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레퀴엠 op.45

(독일 레퀴엠에서 넘어옴)

Ein deutsches Requiem

1 개요

요하네스 브람스가 1860년부터 시작해 8년에 걸쳐 작곡한 끝에 완성된 작품이다. 이 작품의 많이 회자되는 작곡 동기로는 슈만의 죽음에 대한 애도, 또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애도의 의미로 작곡되었다고 한다. 어머니가 죽기 전부터 이 작품을 시작했기 때문에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애도라는 의도는 안 맞을지도 모르지만, 어머니의 죽음이 이 곡의 일부분에 영향을 미친 건 분명하다.

이 곡의 제목에 붙은 '독일'이라는 말의 의미는 독일어로 된 레퀴엠이란 의미다. [1] 전통적인 가톨릭 교회의 레퀴엠 전례문이 라틴어 가사인것과는 달리 브람스는 마르틴 루터가 번역한 독일어 성서에서 자신이 직접 성서 구절들을 선정하여 이 곡을 작곡했다. 그러나 브람스는 "독일이란 말을 세계로 바꿔도 괜찮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보면 브람스는 전 세계 사람들을 위한 보편적 의미의 레퀴엠을 작곡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이 작품에 대해 클라라 슈만은 "저는 당신의 '레퀴엠'에 정말 매혹되고 말았습니다. 그 곡이 지닌 이상한 힘은, 듣는 사람을 감동시키고야 맙니다. 그것은 보기 드물게 훌륭한 작품입니다. 장엄하고 시적인 그 음악에는 사람들을 흥분하게하고 차분히 가라앉게도 하는 그 무엇이 있는 것입니다."라고 브람스에게 편지를 보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빈에서 처음으로 초반부 3개의 곡만을 초연했지만, 이 때는 팀파니 주자의 잦은 실수로 결국 연주회는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그 이후 브레멘에서는 연주에서는 곡은 2부로 나뉘어 연주되었다. 이때에는 여섯 개의 곡이 연주되었다. 처음의 4악장과 마지막의 2악장 사이에 당시의 관습에 따라 요아힘과 그의 아내 아말리에가 헨델과 탈티니와 바하 및 슈만의 곡을 연주했다.

그런데 이 무렵에 브람스의 어머니는 남편과 헤어져 혼자 살고 있다가 갑자기 중풍으로 쓰러졌다. 브람스는 급히 달려가서 식어 가기 시작한 어머니의 손과 아버지의 손을 맞잡게 해주었다. 어머니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얼마 후 이승을 하직하고 말았다. 그것은 1865년 2월 2일의 일이다. 이때 브람스는 슬픔에 잠긴 채 《독일 레퀴엠》의 일부를 이루는 구슬픈 선율을 착상했던 것이다. 요아힘은 이 멜로디를 격찬하여 '지극한 효성에 의해 이토록 아름답게 승화된 고상한 작품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2 악기 편성

피콜로/플루트2/오보에2/클라리넷2/바순2/콘트라바순(애드리브 연주)/호른4/트럼펫2/트롬본3/튜바/팀파니/하프/현5부/오르간(애드리브 연주)
하프가 처음으로 들어갔고, 튜바는 교향곡 2번 이외에 들어간 거의 유일한 곡이다.

3 곡의 구성

동영상은 1분 25초부터 보면 된다.

  • 제1곡: Selig sind, die da Leid tragen (될 수 있는 대로 느리게, 표정을 붙여서)
가사는 마태오 복음서 5장 4절과 시편 제126편의 5~6절 순이다. 침울하고 신비한 악장이다. 아래 가사는 모두 공동번역성서에서 발췌된 것.
Selig sind, die da Leid tragen,
denn sie sollen getröstet werden.

Die mit Tränen säen,
werden mit Freuden ernten.
Sie gehen hin und weinen
und tragen edlen Samen,
und kommen mit Freuden
und bringen ihre Garben.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눈물을 흘리며 씨뿌리는 자,
기뻐하며 거두어들이리라.
씨를 담아 들고
울며 나가는 자,
곡식단을 안고서
노랫소리 흥겹게 들어오리라.
  • 제2곡: Denn alles Fleisch, es ist wie Gras (느리게, 행진곡풍으로)
가사는 베드로의 첫째 서간 1장 24절, 야고보 서간 5장 7절, 베드로의 첫째 서간 1장 24절, 이사야서 35장 10절 순이다.
Denn alles Fleisch, es ist wie Gras
und alle Herrlichkeit des Menschen
wie des Grases Blumen.
Das Gras ist verdorret
und die Blume abgefallen.

