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ak Yahweh
1 개요
단어의 뜻 자체는 굉장히 간단하다. 히브리어 מלאך은 직역하면 사자(Messenger)이며 성경에서는 천사로 번역된다. 따라서 말락야훼는 '야훼의 천사' 내지는 '주님의 천사'로 옮길 수 있는 개념이다.
그리스어에서는 Malak이란 단어를 같은 뜻을 가진 단어 Angelos(ἄγγελος, 현대에는 άγγελος)로 번역했고 이것이 서구권 제 언어에서 천사(Angel)라는 단어의 어원이 된다. 그리고 Yahweh는 신의 이름을 피휘하고, 대신 주님이라고 돌려 말했던 유대교 전통을 계승하여 주님이라는 뜻의 Kyrios(κῡ́ριος, 현대에는 κύριος)로 번역하였다. 따라서 이 단어는 기독교회에서는 주님의 사자 내지는 주님의 천사(Angelos Kyriou, ἄγγελος κῡρίου, 현대에는 άγγελος κυρίου)라고 번역되어 쓰였다. 결과적으로 말해서 구약성경의 시대로부터 수천년 뒤에 나온 신약성경의 수태고지 장면에서 언급되는 '주님의 천사'도, 히브리어로는 말락 야훼, 야훼를 직접 발음하지 않는 현 유대교의 전통을 반영하면 말락 아도나이로 옮길 수 있을 것이다.
말락 야훼는 기본적으로 신의 사자이기 때문에, 구약성경에서 말락 야훼를 주어로 해서 말을 하거나 무언가를 한 것은 결론적으로 야훼가 한 것이다. 그러므로 구약성경에서 신이 무언가를 했을 때, 주어가 신인 경우도 있고 말락 야훼인 경우도 있다. 이 둘은 어떤 단일한 현상에 대해 근접인을 언급할 것이냐 궁극인을 언급할 것이냐 정도의 차이 밖에 없다. 예를들어서 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을 보면, 모세가 어떤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때로는 그 아이가 야훼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때로는 그 아이를 사자(메신저)라고 말하는 것을 생각해보자.
2 말락야훼는 야훼의 다크사이드?
구 리그베다위키 성경 해석의 흑역사이자, 성경의 동인설정.
과거 리그베다위키에서, 말락야훼가 야훼의 악한 면을 담당한다고 해석되다가, 밸런스가 이상해지자(?) 해석에서 퇴출되었다는 서술이 있었고, 이를 그대로 물려받은 나무위키에서도 상당 기간동안 이 해석이 적혀있었다.[1]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개소리이다. 먼저 리그베다위키 시절부터의 역대 편집 목록에서, 말락야훼 다크사이드설(?)의 근거라고 적혀있던 것은 다음과 같다.
ㄱ. 말락야훼(야훼의 천사)가 잔인한 짓을 담당하는 묘사가 성경에 있다.
ㄴ. 사무엘기 하권 24장에서 야훼가 인구조사를 명하는데, 역대기 상권 21장에서는 사탄이 명한다. 그리고 사무엘기 24장에서, 사람들에게 직접 벌을 주는 이는 '야훼의 천사'(말락야훼)이다.
ㄷ. 위경 희년서를 봐도 야훼가 모세를 죽이려고 매복했다던가 야훼가 아브라함에게 제물을 바치라는 내용은 말락 야훼가 한 짓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이는 말락야훼가 야훼의 다크사이드(?)라고 표현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근거이다. 애초에 말락야훼는 히브리어로 그저 '야훼의 천사'를 뜻할 뿐이다. 말락야훼가 '야훼의 천사'의 어원이라던가 그런 개념이 아니며 '야훼의 천사'가 히브리어에서는 그대로 말락야훼일 뿐이다. 그렇기에 천사들이 야훼의 시중을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야훼의 천사'들이 잔인한 짓을 했다고하면 그게 텍스트상에서 야훼에 대한 불쾌감을 불러일으키는 묘사일수는 있어도, 야훼의 천사가 야훼의 다크사이드라고 해석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근거이다. 특히 전근대사회에서는 높으신 분의 사자(메신저)를 높으신 분 그 자체처럼 대접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즉 쉽게 말해서, 말락야훼가 야훼의 다크사이드라고 한다면,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등도 당연히 다크사이드(?)가 되어야 한다. 이들도 히브리어에서는 말락야훼이다.
또한 사무엘기와 역대기의 경우는 애초에 계통 자체가 다른 문헌이기에, 한쪽에서는 야훼로 나오고 한쪽에서는 사탄으로 나온다고해서 이상할게 전혀 없다. 조금 자세히 언급하자면 구약에서 역사서는[2] 크게 신명기계 역사서와 역대기계 역사서와 제2경전에 속한 후기 역사서로 구분된다. 여기서 신명기계 역사서는 여호수아기, 판관기(사사기), 사무엘기 상하권, 열왕기 상하권을 말하며, 역대기계 역사서는 역대기 상하권, 에즈라기, 느헤미야기를, 후기 역사서는 토빗기, 유딧기, 에스테르기, 마카베오기 상하권으로 구성된다.
이 항목에서 직접적 연관이 없는 후기 역사서를 빼고 이야기 하자면, 사무엘기가 포함된 신명기계 역사서는, BC 550년경 이후 바빌론 유배가 끝나갈 무렵에, 신명기와 예레미야의 활동을 계승한 이른바 신명기계 학파가 모세 시대부터 자신들이 살던 시대까지 이스라엘 역사를 한데 묶어 정리한 것이다. 여기서는 '계약과 충성'이라는 기본적인 신학관을 토대로 이스라엘 왕국의 형성과 번영과 쇠퇴를 서술하였다. 은총-죄-징징-은총-죄-징징이 주로 드러난다. 반면 역대기계 역사서는 페르시아에 의해서 바빌론 유배가 풀리고 성전이 재건되었을때 단일한 저자(혹은 한명의 주요 편집자)가 모두 집필(혹은 편집)한 것으로 추정되며, 다윗 왕조만을 유일한 합법 왕조로 해석하기에 사울을 아주 간략하게 언급하며, 또한 이스라엘 왕국 분열 이후의 북왕국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또한 다윗에 대한 서술에서도 신명기계 역사서와는 달리, 전쟁에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성전과 예배와 관련되는 부분만을 주로 언급한다. 즉 신명기계 역사서와 역대기계 역사서는 집필 시기, 목적, 역사관, 저자가 보유했을 기초 사료 등이 전혀 다르다. 전혀 다른 계통의 두 구절이 한쪽에서 야훼를, 한쪽에서 사탄을 증언한다면, 그것은 성경의 불완전함을 논하는 근거는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둘을 동일시하는 식의 해석을 할 이유는 전혀 없다.
Q: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인가?A: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
이를테면 이 유명한 대화를 보자, 마태오복음에서는 바리사이가 질문하고 예수가 답한다. 반면 루카복음에서는 예수가 질문하고 바리사이가 답한다. 하지만 이는 복음서 끼리의 상호 모순을 이야기할 수는 있어도, 예수=바리사이의 증거는 되지 못한다.
이외에도, 역대기 상권 21장의 일화에서, 본래는 말락야훼가 한 행동인데, 한국어 성경에서는 사탄으로 왜곡했다는 정보가 웹에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아무런 근거도, 출처도 찾아볼 수 없다. 히브리 성경 마소라 본문에 대놓고 사탄이라고 나오며, 한국어 성경 뿐만 아니라 영어, 라틴어 등등에서도 당연히 사탄이라고 그대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