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미 플러그

영어로는 Dummy Plug.

1 가짜 플러그

Dummy란 가짜, 대체품이란 뜻이며 더미 플러그는 말 그대로 진짜 플러그를 대체하는 가짜 플러그다. 전자제품에서 실제 플러그는 꼽지 않지만 점검이나 임시 시험을 위해 시스템이 플러그가 꼽혀있다고 인식하도록(더 정확히는 회로가 닫힌 회로가 되도록) 하기 위해 꼽는 경우가 많다. 실제 플러그 형태로 되어있는 것들도 있고, 말만 더미 플러그고 그냥 저항 소자만 구부려서 반대편 컨넥터에 꼽아 두는 경우도 있다.

간혹 아무런 전기적인 역할은 못하고 단순한 먼지덮개, 혹은 안전용 덮개[1] 역할을 하는 것을 더미플러그라 부르기도 한다.

2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등장하는 장비

국내 더빙판에선 대체 시스템. 작중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면 의미상으로는 맞긴 한데... 번역이 매우 애매하다.

2.1 TV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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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양산형 에반게리온의 더미 플러그)
파일럿을 직접 태우는 엔트리 플러그와는 달리, 파일럿의 사고 과정(이라기보다는 영혼)을 복사해 놓은 것으로, 사람이 탔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돌발 상황을 막기 위해 개발되었다. 파일럿의 사고 과정을 복사해놓고 에바에 탑재, 사람이 없이도 조종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이다. 아카기 리츠코의 말에 의하면 어디까지나 영혼을 흉내낸 기계이기 때문에 감정적인 요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는 영혼 복제에 실패하고 남은 부산물에 가까운 듯. 그 외에도 여러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언급되었지만 이에 대한 이카리 겐도의 반응은 "에바가 움직일 수만 있다면 상관없다."였다. 이 더미 플러그의 개발 역시 제레의 스케쥴에 의거했던 모양.

파일럿 없이 에반게리온을 조종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 굉장히 편리한 장비지만, 사람이 직접 하는 조종보다는 위력이 떨어지는 듯. 작중에서 알려진 것은 두 가지로, 하나는 아야나미 레이(에반게리온 초호기이카리 유이 그 자체라 제외)의 정신을 담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기사 카오루의 정신을 담은 것이다. 또한 리츠코가 이카리 신지카츠라기 미사토 앞에서 레이의 복제들을 보여주며 더미 플러그의 코어가 된다 말하는 걸 보면 이 클론 육체들이 더미 플러그의 주요 부품이라 여겨진다. 같은 기술부 담당이자 결벽증을 지니고 있던 이부키 마야가 일찍이 더미 플러그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던 걸 감안하면 더욱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이 더미 플러그 전용 엔트리 플러그는 모두 붉은 색을 띄고 있으며, 이 더미 플러그가 투입될 때마다 상대들은 모두 참혹한 꼴을 당했다.[2] 그 전투 양상으로 판단해볼 때, 영혼의 복제에 실패하면서 생존 욕구가 잠재 혹은 직접 위협 요소의 배제라는 폭력적인 방향으로 극대화된 것 같기도 하다.

에피소드 18에서 에반게리온 3호기를 잠식한 발디엘을 물리치기 위해 사용되었다. 당시 이카리 신지는 3호기에 파일럿이 타고 있다는 이유로 전투를 거부했으나, 이카리 겐도는 사도의 섬멸을 우선하여 신지가 탄 엔트리 플러그의 작동을 중지시키고 더미 플러그를 투입, 3호기를 무참히 박살낸 적이 있다.[3] 극장판 엔드 오브 에바에서는 카오루의 정신을 담은 더미 플러그가 양산형 에반게리온들에게 투입되었다.

