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문법

관련문서 : 독일어/발음

독일어 문법 개관.

1 독일어 동사의 변화

1.1 인칭 변화

기본적으로 독일어의 인칭 구분은 7개이다. 1인칭 단/복수, 2인칭 단/복/경칭, 3인칭 단/복수. 영어와는 달리 독일어에서는 각 인칭별 대명사의 중복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동사의 형태도 각각의 인칭에 맞게 변화한다(영어의 3인칭 단수 동사 끄트머리에 -s가 붙는 현상은 게르만계 조어의 이러한 특질이 퇴화되어서 남아 있는 것이다).

독일어 동사의 어미는 기본적으로 -en이며, 동사는 위에 언급한 인칭에 따라 이 어미 부분을 바꾼다.

1인칭 단수 어미 (ich) : -e
2인칭 단수 어미 (du) : -st
3인칭 단수 어미 (er/sie/es) : -t
1인칭 복수 어미 (wir) : -en
2인칭 복수 어미 (ihr) : -t
3인칭 복수 어미 (sie) : -en
2인칭 존칭 어미 (Sie) : -en → 3인칭 복수와 완벽하게 동일.

여기서 끝나면 참 좋겠지만 여기서 또 변화를 시켜줘야 하는 경우가 있다.

1. 어간 끝 부분이 -d, -t -chn, -fn, -gn, -dm, -fm일 경우 단수 2,3인칭 복수 2인칭에서 어미변화를 하기 전 -e를 붙여줘야 한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Du redest와 같이. 이는 자음끼리의 충돌로 발음이 꼬이는 불상사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2. 또는 어간 끝 부분이 -s, -ß, -x, -z으로 끝나도 변화를 시켜줘야 하며, 이럴 경우 단수 2인칭의 -st를 -t로 바꿔주어야 한다. 아주 가까운 예시로 heißst가 아닌 heißt이다. 또다른 예시로는 Du reisst이렇게 바꾸는 게 아니라, Du reist 이렇게 바꿔주어야 한다.
3. 원형 자체가 어간+n인 동사(예로 tun같은 동사)는 -en이 원래부터 붙지 않으므로 복수 1인칭, 3인칭에서는 -en에서 -e를 빼고 -n만 써 주어야 한다.
즉 tun을 가지고 다시 예를 들자면 wir tun이 맞지 wir tuen은 틀린 변화라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양반이고...

4. 공포의 불규칙 변화 동사. 답이 없다. a->ä, 장모음 e->ie 단모음 e->i이런식으로 단수 2,3인칭에서 변화는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자면 sehen이란 동사를 예를 들자면 sehen은 장모음 동사이므로 Du siehst, er(또는 es, sie) sieht 이런 식으로 바뀐다. 이것만으로 끝이면 참 감사하겠지만 가끔 위의 법칙을 무시하는 동사들도 있어서, -d, -t가 어미 끝으로 존재하는 동사에서 단수 2,3인칭에서 동사변화를 할 때 -e를 안 붙이고 변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자면 gelten이라는 동사는 Du Giltest[1] 가 아니라 Du giltst로 변하게 된다. 여기까지만 봐도 짜증이 치솟는데 진짜 답이 없는 건 아예 규칙조차 없는 녀석들이다. 이놈들을 어떻게 공부하냐면 답이 없다. 뻥 안 치고 그냥 외워야 한다.[2]

  • 2인칭 일반 형태는 '존칭'에 대비해 친칭이란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사실 이 표현에서 독일어의 존댓말한국어의 존댓말이 갖는 뉘앙스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독일어의 존댓말은 상대방이 자기보다 위계가 높기 때문에 상대를 높이고 자신을 낮추는 말이라는 느낌보다는, 상대방에게 격식을 갖추기 위해 거리를 떨어뜨려 놓는 말이란 느낌이 강하다.[3] 우리말에선 서구 문명을 받아들이면서 딱 봐서 한 쪽이 나이가 명백히 많아 보이는 상황이어도 성인들끼리는 무조건 존댓말을 하는 문화가 생겼는데 독일어에선 원래 이게 표준이었단 얘기.
  • 여기서 유래하는 재미있는 사실이 있는데, 독일어에선 가족에게는 위계나 항렬에 상관없이 무조건 반말을 한다.[4]

이를테면, 영어의 make에 해당하는 동사 machen(make보다 기능은 많지만 일단)은, 각기 mache, machst, macht, machen, macht, machen, machen으로 변화한다. 영어처럼 적당히 갖다붙이면 된다거나 하는 것 없다.[5]

1.2 시제 변화

현재 시제 외에 과거 시제, 혹은 대과거 시제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당연히 동사도 변해야 한다. 흔히 '직설법 과거' 나 '과거분사' 등의 문법 용어로 이야기하는데, 주로 소설이나 논문 등 문어체에서는 전자를 쓰고 후자는 일상 대화나 편지 등에서 주로 쓴다.

가장 많이 쓰이는 과거분사형 변화의 경우 앞에 ge- 를 붙여주고, 끝의 -en은 날려버리고 대신 -t를 붙여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원리로 machen의 경우 과거분사는 gemacht. 단, 과거분사형 변화의 경우 반드시 haben/sein 동사가 주어 뒤에 바로 따라붙는다. 과거형은 -te이며, 추가적으로 2인칭 단수는 -st, 1인칭 복수, 3인칭 복수, 2인칭 존칭은 -n, 2인칭 복수는 -t가 된다.

