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인형

1971년 일본 하청으로 한국에서 만든 제품.1970년대 중반 미국으로 수출된 대형 못난이인형.

1 소개

1970, 80년대를 산 세대라면 한번쯤은 봤을 정도로 당시 초대박 히트를 쳤던 인형. 현재까지도 유명하다. 못난이 삼형제 인형과 그 외 훌라인형 등을 통틀어 못난이 인형이라고 부르지만 보통 못난이삼형제를 말한다.

1968년 경 일본의 완구업체 IWAI산업은 못난이 삼형제 인형을 개발, 제작하다가 한국 업체에 하청을 주었고, 70년대 초반에 이르러 한국 업체 킹 완구과 손을 잡고 한일합작 회사를 만들어 한국에서 못난이 인형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한다. 이후 1973년도 쯤 계약만료로 일본 회사 측이 먼저 사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보인다.

이 인형이 유독 우리나라에서 큰 히트를 친 이유는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못난이 인형이 당시 시장에 거의 처음으로 등장한 플라스틱 완구였다는 점과, 특이한 표정으로 희노애락을 표현했다는 점 때문에 대중들의 눈길을 끈 것으로 보인다. 소형 한 세트에 50원 정도의 70년대 초반 기준으로 싼 가격도 인기를 끈 이유 중 하나로 추측된다. 한편 못난이 인형은 원산지인 일본에서 수많은 플라스틱 장식용 인형과 전통인형에 밀려 그닥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현재 일본 현지인은 매니아가 아닌 이상 이러한 플라스틱 인형이 한동안 유행했다는 것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다.

1974년경 킹 완구는 미국 Imperial사에 못난이 계열의 인형을 Moody Cutie ,sun bunnies 등의 제품명으로 수출했는데, 이 인형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는다. 이를 기점으로 못난이 인형은 미국, 유럽 등지에 수출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생산량이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 중반, 외국 양배추인형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머리카락이 털실로 된 인형에 밀려 생산이 거의 중단되고 만다. 이런 생산량의 감소에는 이미 못난이 인형이 많은 가정에 자리잡아 시장의 수요가 줄어든 탓도 있다. 하지만 생산이 완전히 중단되지는 않았다.
1990년대 중반, 70년대 배경의 전시회에서 기념품판매를 목적으로 베이비킹(킹 완구)에서 복각,한정생산한 것을 계기로 디자인을 좀 더 다양화한 인형들이 재생산되기 시작하여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

사실 일본, 한국 외에 홍콩과 대만에서도 제작이 되었는데,한국, 일본 제품의 복제품이며, 그중 일부는 IMPERIAL TAIWAN 이라는 표기를 달고 외국에 수출한 것도 있다.
보통 사출금형을 만드려면 1주일 정도 걸리는데
홍콩이나 대만에서는 3~4일 정도만 걸렸다고 한다.

2 짝퉁

못난이 삼형제의 경우 처음 출시 때부터 인기가 높았던 탓에 완구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짝퉁(카피제품)이 등장했다. 짝퉁은 품질이 좋지 않아도 정품의 인기에 힘입어 잘 팔렸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위험이 적었다. 게다가 그 당시에는 저작권이라는 개념도 거의 없었다. 때문에 짝퉁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짝퉁업체는 원형을 따로 만들지 않고 정품을 이용해 금형을 만들었다. 짝퉁의 특징은 머리카락이 대충 심어져 있고 도색이 조잡하며, 정품에 비해 사이즈가 약간 작다는 것이다. 소형,중형,대형 모두 짝퉁이 있으며 짝퉁이라도 업체에 따라 품질이 다르다. 어떤 제품은 정품과 거의 비슷하지만, 어떤 제품은 머리카락을 심는 기술이 없어 가발을 만들어 붙인 제품도 있었다. 아주 조잡한 제품들은 70년대 중 후반 이후 사라졌고 좀 그럴싸해 보이는 제품은 80년대까지 정품과 함께 팔렸었다. 표정까지 그대로 복사한것이 대부분이며 다른 인형 머리를 가져다 끼운 것도 있다.

