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장사

1 물장수

물을 판다기보다는 물을 대신 길어다 주는 용역 개념이다.

과거 수도시설이 없을 때 보통 집에서 쓸 물은 남자 하인인 행랑아범들이 길어오게 마련인데 과부집안이거나 해서 물을 길어올 남자가 없는 경우 물장수가 물을 대신 길어다 준다. 식수 한동이에 설거지, 세수용 허드렛물 두 동이 하는 식. 요즘으로 말하자면 생수를 대놓고 마시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퍼오는 물은 우물이나 강물이다. 서울특별시 같은 경우에는 한강에서 물을 길어다가 각 가정에 공급했다. 질그릇 등으로 만든 물동이가 주로 쓰였으나, 개화기 이후에는 튼튼하고 깨지지 않는 양철 상자로 물을 나르게 되었다.

물을 길어다 주는 삯뿐 아니라 대놓고 먹는 집에서 돌아가면서 아침식사를 대접해야 했다. 새벽부터 중노동을 한 끝이라 밥을 싹 쓸어먹는 것은 예사였는데 여기에서 물장수 상을 만들었다는 속담이 나왔다.

김동환의 시 '북청 물장수'가 이것을 잘 묘사했다. 함경도 사람들이 독점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고 한다.

봉이 김선달은 진짜로 을 팔아먹은 적이있다. 물장수들에게 미리 돈을 주고 그 강물을 사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한 사기였다. 당연히 그 때 물장수들은 물 길면서 누군가에게 돈을 주는게 아니었다. 그것도 모르고 봉이 김선달에게 대동강 물 영업권을 구입한 서울 양반은 물길때 돈달라 하니까 미친놈 취급을 받는다.

축지법항목에 올라온 이용익도 물장수였다.

2 술집이나 찻집 등에서 일하는 업종의 사람을 비하해서 부르는 말

파는 게 액체니까 이렇게 부른다. 당사자들이 스스로 이렇게 칭하는 경우는 있지만 대개 어디까지나 자조성 농담이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이 쓸 경우 상당히 안좋은 의미의 비하성 표현. 일본어 속어 미즈쇼바이(水商買)에서 비롯됐다.

웅진식품 등의 기업에서 음료 쪽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이렇게 부르는 모양. 제약업체가 설탕물이나 다름없는 드링크 장사로 돈을 벌면 물장사라면서 까이는 경우가 있다.

카페 등에서 액체인 커피나 차, 기타음료를 비싸게 팔면서 자릿세를 챙기는 것을 보고도 물장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3 잉크판매업자

주로 무한잉크를 파는 사람들이 1의 경우처럼 농담삼아 자칭 물장사라고 한다. 정품 카트리지를 쓰지 않고 무한잉크를 사용할 경우, 잉크값이나 물값이나 거의 비슷하기 때문.

4 화장품 업계

부가가치를 많이 남기기에 많은 업체들이 뛰어드는 화장품 업계를 물장사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5 유흥업

유흥업소 업자나 종업원들을 이르는 말. 분위기나 손님들의 외모 수준을 보고 "물이 좋다/나쁘다, 수질이 좋다/나쁘다 등"이라고 표현한 데서 온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몸을 파는 것을 물장사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유래는 알 수 없다. 아무래도 음지의 그렇고 그런 가게들이 술과 성매매를 함께 제공하기 때문에 뭉뚱그려 그리 표현하는 게 아닐까 싶다.

몇몇 나이트클럽에서는 입장객들의 외모나 나이대 등을 통제하기도 하는데 이를 물관리라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