준하여 구사할 수 있는 언어만을 따졌을 때, 가령 언어능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4~5개 정도의 언어가 한계라고 한다. 두 자리수 이상의 언어를 구사한다는 사람도 모어레벨에 준하는 언어구사능력을 보여준 사람은 여지껏 발견된 일이 없다.
본인의 언어적 소질이 뛰어나고 아버지,어머니가 각기 다른 언어를 구사하면서 의사소통을 위해 또 다른 언어를 구사하며, 가족이 거주하는 지역사회의 언어가 다르다고 한다면, 4개 언어까지 차등이 있을지언정 모어레벨의 습득이 가능할 것이다.
1.1 언어능력의 판별 기준
말하기,듣기,쓰기,읽기의 4가지 영역에서 측정이 가능하다. 이중에서 수동적인 능력은 읽기와 듣기는 비교적 쉽고, 능동적인 능력은 말하기와 쓰기는 비교적 어렵다. 또한 일부 특수한 언어의 경우에는 사용영역이 제한되어 있을 수도 있다.(고전언어의 경우 읽기 쓰기 영역은 가능하지만 말하기 듣기 영역이 불가능하다든가)
이러한 언어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별하는 기준으로는 주요 대언어(영어,중국어,일본어등)라면 각종 언어자격시험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점수가 있으며, 원어민과 프리토킹의 기회를 갖는 것도 좋은 기준이 된다.
2 개별 언어의 난도와 친소관계
많이 지적되는 사안이지만, 특정 외국어를 배울 때 그 외국어의 난이도는 자신의 모어와의 친연성 또는 공통점에 크게 좌우된다.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영어와 일본어 중에서 일본어쪽이 익히기 쉽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유럽에는 다언어 구사자가 많은데 애초에 유럽의 언어는 대부분 인도유럽어족에 속하여 어휘와 문법에서 공통점이 많다는 점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 크게 보아서 동일한 공통조어에서 갈라진 넓은 의미의 방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영어, 독일어 등의 6개 국어를 구사한다는 유럽인과 한국어, 아랍어, 영어 등 3개 국어를 구사하는 한국인의 경우에는 한국인 쪽이 구사할 수 있는 언어의 수는 적으나 훨씬 더 노력했거나 언어능력을 갖추기 힘들 수 있는 것이다.
3 언어구사능력의 유지 및 발현
언어구사능력은 한 번 정상에 깃발 꽂고 돌아오면 계속 그 산을 정복했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산악등반과는 다른 것이다.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끊임없는 접촉을 통해서 그 능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30년 전에 한국을 떠나 30년 동안 한국 및 한국어와 전혀 접촉이 없었던 사람이 갑자기 한국에서 다시 살아야한다면 접촉이 단절되었던 시기만큼의 언어능력의 업데이트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모어 능력은 절대적이라고 생각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캄보디아에서 정착했던 훈 할머니의 경우는 모국과 모어와의 접촉이 단절된 채 생존에 필요한 현지언어의 접촉을 계속 받아들인 결과로 한국어능력은 거의 잃어버렸다. 한국사에서 보아도 네덜란드 출신 귀화인인 박연은 하멜 일행과 모어인 네덜란드어로 대화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기욤패트리 이렇듯이 언어구사능력은 심지어 모어마저도 지속적인 접촉과 사용으로 인한 유지보수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확실히 지켜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4 관련 문서
- ↑ 영어의 경우 2개 언어 구사자는 bilingual이라고 부르며, 다언어 구사자는 polyglot으로 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