예1): Ryuji hat seine Hausarbeit gemacht.
류지는 그의 집안일을 끝마쳤다.
(machen이 과거분사형 gemacht로 바뀌어 붙었다. 주어가 남성 1격이라 haben은 hat로 변화.)

과거보다 더 이전의 대과거시제를 쓰고 싶다면 haben/sein 동사까지 과거로 만들어 과거분사화한 동사와 결합시킨다.

예2): Aber Taiga hatte ihre Hausarbeit gar nicht gemacht.
→ 하지만 타이가는 그녀의 집안일을 전혀 끝마치지 않았다.
(윗 문장에 이미 쓰였던 gemacht 외에 haben의 남/여/중성 변화형 hat도 과거시제인 hatte로 변한 것에 주목. 그리고 과거분사화된 본동사 앞에 nicht가 들어갔으므로 부정의 의미. 그 앞의 gar는 전혀, 완전히라는 뜻의 부사)

하지만 여기에도 예외는 있는데, 바로 공포의 강변화 및 불규칙변화 동사. 암기에 젬병인 이들에게는 유감이지만, 그냥 외우는 수밖에 없다. 대략 100여 개 정도 되는데, 지금도 자주 쓰이는 것으로 압축시키면 60 ~ 70개 정도. 사전 뒤에 잘 정리되어 있으며 형태는 A-B-C, A-B-B, A-A-B 형이 있다. 불규칙도 규칙인게 독일어의 장점

예: schwimmen(수영하다)의 직설법 과거는 schwamm, 과거분사는 geschwimmt...가 아니라 geschwommen.swim-swam-swum

1.3 조동사

영어 등 다른 언어에 있는 '조동사' 도 물론 있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것만 따져보면 müssen(영어의 must), dürfen(영어의 may), sollen(영어의 shall), wollen(영어의 want), möchten(영어의 would like, wollen보다 좀 더 공손하다.) 정도. 그리고 이 조동사들도 물론 주어의 인칭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데, möchten 말고는 규칙 변화도 아니고 불규칙이다. 가령 dürfen의 경우 1인칭은 dürfe가 아니라 darf고, wollen도 1인칭이 wolle가 안되고 will이 된다. 다행히 1인칭 단수, 2인칭 단수만 불규칙이다. 다만 3인칭 단수는 1인칭 단수와 같게 써야 한다. 그러니까

Sie dürft gehen. 이 아닌
Sie darf gehen. 이 되는 것이다.[6]

1.4 분리동사

그리고 기존 동사에 여러 종류의 전치사를 전철로 붙여 만드는 '분리동사' 라는 개념도 존재한다. 가령 '끌다' 등의 의미로 사용되는 ziehen이라는 동사 앞에 an을 붙이면 (옷을) 입다는 뜻의 'anziehen' 이 되고, aus를 붙여주면 (옷을) 벗다는 뜻의 'ausziehen' 이 된다. 그리고 분리라는 개념이 있는 만큼, 이 동사만 단독으로 문장에서 쓸 경우 반드시 붙었던 전철을 뒤로 떼어줘야 한다.

예: anziehen의 경우: Ich ziehe an.
→ "나는 (옷을) 입는다." 'Ich anziehe' 라고는 안한다.

다만 이 동사 단독이 아닌, haben/sein 같은 동사가 붙어 과거시제가 되거나 조동사가 결합되면 전치사도 그대로 붙여서 써준다.

예1): Ich bin gestern angekommen.
→ "나는 어제 도착했다." 이미 sein 동사가 앞에 붙었고 인칭도 bin으로 변하며 표기되었으므로, 'gekomme an' 이라고는 안쓴다. 단, '어제(gestern)' 라는 부사가 나타내듯이 과거 시제의 문장이므로 ankommen의 an과 kommen 사이에 ge를 끼워넣어 과거형 동사로 만들어주는 것은 필수. 그리고 kommen은 불규칙 변화동사라 과거분사가 gekommt가 아니라 gekommen이다.

예2): Du musst dich ausruhen.
→ "너는 쉬어야만 한다." 역시 조동사인 müssen이 2인칭인 musst로 변해 앞에 붙었으므로 'ruhst aus' 라고는 안쓴다.

그리고 과거분사의 전철 ge나 부정사를 만드는 전치사인 zu가 붙을 경우에는 전철과 어근 사이에 끼어들어가는 변화가 일어난다. 예3-1)에서 anrufen의 사이에 ge가, 예3-2)에서 umsteigen의 사이에 zu가 끼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절대 새로운 단어가 아니다!! 그러나 겁먹지 마라. 독문과나 독어교육과 학생도 2, 3학년 정도는 회화도중에 간혹 틀린다.

예3-1) Gestern hast du mich angerufen. Was ist los mit dir?
→ 어제 너 나한테 전화했던데, 뭔 일 있어.?

예3-2) Wir brauchen nicht umzusteigen.
→ 우리는 갈아탈 필요가 없어.

분리동사는 문장이 길어지면 독일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도 잘 틀린다. 그러니 걱정말자. 회화에서는 일단 분리전철까지 쓰고, 부문장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늘여 쓰기도 한다. 일례로 "준비하다" 의 뜻을 가진 vorhaben으로 문장을 만들 때 Ich habe vor, dass~ 형태로 쓰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

그렇다고 원 동사 앞에 붙은 모든 전철이 분리 전철은 아니고, 비분리 전철도 있다. 'be', 'ge', 'er', 'ver', 'zer', 'miss', 'ent', 'emp' 여덟 개의 전철은 절대 떼어쓸 수 없으니 주의. 가령 'bezahlen' 은 zahlen에 be가 결합된 동사지만, 그렇다고 Ich bezahle(나는 지불한다)가 Ich zahle be가 되지는 않는다. 비분리전철을 가진 동사는 과거분사 및 부정사를 만들 경우에는 그나마 분리동사보다는 많이 간편하므로 어지간해서 틀릴 이유는 없다.

