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radox of Theseus's Ship
1 개요
미노타우르스를 죽인 후 아테네에 귀환한 테세우스의 배를 아테네인들은 팔레론의 디미트리오스 시대까지 보존했다. 그들은 배의 판자가 썩으면 그 낡은 판자를 떼어버리고 더 튼튼한 새 판자를 그 자리에 박아 넣었던 것이다.커다란 배에서 겨우 판자 조각 하나를 갈아 끼운다 하더라도 때 이 배가 테세우스가 타고 왔던 "그 배"라는 것은 당연하다. 한번 수리한 배에서 다시 다른 판자를 갈아 끼운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계속 낡은 판자를 갈아 끼우다 보면 어느 시점부터는 테세우스가 있었던 원래의 배의 조각은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배를 테세우스의 배라고 부를 수 있는가?
- 플루타르크
...라는 패러독스. 여기에서 굽시니스트의 만화로도 확인해 보자.
물체의 연속성의 정의에 대한 논제 중 하나. 모태가 되는 더미의 역설에 비해 실제 일화를 배경으로 이해하기 쉬운 현실적인 예를 들고 있는 데다 가능한 이야기의 바리에이션도 많기 때문에 더 인기가 많다. "존재"에 관한 얘기를 할 때 많이 인용되는 일화. 공각기동대 같은 각종 SF 작품들에도 모티브를 주었다.
또한 우스갯소리로 "테세우스가 그 배를 버리면 그냥 버려진 배가 되고, 어떤 배를 사서 가지게 되면 그 배는 테세우스의 배가 되지만, 지금은 테세우스가 죽었으니 그 누구의 배도 아니다."라고 하기도 한다. 사실 원형만은 유지되므로 테세우스의 배는 맞다.
나진의 시드권 논란이 일자 롤 인벤의 한 유저가 테세우스의 배를 인용하여 설명하기도 했다.
2 심화
이 기본 틀에서 나아가서, 조금 더 골치 아프게 복잡하게 꼬아 놓은 예시도 많다. 그 예를 몇 가지 소개하자면,
낡은 부분을 수리하는 데 쓸 "그 판자"들을 모아서 배를 수리하지 않고 새로운 배를 만들었다면 테세우스의 배를 훌륭하게 복제한 배가 될지언정 테세우스의 배라고 부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배는 앞선 이야기의 배와 물리적으로 완전히 똑같은 배다.
배에서 갈아 끼워진 낡은 판자들을 버리지 않고 창고에 모아 두었다가 그걸로 다시 배를 만들었다면 그 배와 원래의 배 중 진짜 테세우스의 배는 무엇인가?
같은 경우이다. 이런 계통의 논리학이 다 그렇지만 당연히 답 같은 건 처음부터 없다. 다만 일반적인 경우는 일부를 조금씩 바뀌어 나가는 것으로 연속성이 유지되는 경우는 연속성을 인정하고, 연속성이 없을 만큼 크게 변화했을 경우(심화-1)는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논리대로라면 세상에 연속적인 존재는 아무것도 없게 되기 때문이다. 미시적인 물질의 원자 하나가 깎여 나간다거나 하는 식으로 달라진다고 거시적 세계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물건에 아주 사소한 약간 흠이 생긴다고 물건"이었던" 것이 되진 않는다. 완전히 박살난다거나 해서 연속성을 잃지 않는 한은.
이를 생물체의 경우로 비유하자면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몸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세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죽는다.[1]
세포가 죽은 만큼 새로운 세포가 생겨나 재생된다.
세포 하나가 죽고 새로운 세포로 바뀌어도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다.
세포 백 개가 죽고 새로운 세포로 바뀌어도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다.그러나 6개월만 지나면 당신 몸의 세포는 대부분 바뀌게 된다.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6개월 전에 존재했던 당신과 같은 사람인가?
뇌 이식 역시 문제는 마찬가지다. 뇌를 전부 이식하면 사람이 바뀐다. 그러나 "일부"를 이식하는 경우는 어떨까? 뇌의 어느 부분이 개인의 인격이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진 모르지만, 타인의 뇌를 1% 이식한다고 본인의 성격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듯 약간씩 시간을 두고 서로 뇌의 일부를 바꿔나가 결국 서로 완전히 뇌를 교환했다면, 본래의 사람은 누구일까? 컴퓨터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이에 대해서도 같은 질문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당장 사람의 뇌를 다 들어내고 동일한 수준의 컴퓨터로 바꿔버린다면 다른 사람이 되겠지만, 조금씩 조금씩 컴퓨터로 바꿔나가면 어느 시점에서부터 본인이 아니게 되는 것일까? 그런 방식으로 완전히 컴퓨터 프로그램이 된 인간의 자아를 네트워크에 전송하고 복제해도 그럼 같은 사람인 걸까?