So seid nun geduldig, liebe Brüder,
bis auf die Zukunft des Herrn.
Siehe, ein Ackermann wartet
auf die köstliche Frucht der Erde
und ist geduldig darüber,
bis er empfahe den Morgenregen und Abendregen.
So seid geduldig.

Aber des Herren Wort bleibet in Ewigkeit.

Die Erlöseten des Herrn werden wiederkommen,
und gen Zion kommen mit Jauchzen;
Freude, ewige Freude,
wird über ihrem Haupte sein;
Freude und Wonne werden sie ergreifen,
und Schmerz und Seufzen wird weg müssen.
모든 인간은 풀과 같고
인간의 영광은
풀의 꽃과 같다.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진다.

그러므로 형제여,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참고 기다려라.
농부는 땅이
귀중한 소출을 낼 때까지
끈기 있게
가을비와 봄비를
기다린다.

하지만 주님의 말씀은 영원히 살아 있다.

주님께서 되찾으신 사람이 이 길을 걸어
시온 산으로 돌아오며 흥겨운 노래를 부르리라.
그들의 머리 위에선
끝없는 행복이 활짝 피어나고
온몸은 기쁨과 즐거움에 젖어들어
아픔과 한숨은 간데없이 스러지리라.
  • 제3곡: Herr, lehre doch mich (Andante moderato)
가사는 시편 제39편 5-8절, 지혜서 3장 1절 순이다.
Herr, lehre doch mich,
daß ein Ende mit mir haben muß.
und mein Leben ein Ziel hat,
und ich davon muß.
Siehe, meine Tage sind
einer Hand breit vor Dir,
und mein Leben ist wie nichts vor Dir.

Ach wie gar nichts sind alle Menschen,
die doch so sicher leben.
Sie gehen daher wie ein Schemen
und machen ihnen viel vergebliche Unruhe;
sie sammeln und wissen nicht,
wer es kriegen wird.
Nun Herr, wes soll ich mich trösten?

Ich hoffe auf Dich.

Der Gerechten Seelen sind in Gottes Hand
und keine Qual rühret sie an.
주님, 알려주소서.
며칠이나 더 살아야
이 목숨이 멈추리이까?
내 목숨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알고 싶사옵니다.
아옵니다. 나의 세월을
한 뼘 길이로 만드셨고,
내 목숨, 당신 앞에서 아무것도 아님을.

머리를 들어봤자 사람은 모두 한낱 입김에 지나지 않는 것임을.
걸어다닌다지만, 실상은 그림자,
재물을 쌓아도 그것은 한낱 입김에 지나지 않으며
그 차지할 자 누구일지 모르는 것을.
그러니, 나의 주여, 이제 무엇을 바라고 살리이까?

당신 외에 또 누구를 믿으리이까?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에 있어서
아무런 고통도 받지 않을 것입니다.
  • 제4곡: Wie lieblich sind Deine Wohnungen, Herr Zebaoth! (Con moto moderato)
가사는 시편 제84편 2-3절과 5절이며, 하늘 나라의 천사 노래 소리와 평화의 찬가가 높이 불려진다.
Wie lieblich sind Deine Wohnungen,
Herr Zebaoth!
Meine Seele verlanget und sehnet sich
nach den Vorhöfen des Herrn;
Mein Leib und Seele freuen sich
in dem lebendigen Gott.
Wohl denen, die in Deinem Hause wohnen,
die loben Dich immerdar.
만군의 주님, 계시는 곳
그 얼마나 좋으신가!
주님의 성전 뜰 안을 그리워하여
내 영혼이 애타다가 지치옵니다.
나의 마음 나의 이 몸이
살아 계신 하느님께 기쁜 소리 지르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사람, 복되오니
길이길이 당신을 찬미하옵니다.
  • 제5곡: Ihr habt nun Traurigkeit (Andante)
가사는 요한 복음서 16장 22절, 이사야서 66장 13절, 집회서 51장 27절 순. 이 악장은 다른 악장이 완성된 다음 해에 함부르크에서 써서 덧붙인 것이다.
Ihr habt nun Traurigkeit;
aber ich will euch wiedersehen,
und euer Herz soll sich freuen,
und eure Freude soll niemand von euch nehmen.