또 분리 전철이 있는 동사라도 드물기는 하지만 분리동사로 쓰지 않는 경우가 있다. 대개 전철의 모음에 강세가 없는 동사는 그냥 붙여서 쓴다.

예4): Erich und Erika umarmten sich im Flughafen.
→ 에리히와 에리카는 공항에서 얼싸안았다.

umfassten은 umfassen의 직설법 과거 복수형. 만약 umfassen의 강세가 맨 앞 모음인 u에 붙었다면 전철인 um과 원 동사인 fassen이 분리되었겠지만, 이 동사에서 강세는 fassen의 a에 붙기 때문에 분리시키지 않는다.

1.5 재귀동사

독일어 동사 공부하면서 머리 빠개질 때가 불규칙 시제변화 동사 외울 때랑 재귀동사 외울 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동사는 다른 일반동사들과 달리 동사 하나만 써서는 제대로 된 문장을 만들 수 없다. 적어도 반드시 주어를 수식하는 4격(또는 3격) 목적어가 딸려들어가야 되는데, 전치사까지 붙을 경우 숙어로 달달 외우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재귀동사로 외운 동사가 모두 재귀의 의미로만 쓰이지도 않는데, 독해 등을 할 경우 4(3)격 목적어나 전치사의 유무 등으로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문맥 혹은 화제의 의미를 잘 파악해 놓아야 헷갈리지 않는다.

예: Sie interessiert sich für diese Wohnung.
→ "그녀는 이 집에 흥미가 있다." Sie를 수식하는 4격 목적어인 sich와 전치사 für, 그리고 Wohnung(집)의 4격 목적어가 결합된 문장. sich interessieren für + A(Akkusativ. 4격)으로 외워준다.

재귀동사에 익숙해지면 독일어의 이러한 방식이 꽤 합리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사실은 영어에서도 똑같지만). 능동-수동의 변환이 쉽고, 행동의 주체와 객체가 아주 명확하게 구분되기 때문이다.

예: 두 문장의 비교
Ich wasche mir die Haare.
→ 나는 머리를 감는다. (직역) 나는 나의 머리를 감겨 준다.
Meine Schwester lasst mir ihre Haare waschen.
→ 내가 여동생의 머리를 감겨 준다. (직역) 여동생이 나에게 자기 머리를 감도록 한다.

2 독일어의 시제

독일어에는 미래, 현재, 과거, 미래완료, 현재완료, 과거완료의 6가지 시제가 있다. 진행형이 없기 때문에 영어의 절반이 된다. (영어의 경우 이 6가지가 각각 진행형이 되므로 곱하기 2가 되어 12가지)

영어와 달리 시제를 사용하는 용법에 독특한 점이 많다. 먼저, 과거의 경우 과거형과 현재완료 두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 과거에 대비해 과거완료가 대과거를 의미하는 것처럼, 현재에 대비하여 현재완료가 과거의 의미를 갖는다는 개념이다. 이 둘은 사용처가 다른데, 주로 문어체에서는 과거형을 쓰고, 구어체에서는 현재완료를 쓴다.

미래의 경우는 특이하게 현재형 동사를 사용하여 표현하며, 미래의 의미를 부가하는 표현을 덧붙여 미래를 나태낸다. 미래의 조동사를 사용한 미래 시제는 일반적인 미래를 나타내기 보다는, 미래의 조동사가 가지는 부가적인 의미를 강조하고 싶은 경우에 사용한다. 영어에서 will이 미래의 의미 외에 다양한 부가적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미래 완료는 영어와 마찬가지로 미래의 특정 시점에 행동이 완료되었음을 의미하고 싶을 때 사용한다.

독일어의 경우 진행형 시제가 없다. 진행의 의미를 주고 싶은 경우, 현재형의 동사에 zur Zeit, im Moment/momentan, jetzt, gerade 등의 표현을 첨가한다. 다만 구어적으로는 sein 동사와 am을 이용하여 현재진행형을 표현가능한데, 영어에서 be 동사와 -ing를 사용해 진행형을 표현하는 것과 상당히 유사하다. 이걸, am-Progressiv 또는 rheinische Verlaufsform라 부른다. 형태는 “sein + am + (명사화한) 동사의 부정형” 이다. 예문은 다음과 같다. Es ist gerade am Spielen. Ich bin gerade das Auto am Reparieren.

참고로 독일어의 시제 표현과 각종 보조동사들이 함께 올 때의 계층적 순서는 다음과 같다.

미래조동사 (werden) / 완료 (haben, sein) / 화법조동사 (sollen 등) / 수동 조동사 (werden) / 본동사

왼쪽으로 갈수록 힘이 세서 동사 위치에 자리잡고, 오른쪽으로 갈 수록 힘이 약해서 문장 끝으로 밀려난다고 생각하면 쉽다. 힘이 가장 약한 본동사부터 차례로 뒤로 밀려나므로 역순으로 문장 끝에 배치된다.

