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패러독스의 하나.
Dummy의 역설이 아니다
쌀 한가마니를 앞에 쏟아놓자. 쌀 한더미가 쌓여있을거다. 이중에서 쌀알 하나를 빼자. 더미에서 쌀알 하나를 빼도 여전히 쌀더미일것이다. 계속 쌀 한알씩 빼도 여전히 앞에는 쌀더미가 있을것이다. 이를 반복하면 쌀알 하나만 남을것이다. 앞선 논리에 따르면 쌀알 하나도 훌륭한 '쌀더미'이다.
...라는 이야기.
즉, 쌀 한가마니에서 엄청난 수의 쌀더미가 생긴다. 오병이어의 기적? ㄴㄴ창조경제
어느 정도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디가 틀린 건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쌀알 하나를 계속 빼나가면서 생기는 논리의 미세한 오차가 '더미'라는 모호한 단위에 가려지면서 생기는 역설이다. 연환식 역설, 혹은 '미끄러운 비탈길의 오류'라고도 한다.
테세우스의 배라거나 왕의 역설[1](王이 아니라 중국이름 Wang.) 등의 기본이 되는 유서 깊은 패러독스다.
비슷한 것으로 '수학적 귀납법으로 모든 사람이 대머리라는 것을 증명하는 방법'이라는 유머가 있다.
1)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대머리이다.
2) 머리카락이 n (n은 음이 아닌 정수)가닥 있는 사람이 대머리라면 머리카락 한 가닥 차이는 크지 않으므로 머리카락이 n+1가닥인 사람도 대머리이다.
1), 2)에서 모든 사람은 대머리이다.
또 비슷한 것으로 수학적 귀납법으로 어려운 문제를 절대 풀 수 없을 거라는 것을 증명할 수도 있다.
1) 나는 오늘 이 문제를 풀지 못했다.
2) 지금과 같은 마음가짐으로는 이 문제를 내일도 풀지 못할 것이다.
3) 수학적 귀납법에 의하여 나는 이 문제를 영원히 풀지 못한다.
이를 논파하기 위한 시도들이 수천년동안 철학, 논리학에서 있어왔으나, 아직 모두가 동의할만한 해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썰에 따르면 "그렇다. 더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인정하면서 해답을 찾기 위해 끙끙대는 논문도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모 철학자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게) "만만한 일은 아니다!" 면서 비꼬기도 했다.[2]
더미 역설은 귀납법의 '한계'와 같은 문제의 것으로 취급된다. 예를들어 "몇 년 동안 해가 떠왔으니, 다음 날도 해가 뜰 것이다."는 귀납 논변인데, 결론에 대해 완벽한 정당화가 힘들다. 왜냐면 순수 논리적으로 봤을 때, 꼭 내일도 해가 뜰 것이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어제 떴다고 내일도 뜨겠는가? 하는 것) 귀납논리만으로는 해가 뜰지 안 뜰지의 여부를 완벽하게 결론내리기 어렵다. 해가 무엇인지에 대한 연역적 이해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더미역설 또한 더미 개념을 '낱알 한 두개를 귀납적으로 세어보는 것'으로 파악하고 전개하기엔 어려운 문제다. 더미라는 개념 자체가 귀납논변으로는 정당화될 수 없는 개념들 중 하나인 것이다.
2 해결논의
- 더미역설을 인식론 문제, 즉 더미를 더미로 파악하게 할 수 있는 요건은 무엇인가? 하여 풀어나가는 방법이 있다.
- 애초에 더미라는 개념, 이 '개념'이라는 관념이 애초에 불분명한 존재여서 문제가 생긴 것임을 강조하는 방법이 있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을 빌리자면,
"개념이란 애매한 개념이다"
- 법률이나 건축같은 엄밀함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정확한 갯수나 혹은 무게를 정하여 명확한 정의를 내려놓는다. 분쟁을 해결하는 사회적 합의이다.
- 위 일부 철학자들처럼 순수논리적으로 더미 역설을 귀납논리의 문제점이나 혹은 기초로 보고, 이로부터 논리적 체계를 갖추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마치 러셀의 역리가 등장하자 수학에서는 러셀의 역리를 회피할 수 있는 '새로운 공리계'가 집합론에서 정의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를 비관하는 학자들은, 더미 역설을 타당하다고 생각할 경우, 위의 대머리 유머에서 그러하듯이 "모든 사람은 대머리이다"라는 명제가 참인데, 문제는 반대로 "머리카락이 하나 뽑힌건 대머리가 아니다, 두개 뽑힌 것도 대머리가 아니다, 따라서 (...) 모든 사람은 대머리가 아니다" 할 경우 두 명제가 서로 빼도박도 못 할 모순임을 지적한다. 즉 이러한 모순은 다르게 생각해볼 여지가 없으니 논리적 문제 이외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
실제로 위의 해결책들은 그 방향을 1.인식론 2. 개념의 개념 3. 기준 제시로 선회하여 답을 찾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