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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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개 등을 끓이거나 담을 때 사용하는 오지그릇이다. 여기서 오지그릇이란 붉은 진흙으로 만들어 볕에 밀린 뒤 오짓물[1]을 입혀 구운 그릇을 말한다. 뚝배기의 겉이 거무스름한 색인데 오짓물을 바르지 않은 부분이 붉은색인 건 이 때문이다.

빨리 끓고 빨리 식는 금속제 냄비와는 달리 열 전도율이 낮은 재질의 특성과 열에 버텨야하는 그릇의 목적 상 두께가 금속제 그릇보다 상당히 두꺼운데, 이러한 특징이 합쳐져서 끓는 속도가 느리지만 식는 속도도 역시 느리다. 이러한 뚝배기의 특성에 맞춰 국물이 있는 요리를 해 먹을 수 있고 데워진 음식을 담아둬도 그 온기가 오래간다. 하지만 되려 그런 특성으로 인해 라면과는 상극이 되어버렸다. 느리게 끓기 때문에 면이 잘 익지 않으면서 붇는 건 또 잘 불어버리기 때문이며, 결정적으로 라면 분말스프가 뚝배기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며, 그래서 설거지를 하기도 어려워진다. 그러다보니 라면은 일반적으로 양은냄비에 끓여먹으며 양은냄비가 없더라도 금속제 냄비가 선호된다. 라면 회사들이 한결같이 금속제 냄비만 쓰는 것도 이런 이유.

같은 오지그릇이라고 해도 지역마다 특색이 있어 중부지방의 뚝배기는 주둥이보다 배부분이 약간 가늘고 측면이 직선으로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주변의 뚝배기 음식점에서 받침대에 나오는 뚝배기는 보통 이런 식.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부터 뚝배기에 담아내는 요리 앞에 뚝배기를 붙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원래 뚝배기에 요리하지 않던 요리를 뚝배기에서 조리해 담아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2]

주의사항이 있다면 설거지를 할때 세제를 쓰면 안된다. 흙으로 만든 그릇 특성 상 미세한 구멍들이 많이 있는데 그 틈으로 세제가 들어갔다 나중에 물을 넣어서 끓이면 다시 배어나온다. 즉, 국물요리에 세제가 섞인다는 말이니 설거지를 할 때 쌀뜨물을 쓰거나 밀가루로 설거지를 하는 것이 좋다. 처음 사용할 때 식용유를 조금 발라두면 오래오래 깨끗하게 쓸 수 있다고 한다.

둥지쌀국수 뚝배기의 CF가 '한 뚝배기 하실래예'라는 대사로 인기를 끌면서 어느새 둥지쌀국수 뚝배기의 아이덴티티가 되었다. 포털 사이트에서 뚝배기라고 검색하면 쌀국수 뚝배기가 연관검색어로 나올 정도.

내가 고자라니의 대사중 하나인 "이게 무슨"을 역재생해도 몬데그린으로 인해 이 단어가 나온다. 이에 대해서는 에엑따 항목을 참조. 참고로 위에서 언급된 쌀국수뚝배기 광고의 '뚝배기' 부분을 역재생해도 '이게 무슨'이라고 들린다.(...)[3]
  1. 오지그릇의 ‘오지'는 오자기(烏瓷器)의 준말로 검은빛을 띤 고화도로 구워진 그릇.
  2. 뚝배기 라면, 뚝배기 불고기, 뚝배기 떡볶이, 둥지 쌀국수 뚝배기 등이 이에 해당.
  3. 정확히는 이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