예를들어, 완료 조동사, 수동 조동사, 본동사가 섞인 다음의 문장에서

Hier war eine neue Autobahn gebaut worden.

가장 힘이 센 완료 조동사가 동사자리에 위치하며, 본동사와 수동 조동사는 문장끝으로 밀려난다. 본동사가 가장 힘이 약하므로 제일 먼저 밀려나고 그 다음 수동 조동사가 밀려나므로 문장의 맨 끝에 위치한다.

3 관사의 격 변화

정관사Bestimmten Artikel
남성여성중성복수형
주격(1격)derdiedasdie
목적격(4격)dendiedasdie
여격(3격)demderdemden
소유격(2격)desderdesder
부정관사Unbestimmten Artikel
남성여성중성
주격(1격)eineineein
목적격(4격)eineneineein
여격(3격)einemeinereinem
소유격(2격)eineseinereines

보다시피 중복된다. 따라서 각각의 관사 변화는 그 격의 성질을 드러내기 위한 격표지에 불과하다(물론 정관사는 the, 부정관사는 a/an밖에 없는 영어나 여러 로망스어에 비하면 껄끄럽기는 하지만).

한 가지 유념할 사실은, 영어나 프랑스어와 달리 독일어의 관형어는 정관사나 부정관사 다음에 오거나 또는 그 앞에 관사가 없을 때, 각 경우의 규칙에 따라 그 어미가 변화한다는 것이다. 형용사를 대충 외워 뒀다가 sein 동사(영어로 치면 be동사) 다음에 붙였다가, 대충 명사 앞으로 끌어다가 관형사로 썼다가 해 댈 수 없다. 규칙적으로 그 어미가 변화하여, 관형사 자체에도 격표지가 드러나도록 해 주어야 한다.

4 관형사의 어미변화

관사 다음, 그리고 명사 앞에 오는 관형사의 어미변화는 다음과 같다:

정관사 뒤 관형사의 어미변화 (약변화)
남성여성중성복수형
주격(1격)-e-e-e-en
목적격(4격)-en-e-e-en
여격(3격)-en-en-en-en
소유격(2격)-en-en-en-en
부정관사 뒤 관형사의 어미변화 (혼합변화)
남성여성중성
주격(1격)-er-e-es
목적격(4격)-en-e-es
여격(3격)-en-en-en
소유격(2격)-en-en-en
관사가 앞에 붙지 않은 관형사의 어미변화 (강변화)
남성여성중성
주격(1격)-er-e-es
목적격(4격)-en-e-es
여격(3격)-em-er-em
소유격(2격)-en-er-en

변화의 예:
그 늙은 여자 Die alte Frau
자고 있는 한 아이 Ein schlafendes Kind
큰 소녀 Großes Fräulein...-lein이 붙은 지소형 명사는 실제의 성별과 상관없이 중성이다. 즉 소녀가 실제로는 여성이라도 문법적으로는 중성이며 대명사도 당연히 es가 된다. 이것 때문에 여권신장에 따라 회화에서는 퇴출되고 있다.

위에서 말한 명사의 격변화란 '데클리나찌온 Deklination' 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간단한 1식 변화의 경우, 남성과 중성 소유격 명사로서 끝 어절의 종성이 '-s' 계열 음운이 아닌 1음절 낱말의 어미에 -es가 붙고 2음절 낱말의 어미에는 -s가 붙는다.
2식 변화가 귀찮아서 문제인데, 이 경우 주격을 제외한 모든 격의 명사 어미로 -(e)n이 붙으며, 위에 언급된 대로 모음에 움라우트가 추가되는(ㅗ->ㅚ, ㅜ->ㅟ, ㅏ->ㅐ...) 현상도 경우에 따라 일어난다. 다만 2식 Deklination은 심장Das Herz을 제외하고는 남성 명사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다. 어쨌거나, 명사의 모양새가 16개라거나 하는 괴이한 경우는 없으니 안심해도 좋다. 동사가 더 무서운 것이다(…).

분사구문 등을 써서 관형어구를 복합적으로 꾸며낼 경우 관형어구가 꾸밈 대상 명사의 뒤로 가는 영어와 달리, 독일어는 거의 무조건 관형어구는 명사 앞에 붙는다.

예:
한) 우리에게 친숙한 그 단어
영) The word familiar to us
독) Das uns bekannte Wort

즉, 관사가 맨 앞에 붙는다는 점을 빼면 독일어의 관형어구 짜임새는 영어의 짜임새보다도 우리말의 짜임새와 더 비슷하다.

예외:
한) 뭔가 작은 것
영) something small
독) etwas Kleines

(* 후치된 관형어는 무관사명사를 수식하는 형용사와 같은 방식으로 굴절시킨다. 이에 더해, 왠지 모르겠으나 관형사의 첫 글자를 대문자로 써야 한다. 도대체 하나도 대충 넘어가는 게 없다.)

이런 어구의 짜임새는 독일어와 영어가 서로 유사하다.

5 종속절(Nebensatz)과 주절(Hauptsatz)

주절의 문형은 영어권과 비슷하며, 인칭과 시제에 맞추어 변화하게 되어 있는 동사 또는 화법조동사(Modal verb; Modalverben)가 반드시 문장의 두번째 성분이 된다. 단, 본동사는 반드시 문장의 맨 끝으로 가야 한다. 이것을 괄호구조Rahmenstruktur라고 하며, 오늘날에는 기능동사Funktionsverben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점차 이것이 깨어지고 있다.

