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삼국지가 울고있네'는 도서출판 금토에서 발간한 서적으로 그 내용은 조선족 작가이자 삼국지 연구가인 저자 리동혁이 한국내에서 발표된 삼국지(연의), 특히 이문열 평역 삼국지의 번역 오류 등을 꼬집은 책이다.
서문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처음에는 반쯤 재미 삼아 이문열 삼국지의 숱한 오역을 정리하다가 이 책이 '대학 합격자들의 논술 대비 추천 도서'라고 기술하는 광고등을 보고 황당하다 못해 비참해져서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2 상세
그 내용은 기본적으로 이문열 삼국지에서 나타나는 오역을 주로 다루고 있으나 꼭 이것만이 아니라 여러 국내 삼국지 판본에서 흔히 나타나는 오류들에 대해서도 서술하였다. 일례로 관우의 작위 한수정후(漢壽亭侯)가 '한(漢)'의 '수정후(壽亭侯)'가 아니라 '한수(漢壽)'의 '정후(停侯)'라는 사실은 중국내에서도 오류를 바로잡지 않은 판본의 경우 잘못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를 지적한다던지. 참고로 국내에서도 조풍연, 박종화 삼국지에서는 '한수 정후 관운장'이라고 제대로 표기한 바 있다.
오역 외에 한편으로는 이문열 삼국지에서 주로 잘못된 번역이나 사실에 대해 작가적 상상력이 동원된 부분들도 지적의 대상. 예를 들면 어떻게 관우는 신이 되었나 라는 주제에 대한 자료와 중국내 의식 등을 서술한 보다 객관적인 사실 설명이나, 제갈량 신격화 과정 그리고 촉의 인물들이 특히 많이 신격화된 이유 등에 대해 요점을 짚어가며 잘 설명하고 있어 여러가지 참고할 만한 이야기가 많다.
이외에도 이 책의 지적 사항은 최소한 원문을 제시하며 그 번역에 대해서 논하는 부분에 대해서만은 상당히 객관적임을 인정할 만한 수준이다. 참고로 이문열 삼국지는 이 책 이전에도 각계각층에서 오류에 대한 지적이 많아 2002년 개정판을 낸 바 있는데, 이 서적 출간 이후 2004년에 다시금 개정판이 나왔다. 다만 리동혁은 이문열 삼국지 뿐만 아니라 황석영 삼국지도 번역 오류가 많음을 본서에서도 그렇고 잡지 신동아의 지면을 통해서도 지적한 적이 있는데 이들 두 거성께서는 '뭔 듣보잡이 시시한 오류 한두개 가지고 난리야.'라는 요지로 실드치는 여유를 보이시기는 했다.(…)
이후 리동혁은 같은 출판사를 통해 자신이 직접 삼국지연의를 번역한 본 삼국지를 출판하였다. 다만 전문 작가가 아니고 한국어에 완벽히 능통할 수는 없다는 한계 등이 있어 번역의 정확성은 대체로 인정되나 읽기에 재미있지는 않다는 한계가 많이 지적되며 판매량 역시 그다지 좋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좀 더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 참조.
3 빠질?
이 책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리동혁이 은근히 조조빠라서 불공정하게 썼다고 주장하며, 소단락 두 개[1]를 할애하여 조조를 변호하고 한편으로 촉 진영의 주요 인물들, 특히 유비/ 제갈량/ 조운에 대해서는 좀 과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어 재단한다는 것을 근거로 삼는다.
하지만 조조빠라는 근거로 제시된 단락 중 '신하로서는 더 오를 수 없는 지위'는 이문열 삼국지에서 좌자와 관로, 조조 사이에 있었던 대화와 복황후가 주도한 조조 제거 계획에서의 번역 오류를 지적하는 내용이며, '영웅 조조가 악인으로 매도되기까지'는 조조의 이미지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짐을 각 시대의 정치적 배경에 비추어 따라가보는 내용이므로 이걸 근거로 저자가 조조빠라기엔 부족하다.
'자연의 섭리는 하늘의 뜻' 단락에서 상방곡에서 화공으로 사마의 3부자를 죽이려다 실패한 내용을 두고 본문 222p에서 현대 기상학자들의 견해라며 '제갈량이 자연의 섭리를 몰라 벌어진 일'이라고 서술한 것을 촉까라는 근거로 삼는데, 저자도 문제의 내용 전에 '삼국지의 싸움은 허구가 섞였지만 지명은 낙봉파 같은 경우를 빼고는 실제'라고 이미 밝히고 있어 상방곡 싸움을 사실로 본다고 하기 어렵고, 해당 내용은 실제로 존재하는 상방곡에 대한 기상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언급하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소설 속의)제갈량이 자연의 섭리를 몰라 벌어진 일' 정도로 보는 게 맞다.
엄밀히 말하면 리동혁은 위빠촉까라기 보다 나관중빠에 태사자빠, 모종강까다. 본 삼국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리동혁은 조금 무리할 정도로 나관중의 원본에 그나마 가까운 가정본의 내용을 살렸고, 나관중본에 자주 등장하는 '천하는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라 천하 사람들의 천하이니 덕 있는 자가 차지할 뿐'이라는 말을 자주 언급한다. 반면 모종강본에 대해서는 가정본의 군더더기와 오류를 없애 소설로서는 완성도가 높으나 사상적으로는 고루하고 사기적 마케팅 전략[2]을 사용했다며 싫어한다. 태사자에 대해서 이 책에서는 '태사자의 포위돌파 전설과 사실'(275p) 단락으로 빠심을 드러내며, 본 삼국지에서는 별도 페이지를 사용하여 태사자에 대해 소개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어쨌든 저자의 이러한 생각들은 독자의 생각과 다를 수 있으므로 판단은 알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