문제는 짝퉁업체 때문에 몇몇 정품 업체가 큰 피해를 본 것이다. 정품업체는 오리지널 업체인 일본 IWAI사와 계약을 통해 기술협력으로 좋은 품질로 만들었는데 짝퉁업체는 품질관리 없이 대충 만들면 되니 정품업체의 피해가 컸다. 게다가 짝퉁제품은 싸게, 많이 만들어 70년대 중반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산 것은 값싼 카피품이었다. 물론 현재 남아있는건 비교적 내구성이 좋은 정품이 더 많다.

짝퉁업체는 원래 영세한 완구업체였다가 못난이인형이 히트를 치니 만든 곳과 처음부터 못난이인형을 만들려고 세운 업체가 있다. 후자의 경우 킹 완구나 다이아몬드완구와 같은 큰 회사의 직원이 기술을 배우고 난 뒤 퇴직후 운영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업체는 하꼬방, 지하실 같은 곳에서 제품을 만들었다. 땅값이 싼 서울 변두리나 달동네에 주로 위치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업체는 70년대 중 후반 정부의 유해완구제품 적발로 대부분 다 없어졌다.

가끔 영세업체 제품이 해외에서 발견이 되는데, 외국인(특히 주한미군)이 국내에서 사가거나 외국 바이어들이 이미 많은 바이어가 몰려있는 킹 완구 제품은 거래가 힘드니 다른 업체 제품으로 소량거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덕인기업이라는 업체도 1990년대 후반
못난이인형을 제작하였는데,기본사이즈의 제품은 킹완구(베이비킹) 제품을 복제해서 만들어 크기는 조금 작아졌으며, B.K(베이비킹) 각인을 지우고 DUCK IN 각인을 새긴 흔적도 있다. 물론 기본사이즈 제품중 원형을 다시 제작한 제품도 있지만 많이 유통되진 않았다. 덕인기업에서는 2012년 이후 못난이인형 생산을 사실상 중단하고, 기존 재고품을 판매했다. 최근에 베이비킹(B.K) 각인이 있고 피부색이 연주황색인 제품을 소량 생산하였으나 인천 달동네박물관 기념품점과 덕인기업 블로그 이외에는 거래가 되고있지 않다.

3 오리지널과 최신품의 구별법

한국산 오리지널은 KOREA, MADE IN KOREA, IWAI INDUSTRIAL Co.Ltd 197x korea 등이 스티커나 각인, 스탬프로 표기되어 있다. 한국산인데 무표기인 경우 보통 영세업체에서 만든 제품이지만 간혹 정품인데 스티커가 떨어져나가 무표기가 된 경우나 애초에 각인을 안한 경우도 있다.

한국산 최신품은 B.K, Baby King, Duck in 으로 표기되어 있다. 중형(기본형 제품) 최신품은 일본 제품을 복제해서 만든 것이라 모양이 오리지널과 흡사하지만 대형 최신품은 원형 자체를 새로 만든 것이므로 오리지널과 확실히 모양이 다르다.
아주 가끔 생김새는 덕인기업 제품이지만 아무 표기가 없고 페인팅이 약간 조잡한 제품도 있는데, 덕인기업 초창기 제품이다.
반면 베이비킹에서 초창기에 복각한 제품은 현재 나오는 것보다 약간 작고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심어져 있다.

일본산의 경우, 최신품이 없어 오리지널일 가능성이 높으며, 대부분 JAPAN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대만,홍콩에서 만든 제품의 경우 대체로 오리지널이나 [1] 서있는 제품 중 일부는 최근에 복각해서 만든 경우다. 2010년경 부터 중국에서 목에 스프링이 있는 것이 나오기 시작햇는데, 이것 역시 재현품이다.

비슷한 인형인 하와이 인형까지 포함시키면 오리지널과 최신품을 구별하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물론 페인팅, 상태, 헤어스타일 등으로도 알 수 있으나 직접 보지 않으면 역시 구별하기 힘들다. 근현대사물건을 파는 골동품상이나, 수집가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그나마 정확하다.