예:
나는 독일어로 말할 수 있다.
영) I can speak in german.
독) Ich kann auf Deutsch sprechen.

괄호구조;

Ich habe es beansprucht 나는 그것을 요청했다.
= Ich nahm es in Anspruch.

뜻이 거의 동일하면서도 (뉘앙스의 경우 대체로 기능동사 쪽이 조금 더 고급스러운 것으로 여겨진다) 주어-조동사-목적어-본동사라는, 동사들에 의한 괄호 구조가 깨지는 '괄호이탈' 현상이 현대 독일어에서는, 특히나 학술어에서 보편화되었다.

단, 종속절의 문형은, 의문사나 관계사가 거의 반드시 절의 맨 앞으로 온다는 점을 제외하면 도리어 영어나 기타 로망스 제어(諸語)보다도 우리말의 문형과 비슷하다.

예:
만약 네가 그 와인을 마시고 싶다면
영) If you want to drink the wine
독) Wenn du den Wein trinken willst [7]
(Wenn[8]은 if에 해당하며, trinken은 drink, willst는 want to의 2인칭 친칭형 변화형태에 해당한다)

독일어는 영어와 달리, 우리가 '선어말어미'라는 언어성분(그러니까, '-수 있-', '-하-'와 같은, 영어의 화법조동사와 기능이 유사한 성분)으로서 구사하는 '-하고프-', '-말아야-' 등을 우리와 유사하게 단일 화법조동사로 만들어 쓴다.

예:
한) -해도 되다
영) be allowed to V
독) dürfen

한) -하고 싶다
영) want to R
독) wollen/möchten

6 zu 부정사

독일어의 zu는 영어의 to와 비슷하다. 다만 영어에서처럼 다채롭게 쓰이지는 않는데, 이를테면 To be or not to be와 같은 식의 문장을 독일어로 번역할 때 그대로 직역해서 Zu sein oder nicht zu sein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독일어의 특성상, 이런 경우에는 그저 동사원형을 써 주면 된다(leben oder nicht).

또한, to부정사('-하려고, -하기 위해'로 보통 쓰이는 그것)와 달리 zu부정사는 그 용법상 어휘 배열법에도 차이가 있다.

예:
한) 나는 그 기계를 구입하기 위한 신청을 받아들였다.
영) I took the application to buy the machine.
독) Ich nahm den Auftrag an, die Maschine zu kaufen.

또한 부정사가 분리동사일 경우 분리전철과 동사 사이에 zu를 넣어야 한다. 비분리동사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예:
한) 널 곧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
영) I hope to see you again soon.
독) Ich hoffe, dich bald wiederzusehen.

발전형으로는 um ~ zu + Infinitiv 구문이 있다.

예 :
한) 네가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영) You must study hard to earn good grades.
독) Du musst fleißig studieren, um gute Noten zu bekommen.

7 접속법 (Konjunktiv)

7.1 접속법 2식 (Konjunktiv 2)

독일어의 접속법 2식은 영어의 가정법과 기능이 유사하다. 즉, 소망이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 등을 나타날 때 쓰인다. 주절과 그것에 딸려나오는 문장에 모두 접속법 2식을 사용한다.

접속법 2식으로 동사를 바꾸는법은 동사의 과거형 형태에 a, o, u가 있을 경우 그것들에 모두 움라우트를 붙이고, 그 뒤에 e를 붙인 뒤 단수와 복수, 그리고 인칭에 따라 (현재시제 동사를 바꾸는 것처럼) 바꾸면 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1인칭 단수와 3인칭 단수의 접속법 2식 형태는 같다. 즉, 단수 3인칭이라고 해서 t가 더 붙지 않고 그냥 e만 붙고 끝난다. 1인칭 단수와 3인칭 단수가 같은 것은 접속법 1식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약변화 동사 (과거-과거분사형으로 변화하면서 과거형에는 어간에 te, 과거분사형에는 ge + 어간 + t 형태로, 어간 자체가 바뀌지 않고 변화하는 동사) 에는 움라우트가 붙지 않는다. 이 경우 접속법 2식으로 동사를 바꿔도 단수 1, 3인칭에서 원래의 동사의 과거형과 완전히 동일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 경우, 혼동을 막기 위해 'würde + 동사원형' 을 사용한다.

예) 강변화 동사 sehen - sah (과거) - sähe (접속법 2식)

약변화 동사 machen - machte (과거) - machte (접속법 2식)

접속법 2식을 사용한 문장에는 대표적으로 이런 것이 있다.

Wenn ich ein Vogel wäre, würde ich zu dir fliegen.
내가 새라면 너에게로 날아갈 텐데.

7.2 접속법 1식 (Konjunktiv 1)

독일어의 접속법 1식은 영어의 간접화법과 기능이 유사하다. 다른 점이라면, 독일어의 접속법 1식에 의해 주절에 딸려나오는 문장의 시제가 영어의 간접화법문장에서와 같이 주절의 시제와 일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즉, 우리말과 같다).

접속법 1식의 시제는 다음의 4종이다:
1) 접속법 현재
2) 접속법 현재완료('접속법 과거'라고도 한다)
3) 접속법 미래
4) 접속법 미래완료

각각의 시제는 각각의 시간대에 걸맞는 내용에 대한 간접적 기술을 다루고 있다. 이는 한국어 문장에서의 '안긴 문장'과 비슷하나, 접속법 1식의 문장이 반드시 주절과는 외따로이 떨어져 부연되며, 주절과 형태론적으로 다르게 굴절하는 동사문법을 지닌다는 점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접속법 1식에서, 동사의 인칭과 시제별 어미굴절은 기본 어미굴절과는 다른 형태로 변한다(그리고 이것이, 접속법에 단순과거와 과거완료시제가 없고 과거형은 현재완료시제뿐인 까닭이기도 하다).

