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뷰 분유정 사건

20세기 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대규모의 석유 유출 사건. 현재로서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원유 유출 사건.

1909년, 레이크뷰 정유사라는 작은 회사가 레이크뷰에서 천연가스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소량의 천연가스만 발견해서 그다지 규모가 크지 않은 작은 유정이라고 생각, 유니온 정유사와 손잡고 굴착을 시작했다. 문제는 현대 시추 기술에는 급격한 분출시 틀어막는 안전장치가 있지만, 20세기 초에는 그런 기술이 없었다는 점에 있었다.

1910년 3월 14일 드릴이 740미터를 파고들어갔을때, 상상도 못한 고압 분유정이 뿜어져나오면서 유정 뚜껑을 날려버렸다. 레이크뷰 정유사의 예측과는 달리 규모와 압력이 어마어마한 유정이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하루 1만8800 배럴씩 뿜어져나왔고, 절정에 달했을때는 9만 배럴씩 뿜어져나와서 유정을 파던 지역에서 낮은 지역을 향해 기름의 강을 이룰 정도였다. 작업자들은 필사적으로 모래주머니를 쌓고 제방을 만들어서 긴급히 이 흐름을 막아냈다. 거대한 목제 뚜껑을 덮어서 분출을 누르는 시도도 해보았으나 기름의 압력이 너무 커 뚜껑이 부셔질 정도였다

저지대로 향하는 기름의 강


강철 케이블과 두터운 나무판으로 뚜껑을 덮으려는 시도가 실패

그로부터 18개월 동안, 1911년 9월까지 총 902만 배럴의 기름이 뿜어져나왔다. 어떻게 제방을 쌓아서 멀리 흘러가는걸 막은 덕분에, 대부분의 기름은 사막의 모래 속으로 스며들거나 증발했다. 근방 몇마일에 걸쳐 시커먼 기름 안개가 낄 정도였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이 18개월 동안 흘러나온 기름에 불이 붙는 불상사는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고, 당시 기술력의 한계를 생각하면 이정도로 끝난 것은 정말 통제를 잘 한 셈이다. 지금도 레이크뷰에 가서 땅을 파보면 백년전 스며든 기름이 모래와 섞인 채로 굳어 층을 이룬 것을 볼 수 있다.


100여년 후에 땅을 파본 결과.

이 사건으로부터 딱 100년후에 일어난 2010년 멕시코 만 석유 유출사태와 비교되기도 한다. 다만 이 경우에는 주변이 외딴 사막이라는 좋은 조건이었고 통제가 잘되었으나, 멕시코만 사태는 이 사태 발생 기간의 1/6정도 되는 기간 동안 이때 유출된 기름의 절반 이상이 뿜어져 나왔고 아무리 못해도 2010년 8월까지는 통제가 안되는 데다가 수심 5천 피트(1500미터)의 대륙붕에서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주변생태계에 커다란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 규모 면에서도 시간이 흐르면 BP 원유 유출이 레이크뷰를 넘어설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