Ich will euch trösten,
wie einen seine Mutter tröstet.

Sehet mich an: Ich habe eine kleine Zeit
Mühe und Arbeit gehabt
und habe großen Trost gefunden.
지금은 너희도 근심에 싸여 있지만
내가 다시 너희와 만나게 될 때에는
너희의 마음은 기쁨에 넘칠 것이며
그 기쁨은 아무도 빼앗아가지 못할 것이다.

어미가 자식을 달래듯이
내가 너희를 위로하리라.

눈을 바로 뜨고 보아라.
내가 얼마나 적은 노력으로
큰 평화를 얻었는가를!
  • 제6곡: Denn wir haben hie keine bleibende Statt (Andante)
가사는 히브리 서간 13장 14절, 코린토 첫째 서간 15장 51~52, 54~55절, 요한묵시록 4장 11절. 라틴어에 의한 레퀴엠의 디에스 이레에 해당한다.
Denn wir haben hie keine bleibende Statt,
sondern die zukünftige suchen wir.

Siehe, ich sage Euch ein Geheimnis:
Wir werden nicht alle entschlafen,
wir werden aber alle verwandelt werden;
und dasselbige plötzlich in einem Augenblick,
zu der Zeit der letzten Posaune.

Denn es wird die Posaune schallen
und die Toten werden auferstehen unverweslich;
und wir werden verwandelt werden.
Dann wird erfüllet werden das Wort,
das geschrieben steht.
Der Tod ist verschlungen in den Sieg.
Tod, wo ist dein Stachel?
Hölle, wo ist dein Sieg?

Herr, Du bist würdig
zu nehmen Preis und Ehre und Kraft,
denn Du hast alle Dinge erschaffen,
und durch Deinen Willen haben sie das Wesen
und sind geschaffen.
이 땅 위에는 우리가 차지할 영원한 도성이 없습니다.
우리는 다만 앞으로 올 도성을 바라고 있을 뿐입니다.

내가 이제 심오한 진리 하나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죽지 않고 모두 변화할 것입니다.
마지막 나팔 소리가 울릴 때에
순식간에 눈 깜빡할 사이도 없이
죽은 이들은 불멸의 몸으로 살아나고
우리는 모두 변화할 것입니다.

이 썩을 몸이 불멸의 옷을 입고
이 죽을 몸이 불사의 옷을 입게 될 때
성서 말씀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승리가 죽음을 삼켜버렸다.
죽음아, 네 승리는 어디 갔느냐?
죽음아, 네 독침은 어디 있느냐?"

주님이신 우리 하느님은
영광과 영예와 권능을 누리실 만한 분이십니다.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창조하셨고
만물이 주님의 뜻에 의해서 생겨났고
또 존재합니다.
  • 제7곡: Selig sind die Toten, die in dem Herrn sterben (Maestoso)
가사는 요한묵시록 14장 13절. 죽은 이는 영원한 휴식으로 들어가고, 승천한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한다.
Selig sind die Toten,
die in dem Herrn sterben,
von nun an.
Ja, der Geist spricht,
daß sie ruhen von ihrer Arbeit;
denn ihre Werke folgen ihnen nach.
"이제부터는
주님을 섬기다가
죽는 사람들이 행복하다."
성령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옳은 말이다.
그들은 수고를 그치고 쉬게 될 것이다.
그들의 업적이 언제나 남아 있기 때문이다."
  1. 곡 제목대로 당연히 독일어로 불러야겠지만 타 언어로 바꿔서 연주한 경우도 있다. 2차 대전 당시 독일에 대한 반감이 극심하던 미국에서는 이 독일레퀴엠의 가사를 영어로 번역해서 연주했다. (토스카니니 등의 녹음반이 남아있다.) 심지어 브루노 발터는 이탈리아어로 바꿔서 연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