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9일 시애틀의 허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 허스키스와 USC 트로전스가 맞붙은 미 FBS 대학미식축구 경기이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와 경기의 드라마틱한 전개로 아직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경기. 워싱턴의 홈 필드인 허스키 스타디움이 몬트레이크 거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몬트레이크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1 경기 전
당시 워싱턴 허스키스는 시즌 전패를 포함한 15연패라는 희대의 막장 시즌을 막 탈출한 뒤였다. 반면 USC는 더 말할 것도 없는 전통의 강호에다, 2008시즌에 워싱턴을 만나 56-0 셧아웃 관광을 태워준 팀이었다. 1주일 전에 #8 오하이오 스테이트를 명경기 끝에 격침시키면서 사기도 오르고, 랭킹도 전국 3위로 상승하며 더 나아가 그 해 내셔널 챔프를 노리고 있었다. 유일한 약점이라면 주전 쿼터백 맷 바클리가 부상을 당해 나오지 못한다는 것 뿐. 그래도 전국 최상급의 러닝백들과 공격라인맨이 즐비한 USC는 워싱턴이 이기기 불가능한 상대로 여겨졌다.
2 몬트레이크의 기적
경기 시작 3분만에 USC가 터치다운을 성공시키고, 몇 분 후 필드골까지 넣으면서 10-0으로 앞서가자 슬슬 다시 관광 스멜이 나기 시작. 그런데 쿼터가 끝나갈 즈음 워싱턴의 쿼터백 제이크 라커가 4야드 터치다운 런을 따내더니, 이후 워싱턴도 필드골을 하나 추가하는 동안 그 불안하던 허스키 수비진이 3쿼터까지 USC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의외로 대등한 경기가 이어졌다.
양팀 모두 4쿼터에 필드골을 추가함에 따라, 스코어는 13-13 동점. 경기 종료 4분 전에 워싱턴의 마지막 공격이 시작됐다. USC의 철옹성 수비를 상대로 68야드를 전진해야 하는 상황. 한때 셋째 다운 상황에서 15야드가 남아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도 겪었지만, 라커의 롱 패스가 21야드를 날아가 와이드 리시버 저메인 커스에게 연결되며 기사회생했다. 1분이 남은 상황에서 라커의 러닝으로 또 한번 셋째 다운을 극복하며 35야드 지점까지 도달했고, 그 다음 플레이에서 다시 저메인 커스가 19야드짜리 패스를 잡아내며 16야드 지점으로 전진한 다음 USC의 파울이 적용되어 8야드로 또 한번 전진. 경기 종료 33초가 남은 상황에서 크리스 폴크의 러닝으로 4야드까지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시점에서 사키지언 감독은 타임을 7초까지 흐르게 한 뒤 타임 아웃을 요청했다. 곧 워싱턴의 키커 에릭 폴크가 등장. 24야드 거리에서 찬 폴크의 필드골이 그림같이 골포스트 안으로 들어가면서 스코어는 16-13으로 역전됐다. 종료 3초를 남기고 시작된 마지막 킥오프에서 USC는 횡패스를 써가며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워싱턴 진영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태클당하며 경기가 끝났다. 믿을 수 없는 패배에 USC의 피트 캐롤 감독은 허스키 팬들이 관중석에서 몰려나와 필드를 메우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