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

1 개요

死活

바둑에서 돌의 삶과 죽음을 이르는 말. 사활문제(Tsumego)[1]라 하면 바로 이 사활을 놓고 풀어보는 문제를 말한다. 자기 돌을 살리는 문제나(활, 活) 상대편의 돌을 죽이는 문제(사, 死)의 총칭이며, 쉽게 말하면,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둬야 내 돌이 살아나고 또 어떻게 둬야 상대방 돌을 죽일 수 있는지의 문제를 일컫는다.

2 내용

보통 바둑을 처음 배울 때, 각종 용어와 기초이론 등을 배운 후 기초적인 정석, 포석법 등과 함께 주구장창 하게 되는 것 중 하나이자 전국의 수많은 바둑학원들이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 중 하나이다. 일단 바둑을 둘 때 자기 돌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판단이 어느 정도 가능해야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수를 판단하기 쉬워지므로, 바둑을 갓 입문한 초심자부터 프로 레벨의 기사들에게까지 바둑의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문제의 난이도도 천차만별이라, 단순히 상대방의 급소를 찔러서 잡거나 자기 곤마에 눈 두 개를 만들어서 사는 수준의 쉬운 문제부터, 십여수 앞의 상황과 수많은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되는 매우 어려운 수준의 문제까지 다양하다.

사활 문제들에서 제시되는 형태들을 무턱대고 외우기보단 한 수 한 수 꼼꼼히 생각하면서 몇 수 앞까지 생각해보며 푸는 게 실력 향상엔 훨씬 도움이 된다. 사활 문제는 바둑이라는 타이틀을 떼놓고 보면, 두뇌퍼즐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도 이 문제에 빗대 일의 성패가 갈린 상황을 "사활이 걸려 있다"고 표현한다. 바둑 용어가 일상용어로 정착화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

3 예제

3.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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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흑선 흑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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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②●○╋┼┼┼
●○○┼┼┼
├●●○┼┼┼
┴●○┴┴┴

이렇게 둬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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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②●●○┼┼┼
④●○┴┴┴
이렇게 두면 귀곡사궁으로 가 나서 실패다. 팻감이 없으면 흑이 죽는다.

3.2 2


├┼┼┼┼┼┼
├┼┼┼┼┼┼
├┼┼●┼┼┼
├●●╋┼┼┼
├○○●●●┼
├┼○○○●┼
└┴┴┴┴┴┴
백선 백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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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③○○●●●┼
┼○○○●┼
└①┴⑤┴┴
백에게 있어서 최선의 선택은 바로 이렇게 급소에 선수를 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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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①○○●●●┼
├③○○○●┼
┴⑤┴┴
하지만 이렇게 둔다면? 망했다. 귀곡사다ㅠㅠ

3.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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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백선 흑사 문제. 흑이 집을 내고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약점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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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①●○┼
└┴●b●○┴
이렇게 두는 게 정해이다. 흑은 a에 두면 자충이고 b에 두면 백이 a로 응수해서 집이 두 개 있는데 둘 중 하나가 고자가 되고 말았다. 전문용어(?)로 말하면 먹여치기로 옥집이 되어 죽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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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
●●●●○┼
└┴●┴●○┴
하지만 실수로 이렇게 둬 버린다면? 흑이 살아났다. 야! 신난다~

4 관련 매체

사활 문제를 수록한 고서(古書)로 현현기경과 관자보 등이 있다.

오락실 게임 중 하나인 흑선백사는 이 문제를 다룬 게임이다.
  1. 사활의 영어 표현인 Tsumego는 일본어로 (바둑에서의) 사활 문제를 뜻하는 詰碁(つめご)에서 왔다. 일본어 표현을 직역하면 '돌 채우기'라 오히려 직관적으로는 이 쪽이 더 알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