1인칭 단수 어미굴절: -e * 접속법에서 1인칭 단수 어미굴절은 3인칭 단수 어미굴절과도 같다
2인칭 단수 어미굴절: -est
1인칭 복수 어미굴절: -en
2인칭 복수 어미굴절: -et
3인칭 복수/ 2인칭 경칭의 어미굴절: -en

이 경우 보통 1인칭 단수 및 1, 3인칭 복수에서, 접속법 1식으로 변화시킨 형태와 원래의 동사가 인칭변화한 형태가 같아진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경우는 혼동을 막기 위해 접속법 2식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9]

다음에 제시되는, 일반식 동사굴절과 접속법 동사굴절의 형태적 차이를 비교해 보라.(위에서부터 1인칭 단수, 2인칭 단수, 3인칭 단수, 1인칭 복수, 2인칭 복수, 3인칭 복수/2인칭 경칭이다)

zum Beispiel, Verb 'Sagen'

Normales VerbKonjugativ I
sagen
sagesage
sagstsagest
sagtsage
sagensagen
sagtsaget
sagensagen

(sein동사는 sei로 통일해 버린다. 즉, 접속법 1식의 sein동사와 명령사Imperativ로서의 sein동사는 형태론적으로 동일하다)

이에 따라, 다음의 문장을 비교해 보라.

그는 말했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네."(직접화법Direkt Rede)
Er sagte, "Sie glaubt das nicht."

그는,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간접화법 - 접속법 1식)
Er sagte, dass sie das nicht glaube.

또한, 현재완료시제 문장을 만드는 법에도 차이가 있다:

그녀는 생각했다. "그 아이는 잠들었다."(평서문)
Sie dachte, "Das Kind ist eingeschlafen."

그녀는 그 아이가 잠들었다고 생각했다. (접속법 1식을 고려한 간접화법 문형)
Sie dachte, dass das kind eingeschlafen sei.

또는,

그녀는 그가 점심을 먹었다고 생각했다.
Sie dachte, dass er Mittagessen gegessen habe.

(평서문에서라면, 굵게 강조된 부분은 habe가 아니라 hat으로 굴절했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의 의도가 거의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이 화법은 평상시 대화나 작문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신문이나 방송, 논문 등의 매체에서 어떠한 사건이나 사실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말하거나 쓸 때 정도. 그래도 독일어나 독문학을 전공하거나 고급 문법 시험을 볼 경우에는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반영하지 않고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는 성격 덕분에, 발언은 하고 싶고 이후는 책임지지 싫은 사람들정치인이라든가이 즐겨 쓰는 화법으로도 불린다.

8 명사의 성

독일어에서는 명사는 을 가지며 남성, 여성, 중성, 복수 중 하나를 가진다. 여기서 성이라는 것은 생물학적인 성이 아니라 문법적인 성이고, 사람의 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단어가 아니면[10] 지시하는 개념의 성과는 관계 없다고 보면 된다.
"치마남성이고 바지여성이다" 라는 농담이 있다. 치마는 der Rock, 바지는 die Hose이다. 당연히 치마의 대명사는 er, 바지는 sie이다. 또 바다를 나타나는 세 단어는 der Ozean, die See, das Meer으로 각각 남성 여성 중성이다[11].
동물의 경우에도 개와 개구리는 남성이고 말은 중성, 고양이나 거위는 여성이다. 차례로 der Hund, der Frosch, das Pferd, die Katze, die Ente. 단 닭은 암/수를 구분한다. (der Huhn / die Henne) 독일의 동물들은 무성생식을 한다고 믿으면 곤란하다 독일에서는 동물들이 무성 생식을 합니다!!

다음의 어미를 가진 명사는 예외없이 100% 다음과 같은 특정한 성을 갖는다. -ismus, -ling, -or는 전부 남성, -ung, -heit, -keit, -schaft, -ion, -ei, -ik, -ie 으로 끝나면 전부 여성, -chen, -lein, -ment는 전부 중성이고, 다음과 같은 어미를 갖는 명사는 대부분의 경우 해당 특정 성을 갖는다. -er는 대부분 남성, -e, -ur는 대부분 여성(예외: der Löwe, der Tee), -um는 대부분 중성(예외: der Irrtum)이다. 나머지는 그냥 외워야지 별 수 있나...

나라의 이름도 당연히 성이 있다. 대체로 중성 (Korea, Deutschland, Frankreich, Großbritannien 등)인데, Schweiz (스위스), Türkei (터키), Ukraine (우크라이나) 같이 여성인 경우도 있고 Iran (이란), Irak (이라크)처럼 남성인 경우, die USA (미국. Vereignigte Staaten von Amerika 대신 이렇게 많이 쓰이기도 한다), die Niederlande (네덜란드)[12], die Philippinen (필리핀)처럼 복수인 경우도 있다. 게다가 상위개념 단어 중 Land는 중성이고 Staat는 여성이다. 더욱 엄청난 것은, 국가의 성에 따라 그 나라에 간다는 표현 자체도 변화한다는 사실!! 게다가 남성이나 여성, 복수인 경우에는 관사도 붙는다. 영어처럼 고유명사에 관사가 원칙적으로 안 붙는 것이 아니다.