스타트렉식의 순간이동에서도 이 문제가 걸리적거린다. 여기서는 인간을 원자 단위로 분해, 입자화하여 전송, 재조립하는 것을 근간으로 삼는데, 이론상으로 전송, 재조립이 끝난 인간은 물리적으로 본인과 100% 같은 인간이고, 외부적 측면으로도 구분이 불가능하지만, 실제적으로 본인과 동일한 존재인지는 본인도 모른다. 왜냐하면 "본인"은 순간이동을 위한 "분해" 과정에서 죽었고, 순간이동으로 나타난 존재는 본인의 인격과 기억만 그대로 지니고 있는 새로운 존재, 즉 순간이동 시점에서 새로 생긴 사람이나 다름없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 영화 등지에서 복제인간이 자신을 진짜로 생각한다던지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편할 듯. 전지적 시점의 신이 아니고서야 그 아무도 알 수 없으며 스타트렉 원작을 포함한 많은 SF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 ↑ 세포의 수명이 제각각 다른데, 피부 세포는 대략 한 달, 뉴런의 경우는 7년.
- ↑ 인류 역사에서 많은 생물학적, 의학적 발전(게놈 지도 등)을 거듭하긴 하였으나 아직 인류는 DNA나 염색체의 모든 속성에 대해 100% 다 파악한 것은 아니다. 순간이동 기술이 개발되려면 인류의 모든 세포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하고 그걸 조합할 수 있는 기술까지 다 있어야 한다. 그 기술이 개발된다면 이미 그 전에 인류의 모든 질병이 정복되는 상황이 와야할 것이기 때문에 최소 수백년은 걸릴 문제이다. (몸 전체를 복제한다는 것은 각 신체기관들도 모두 쉽게 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니까 암이나 여러 질병에 걸린 신체 부위를 복제해서 이식하여 바꾸면 된다.) 그리고 사실 그 복제에서는 단순한 인간 몸의 세포만의 복제가 아니라 사람 몸 속의 세균과 기체구성 같은 것(유산균처럼 필요한 세균도 있다.)도 복제해야 하고 이걸 또 최소 분자 단위로 해야하며 양자이론까지 생각하면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세포만 정복한다고 되는 간단한
그것만 해도 안 간단한데프로젝트가 결코 아니다. - ↑ 또, 순간이동이 정말 개발된다 해도 절대로 알 수 없는 문제이다. 정말 해체되면 죽는 것이든, 죽지 않고 원래의 자아가 온전히 이동하는 것이든 피험자는 똑같은 말을 (온전히 이동했다는) 하게 될 것이다. 물론 순간이동을 하는 순간 피험자는 저승이란 게 존재하면 뭐가 정답인지 확실히 알게 되지만 그걸 전할 방법이 없다는 것. 모두가 한번씩 해 보면 다들 진실을 알 수야 있겠지만, 만일 원본이 죽은 후 복사본이 하나 생긴다는 게 진실일 경우 무수한 인간의 자아가 값 없이 죽어나갈 것이다. 자기가 여기서 끝난다는 것도 모른 채. 정확히 말하면, 모든 사람이 한번씩 해 봐도 "사회적으로는" 이걸 알 방법이 없다. 순간이동을 거친 모든 사람은 당연히 온전히 이동한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을 테니까.
만약 모든 복제본들 각각에 영혼이 존재한다면 저승은 완전히 난장판이 될 것이다. - ↑ 영화 프레스티지에서 휴 잭맨이 연기한 주인공이 니콜라 테슬라에게 순간이동 기계 개발을 의뢰했다가 예상치 않게 인간복제 기계가 만들어지는데 원본도 그대로고 복사본이 새로 생기기 때문에 복사본이 생기는 순간 원본을 살해 해버리고, 그 복사본도 다음에 그 기계를 사용한 후 새로 나온 복사본에게 살해당하기를 거듭하여 결국 수많은 살해된 자신의 시신을 숨겨야 하게 되는 내용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