참고로 베이스인 레이와 카오루가 둘 다 생명의 시조의 혼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둘이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이며 그 외의 다른 인물로는 에바 파일럿이라 해도 제작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2.2 신극장판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에서는 카지가 말하길 골고다 베이스의 특별 운송품이라 하는 걸 볼 때 TV판과는 달리 네르프 일본지부 내에서 개발된 물건은 아닌 듯 하다. 무인 상태에서 AT필드도 전개 가능하다니 아이에게 에바를 조종시키는 것보다는 훨씬 인도적이라나.
발동은 조종 시트 뒤에서 기기가 넘어오면서 조종간을 고정[4], 조종자의 앞에 모니터 같은 물체가 내려오고, 앞에 더미 플러그라는 메세지가 뜨며, 플러그 내부에는 붉은 빛이 흘러다닌다.[5] 그리고 TV판 및 구극장판과는 달리 전용 플러그가 검은 색이다. 더불어 붉은 글자로 더미 플러그:REI라는 문자가 뜨던 TVA와는 다르게 사고 패턴과 작동 원리에 대해서는 Q 시점에서도 불명.

그리고 신극장판에서는 3호기에 타고 있던 것이 다름아닌 시키나미 아스카 랑그레이라는 것을 신지가 알고 있었기에 분노게이지 MAX...이후 더미 플러그가 발동되어 3호기를 파괴하지만 신지는 네르프 전체를 협박까지 하고 TV판에서는 미수에 그쳤던 본부 파괴도 강행한다. 하지만 결국 LCL 압력 증가 크리로 GG(토우지가 죽은 코믹스판에서도 기지 내부에서 때려부수긴 했다만).

일단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파 전기록 전집에 공개된 추가 설정에 따르면 더미 플러그의 설정이 조금 변했다고 한다.[6]

참고로 더미 플러그 가동시 나오는 기계음이 단순한 잡음 따위가 아닐 것이라 추측한 물 건너 양덕들이 이를 백마스킹 해보았고, 과연 떡밥의 에바답게 정말로 노이즈 처리된 영문 대사였다.

To be dominated by me is not as bad for human pride as to be dominated by others of your species.

그리고 더 조사해본 결과, 1970년대 SF영화 콜로서스 : 포빈 프로젝트에 나온 대사라고 한다.
직역하면 다른 이들에게 지배당하는 것보다는 자신에게 지배당하는 것이 인간에게 명예롭다는 뜻이 된다. 이는 제레가 사도에 의한 임팩트보다는, 인류가 스스로 임팩트를 일으켜 자멸하는것이 보다 명예롭고 새로운 시작으로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구실로 인류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보완을 꾀하는 것에 대한 정당화를 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에반게리온: Q 시점에 이르러선 제레 휘하의 에바 마크 시리즈들에 대해 파일럿 없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율형 개조란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여 더는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자율형 자체가 더미 플러그와 연관이 있거나 그 발전형일 가능성도 있다.

  1. 가정용 콘센트에 아기들이 젓가락 등을 꽂아 넣지 않도록 끼우는 플라스틱 덮개 같은 것
  2. 에반게리온 2호기와 3호기 항목 참고
  3. TV판에서 당시 신지는 3호기 내부에 자신의 친구인 토우지가 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지만, 부서진 엔트리 플러그에서 구조되는 그의 모습을 보고 격분하게 된다. 반면 코믹스판에서는 처음부터 토우지가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이후 TV판 이상으로 격한 분노를 보인다.
  4. 그래서 TVA와는 달리 신지는 손을 뺄 수도, 조종간을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5. TVA에선 이 상태에서 어떻게 밖이 보였지만(그러니까 빨간색 셀로판지를 눈에 대고 보는 시야 정도.) 극장판은 모니터가 가리는것도 있지만 플러그 내부가 완전히 빨간색으로 물들어버려서 완전히 시야가 차단 돼버렸다.
  6. 제 10 사도(=제르엘) 습격 당시 초호기가 더미 플러그를 거부하는데, 이 때 강제 사출된 플러그가 부르르 떨면서 "끄으으으으" 하는 비명을 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