예) 어느 나라로 간다고 할 때 성별에 따라 이렇게 바뀐다.
나는 독일로 간다: Ich fliege[13] nach Deutschland.
나는 스위스로 간다 Ich fliege in die Schweiz.

여성인 Schweiz의 경우는 nach를 쓰지 못하고 4격으로 in die라고 붙여줘야 한다. 남성이나 복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9 독일어의 숫자

독일어의 숫자를 읽는 방식은 한국어이나 영어하고 다르며 익숙해지지 않는다면 무척이나 혼란스럽다. 하지만 프랑스어 숫자 읽는 법보다는 정말 쉬우니 안심하자.[14]

0은 null(눌)이라고 읽으며, 1 ~ 19까지는 영어와 읽는 방식이 같다.
eins(1, 아인스), zwei(2, 쯔바이), drei(3, 드라이), vier(4, 피어), fünf(5, 퓐프), sechs(6, 젝스), sieben(7, 지벤), acht(8, 아흐트), neun(9, 노인), zehn(10, 쩬), elf(11, 엘프), zwölf(12, 쯔뵐프), dreizehn(13, 드라이쩬), vierzehn(14, 퓌어쩬), fünfzehn(15, 퓐프쩬), sechzehn(16, 제히쩬), siebzehn(17, 집쩬), achtzehn(18, 아흣쩬), neunzehn(19, 노인쩬)

20이 넘어가면 이때부터 혼란이 오기 시작하는데,

20은 zwanzig(쯔반찌히)인데 21이되면 zwanzig+eins가 아니라 einundzwanzig로 ein(접두로 붙어 S가 빠짐)+und(운트=and)+zwanzig로 우리말로 직역하자면 일 더하기 이십 이렇게 읽는 셈이 된다. 20부터 99까지는 모두 이런식으로 표기된다. S가 빠지는 eins를 제외하고는 '일의 자리 숫자 + und + 십의 자리 숫자' 로 표기하면 된다.

dreißig(30, 드라이씨히), vierzig(40, 피어찌히), fünfzig(50, 퓐프찌히), sechzig(60, 제히찌히), siebzig(70, 집찌히), achtzig(80, 아흣찌히), neunzig(90, 노인찌히)

94 = vierundneunzig
32 = zweiunddreißig

백의 자리로 가면 또 꼬이는데 백의 자리+{일의 자리+und(=and)+십의 자리}로 읽어야 한다.

단순히 백의 자리면 hundert(훈데어트=영어 hundred=100)를 붙여주면 된다. 물론 여기서도 eins는 s를 빼주자.

124 = ein+hundert+vier+und+zwanzig= einhunertvierundzwanzig = 아인훈데어트피어운트쯔반찌히
369 = dreihundertneunundsechzig = 드라이훈데어트노인운트제히찌히

천의 자리는 tausend(타우젠트)로 표기되고 정식으로 하자면 천의 자리+백의 자리+일의 자리+und+십의 자리로 표기되나 서력과 같은 경우는 영어와 같이 두 자리씩 나눠서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다행이다.

1948 = ein+tausend+neun+hundert+acht+und+vierzig

= eintausendneunhundertachtundvierzig = 아인타우젠트노인훈데어트아흐트운트피어찌히

약식으로는 영어와 비슷하게 그냥 neunzehnhundertachtundvierzig로 사용하면 된다.

다만 2000년대의 경우는 zwanzig를 사용하지 않고 zwei+tausend라고 읽는다.
2016 = zwei+tausend+sechzehn

전화번호의 경우는 보통 앞의 국번 세자리를 제외하면 2자리씩 끊어 읽는다.

010-1234-5678 = null ein null - zwölf / vierunddreißig - sechsundfünfzig / achtundsiebzig

백만과 십억과 조에 가서도 헷갈릴게 남았다. 물론 여기까진 쓸 일이 적긴 하겠지만 몰랐다간 오해하기 딱 좋다.
영어로는 백만, 십억, 조 순서대로 million, billion, trillion 이지만 독어로는 (eine) Million, (eine) Milliarde, (eine) Billion 이다. 십, 백, 천과는 달리 첫 글자를 대문자로 써야 한다. 줄여서는 Mio., Mrd./Mia., Bio./Bill. 이라고 쓴다.

9.1 소수점과 자릿수

독일어권에서는 소수점을 , 으로 구분하고 자릿수를 . 으로 구분한다.[15] 쉽게 말하면 한국과 정반대다. 소수점이나 자릿수를 읽을 때는 항상 주의하자. 특히 물품 가격을 읽을 때 실수할 수 있으니 정신줄을 놓으면 안된다. 차이점을 모를 경우 제대로 낚일 수도 있다.