얼마 전 방송 프로그램에서 오리지널과 재현품의 구별 방법이 나왔는데, 오류가 있다. 오리지널은 고무가 삭아 말랑하다고 했으나 이는 제작시 가소제의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또한 위에서 서술하듯 오리지널 중 KOREA 표기가 없는것도 상당수다. 방송에 나온 4개의 인형은 위 항목의 짝퉁제품이다. 웃는 인형 두개는 IWAI 한국하청제품을 복제해 만든것이고, 나머지 두 개는 영세업체에서 다른 머리를 끼워 만든 것이다.

4 생산업체

4.1 정품

대표이사: 이와이 히데오
지금도 운영중이나 못난이인형의 생산은 멈춘지 오래되었다. 그러나 일본에서 못난이인형을 찾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 아직 계획단계이지만 복각을 할 생각이 있다고 한다. 최근 해외에서 못난이 인형이 만들어지던 시기에 함께 생산됐던 루버돌이 복각되어 판매될 예정이라고 한다.
1978년 이전 대표: 박청림, 1978년~현재 대표:강의섭
1960년대 중후반 밀림공업이라는 업체로 영세하게 시작했으나 정부의 지원 및 품질관리로 구로공단에 입주할 만큼 성장했다.
해외수출 위주로 운영하며 1971년 부터 1978년까지 구로수출공단 내 위치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PVC완구업체였으며 공장 규모도 가장 컸다.
1978년,박청림 대표의 갑작스러운 이민으로 회사가 폐쇄될뻔한 적도 있었다. 당시 전무였던 강의섭 현 대표가 회사를 인수하여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1978년 이후 4년간 하청을 줘서 생산하다 1982년 다른지역에 공장을 다시 세워 1995년까지 사용하였다.
그 후 다시 공장의 위치와 규모를 바꾸었다.기업명칭이 킹완구에서 신화 트레이딩으로 변경되었고, 1990년대 중반 베이비킹(B.K)으로 기업명이 바뀌었다. 2016년 기준 국내에서 유일하게 못난이인형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이다.
  • 다이아몬드완구공업
대표: 송정규, 전무:채규일
내수 위주로 운영하던 업체로, 서울시 광진구 구의동 310-2번지(현재 파르네빌아파트 자리), 경기도 광주군 광주면 중대리 292-5번지에 위치했다. 금형을 자체적으로 제작할 정도로 1970년대 당시 킹 완구와 더불어 가장 큰 완구제조업체 였다. 1980년대 중반에 사실상 폐업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구의동에 공장 건물이 있었다.
  • 무궁화공업사
대표: 임상권, 임철왕
1970년대 당시 부산시 중구 부평동 2가 70에 위치했었고 나중에 회사명이 송림공업사, (주)송림으로 바뀌었다. 마스코트 토이, 무궁화 인형 등의 상표로 제작, 판매하였다. 위 두 업체와 달리 양철 장난감 생산도 병행했고 크고 작은 완구업체가 많았던 부산에서 가장 큰 업체였다. 1990년대 이후로 사실상 영업을 중단했다.

여기까지의 업체는 1980년대까지 제대로 된 품질의 제품을 만들던 업체이다.

  • 덕인기업
대표: 인흥수
정품과 품질이 비슷하므로 이 문단에 적는다. 이 업체는 1986년 경 킹 완구, 다이아몬드완구 출신 기술자들이 만든 회사이다. 원래 작은 업체로 시작해 공장을 몇번 이전하다 2000년대 초반에 인천 부평구 가좌3동에 공장을 짓고 2012년까지 사용하였다. 이후 다른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못난이인형 관련 인터뷰나 방송은 다 이 업체에서 했다.

4.2 카피품

  • 정림산업(파인트리): 1992년도 기준으로 경기도 광명시 광명6동 378-18에 위치, 1990년대 중반 폐업.
  • 신성완구: 1980년대 중반 기준으로 경기도 남양주군 와부읍 덕소리 461-3에 위치, 1990년대 후반 폐업 추정.
정림산업과 거의 같은 모양의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였다.
  • 한성사: 1970년대 중반 서울시 사당동 252-1에 위치, 폐업시기 불분명.
  • 자원사[2]:경기도 양주군에 위치했었고, 폐업시기 불분명.
  • anekona hawaii (홍콩)

위 카피품업체들은 90년대 중반까지 마론인형을 생산하다가 중국의 영향으로 완구산업이 무너지며 망하거나 그 이전에 망했다.[3] 정림산업,신성완구 같은 일부 업체는 그나마 품질이 좋았고, 80년대까지 생산을 했으나, 대부분의 카피품 업체는 몰래 카피품을 만드는데다가 영세하여 회사명을 비롯한 정보가 안 알려져 있다.[4] 혹시 당시 카피업체나 위에 서술한 업체에 대해 안다면 추가 부탁.

5 제작방법

소위 말하는 소프비 완구와 같은 원리로 제작되는데, 대부분의 플라스틱 인형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만든다. 생산과정이 간단하지도 않을 뿐더러 못난이인형은 디자인, 상표 등록이 되어있기 때문에 복제품 제작은 당연히 불법이다.

  1. 왁스, 석고, 플라스틱 등으로 원형을 만든다.
  2. 금형을 금형집에 가서 만드는데, 스러쉬금형과 로테이션 금형으로 나뉜다. 스러쉬 금형은 주로 작은 사이즈, 로테이션 금형은 크거나 정밀함이 필요할 때 쓴다.[5]
  3. 못난이인형은 보통 스러쉬 금형을 쓰는데, 금형에 프라스티졸을 넣고 기포제거 후 온도 180도 정도의 톨루엔에 가열하면 표면이 굳는데, 익지 않은 안쪽을 통에 따라내면 금형 표면에만 플라스틱이 얇게 남게 된다. 이것을 재가열해 완전히 익힌다.
  4. 금형에서 내용물을 분리하여 식힌다.관련 동영상
  5. 내용물이 식으면 사출라인을 제거하고 얼굴, 몸통에 페인트로 색을 칠한다.
  6. 전용 미싱으로 머리카락을 심어준 뒤[6] 조립한 뒤 머리 숱치고 포장하면 완성.

6 그 외

당시 공장에서는 못난이인형을 비롯한 플라스틱 인형의 주문이 폭주하자 생산직 직원들이 월 9000원의 봉급을 받으며 관리직 직원과 생산직 직원 모두 밤새 일했다. 한창 바쁠 때는 머리카락 심는 미싱이 20대씩 돌아가며 하루에 인형 머리를 10000개 이상 심었다고 한다.

그 중 킹 완구는 국내 주문이 폭주하는 와중에 수출물량[7]도 어마어마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는데, 이 때문에 국내판매용의 생산은 일찍이 거의 다 다이아몬드 완구에 맡겨 부족한 물량을 채웠다고 한다. 이처럼 두 업체는 서로 경쟁하면서도 협력하는 기묘한 사이였으며, 서로의 주문을 메워주느라 그런건지 외관상 두 회사의 제품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당시 두 업체 모두 정부로부터 수출지원을 받았었는데, 1979년에 다이아몬드 완구는 수출지원 수혜를 받았지만 수출의무를 이행치 않아 6개월간 수출지원이 중지된 적도 있었다.

7 관련 문서

  1. 울고 웃고 화내는 기본형 인형만 포함되는 얘기다.
  2. 큐피, 하와이인형 카피품업체로 추정
  3. 홍콩의 anekona hawaii는 아직 영업중인 것으로 보인다.
  4. 혹시나 재고품이 있을까 하며 가보지 말자. 폐업한지 오래되어 공장은 다 헐리고 이미 수집가가 다녀간지 오래되었다.
  5. 둘 다 전기주조를 통해 구리도금을 두껍게 하여 금형을 만드나 비용은 로테이션 금형이 훨씬 많이 든다.
  6. 현재 국내에는 기술자가 그리 많지 않으며 일반 미싱과는 달라 쉽지 않은 작업이다. 2007년에 생활의 달인에도 곽재신 달인이 출연하였는데, 해당 달인은 몇년 전 돌아가셨다고 한다.
  7. 당시 컨테이너 수준의 물량을 부산항에서 배로 보냈는데, 배를 놓치면 몇달을 기다려야 하니 날짜 맞추느라 정신없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