예:
자릿수) 150.000 € : 150 유로15만 유로
소수점) 4,5m : 4.5미터

9.2 시간 읽기

숫자 읽는 방식도 그렇지만 시간도 어렵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24시제 사용, 그리고 절반의 개념이다. 한국에서 24시제는 군사, 교통 정도에서만 쓰이지만 독일에서는 이게 표준이다![16]

9:30의 경우 halb zehn(할프 쩬, 10시 반)으로 읽는다. 즉 9:30을 9시에서 30분 지났다라는 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10시까지 반이 남았다 라는 식의 표현이 된다...라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15분, 45분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왜냐하면 9:15는 viertel zehn(피어텔 쩬), 9:45는 dreiviertel zehn(드라이피어텔 쩬) 이기 때문! 다가올 10시를 앞두고 있는 15분, 30분, 45분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잘못 이해하면 열차 출발 한 시간 전부터 허둥거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17]

그리고 독일어에서 시간 읽기는 5분 전, 5분 후를 굉장히 좋아하니까 그것도 주의해야 한다. 오전 8시 25분을 Fünf vor halb neun으로(9시가 되기 30분 전의 5분 전), 오후 10시 35분을 Fünf nach halb elf로(11시가 되기 30분 전의 5분 후)[18] 읽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제대로 된 독일어 입문강좌라면 이런 것을 철저히 연습시키는데 독일에서는 늘 쓰는 표현이니 괴로워도 어쩔 수 없다.

참고로 10:15 Uhr의 경우 Viertel nach zehn(피어텔 나흐 쩬, 10시 1/4 뒤), 10:45 Uhr는 Viertel vor elf(피어텔 포어 엘프, 11시 1/4 전)와 같이 vor 및 nach를 사용하면 상식적인 표현이 된다. 하지만 전자를 사용하는 경우가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더 많은듯.[19]
  1. 단모음 규칙을 적용하여 e -> i변화
  2. 참조 단어들은 안사균씨의 최신 독일어에서 인용함.
  3. 영어에서 Formal language, Informal language 개념을 생각하자
  4. 한국어가 유창한 독일인에게 '그럼 아버지한테 존칭을 쓰면 어떻게 되느냐?'라고 물었더니 '한대 맞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할머니 한테도 존칭을 안쓰는거냐?'라고 물었더니 '그럼 할머니한테 한대 맞고 바로 아버지한테도 맞습니다'하고 대답했다. 흠좀무. 한국에서 가족(배우자 제외)에게 '당신'이라는 말을 쓴다고 생각해보면 잘 이해할 수 있다. 농담을 빼고 내린 결론은 '할머니처럼 가까운 가족한테 존칭을 쓰면 무척 섭섭해 할 것'이었다.
  5. 굳이 적당히 갖다 붙인다면 저 위의 공식을 이용해서 갖다 붙이는건데... 그러는 것도 또 어느정도 학습이 되어 있어야 하기에 그냥 욕이 나온다. 하도 복잡해서 독일어 가르치던 교수도 헷갈릴 때가 있다
  6. 조동사인 dürfen이 있기 때문에 동사 gehen은 닥버하고 원형이 되어버린다.
  7. willst는 고대 영어에서도 볼 수 있다. willst thou = will you
  8. 영어의 when과 헛갈리지 않도록 주의하자. 독일어에서는 영어의 when에서 시간을 물을 때 사용하는 기능을 하는 의문사는 wann이다. 예) Wann kommt der Zug an? (기차 언제 옴? / When does the train arrive?)
  9. 이 문서 및 대부분의 독일어 교재에서 접속법 1식보다 2식이 먼저 나오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10. 남자, 여자 같은 단어가 그 예시다. 하지만 이도 그리 간단히 단정할 수는 없는 게, 원래 '소녀'라는 뜻의 magd(여종이란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순수히 소녀 혹은 처녀의 뜻으로 쓰는 건 maid. 물론 현재는 전부 일상에서는 고어가 되고 문학적 표현으로 쓰일 뿐이다.)가 magd+-chen의 과정을 거쳐 mädchen(maedchen)이 되자 -chen 때문에 중성 명사로 변해버렸다.
  11. See가 남성으로 쓰이면 바다가 아니고 호수이다.
  12. 미국이나 네덜란드는 옆동네 프랑스어에서도 복수다. les Ètats-Unis (미국), les Pays-Bas (뻬빠네덜란드)
  13. 독일로 '날아갈' 경우에는 이렇게 말해야 한다. 영어와 달리 독일어에서 'gehen(가다)'은 '발로 걸어서' 가는 것만을 의미한다. 자동차나 기차 등의 탈것을 타고 갈 경우에는 'fahren' 정말 너무한다
  14. 프랑스어 숫자는 70을 soixante-dix(60,10), 80을 quatre-vingts(4개의 20), 90을 quatre-vingt-dix(4개의 20,10)으로 읽는 등으로 굉장히 헷갈리기 쉽다.
  15. 간혹 수학 강사들이 소수점을 '콤마(Komma)'라고 읽는 것도 이 때문인 듯
  16. 사실 거의 웬만한 유럽국가들은 24시제를 표준으로 사용한다. 옆동네의 프랑스도 24시제가 표준이다. 그나마 유럽에서 12시제를 쓰는 곳이 영국,아일랜드,네덜란드,벨기에(플랜더스) 정도인데 이쪽도 일기예보 등에서는 24시제를 쓰고, 12시제는 구어체 정도로 한정되는 정도이다.
  17. 하지만 본문에 소개된 시간 읽는 법은 구어체이기 때문에 역 안내 방송 같은 곳에서는 9:45 Uhr = neun Uhr fünfundvierzig와 같은 제정신이 붙은 표현이 더 흔히 쓰인다.
  18. 독일에서도 구어체로는 12시제를 더 자주 쓴다. 24시제로 표현할 때는 숫자로 표기할 때나 앞서 든 예와 같이 기차역 안내방송 등에서.
  19. 독일어 위키피디아 문서에 의하면 지역에 따라 사용 빈도가 다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