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일러 화이트

(스카일러에서 넘어옴)

BB-S5B-Skyler-590.jpg

스카일러 화이트(Skyler White)는 미드 브레이킹 배드의 등장인물이다. 배우는 애나 건. 마리 슈레이더의 언니이며 월터 화이트의 아내이다.

주의.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이 틀 아래의 내용은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의 줄거리나 결말, 반전 요소가 직, 간접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의 내용 누설을 원치 않으시면 이하 내용을 읽지 않도록 주의하거나 문서를 닫아주세요.


직업은 소설가지만 구상 외에 본격적으로 작업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고 임신, 출산과 집안 대소사에 밀려 그쪽 신경 쓰는 모습만 나와 거의 가정주부로 보인다. 가세가 기울자 시즌 2부터는 4년 전에 일하던 직장에 낙하산으로 돌아가서 회계 담당자로 일을 이어간다.

월터가 암에 걸리기 전에는 풍족하진 않지만 화목한 가정을 이루며 살았고, 남편을 진정으로 사랑하여 집안 형편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돈이 들든 간에 월터의 암을 고쳐야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하지만 점점 남편의 수상한 행동을 지켜보며 지쳐가다가, 마약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강한 환멸을 느낀다. 그 후 월터를 위험 인물로 간주하고 그로부터 가족을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자신과 가족을 월터의 인질이라고 표현하기도.

스카일러는 월터와 이혼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쓴다. 직장 상사와 불륜을 한 후 선전포고 하듯 알리고, 월터를 집에서 내쫓고 다시 돌아온 월터를 경찰에 신고하기도 한다. 하지만 제부인 행크가 총에 맞은 후, 가족을 걱정하고 보살피려고 하는 월터의 태도에 마음이 흔들힌다. 결국 행크의 재활비가 보험 처리 되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문제와도 맞물려, 결국 월터와 공범이 된다. 월터의 범죄를 숨기고 마약으로 번 검은 돈을 세탁하는 데에 협조하게 되고 만다.

스카일러는 안티가 많은 캐릭터이다. 브레이킹 배드에 대한 의견을 찾다보면 스카일러 욕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그만큼 많은 시청자들이 주인공 월터의 행동에 몰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카일러를 싫어하는 사람은 대부분 스카일러가 불륜을 저지르고, 돈세탁을 했다는 도덕적인 면에서 싫어한다기보다, 월터의 장애물이 되기 때문에 싫어하는 경향이 크다. 불륜을 저질러서 월터에게 상처를 입히고, 불륜남의 실수 때문에 월터의 범죄가 밝혀지는 것을 막기 위해 멋대로 돈을 주어 메꾸려고 한 것, 돈세탁을 시도할 때 월터와 사울의 의견에 반대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밀고나간 것, 시시콜콜 남편에 대해 캐묻고 감시하며 잔소리하는 바람에 월터가 마약 제조를 하기 힘들어진 것 등에 분노한다.

월터에게 별로 공감하지 못하면 스카일러에 대한 분노도 덜할 것이다. 월터는 주인공이지만 다분히 반영웅적인 캐릭터이며, 후반부에 갈수록 점점 더 악랄한 범죄를 하기 때문에 몰입이 떨어질 수 있다. 제시도 마찬가지이지만 범죄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고, 연인과 아이를 아끼는 면을 보여주어 비교적 쉽게 몰입되는 것과 달리 월터는 적극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특히 극 후반에는 누가봐도 악랄한 범죄자가 되면서 몰입을 깨트리기 쉽다. 이를 위해 가족과 스카일러가 존재한다. 특히 스카일러는 월터와 가장 가까운 반려자이면서, 가치관이 점점 엇갈리는 위치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스카일러는 극중 몰입을 유도하는 중요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극 후반으로 갈수록 스카일러의 실수와 비합리적인 행동이 눈에 띄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이 "일부러 욕하라고 만든 캐릭터", "그렇기 때문에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라는 말은 지극히 안티적인 관점이다.

일부 에피소드 감독은 스카일러 화이트를 연기하는 여배우 애나 건에게 "시청자들이 월터에게 공감하며 열광하도록 누가 봐도 싫어할 수밖에 없는 스카일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는 일화도 있다. 그덕에 감독의 요구를 기대 이상으로 달성하여 시청자들의 뇌리에 스카일러를 천하의 개쌍년으로 단단히 각인시킨 해당 배우의 연기력이 새삼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다. 스카일러 역의 해당 역할로 에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캐릭터"라는 말은 타당할 것이다.

하지만 인터뷰나 코멘터리를 보면 작품에 관여한 제작진은 대부분 스카일러에게 동정적이다. 후반에 스카일러가 범죄에 가담하는 것을 비판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월터의 행동에 반대하고 그에게 싸늘하게 대하는 것은 범죄에 거부감을 가진, 가정을 지켜야 하는 입장로서는 당연한 행동이며 그랬던 그녀의 일상적인 삶이 망가진 것도 결국 마약에 손을 댄 월터의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총 제작자이자 감독, 각본 등을 맡은 빈스 길리건은 스카일러가 비난받고 월터가 동정받는 것을 의아해했다. 범죄자인 월터가 시청자에게 거부당할까봐 걱정했는데, 반대로 너무 쉽게 받아들여져서 놀랐다고 한다. Vulture와의 인터뷰에서 스카일러를 향한 팬들의 비판에 대해 이렇게 대답한 적도 있다.[1]

브레이킹 배드에 나오는 아내들이 너무 샹년같이 군다며 문제 삼는 사람들은 여성혐오자일 겁니다. 나도 월터의 계략에 넘어간 이후로 스카일러가 덜 좋아졌지만, 초창기에는 쇼의 도덕성을 책임지고 있었어요. 그녀는 월터에게 '메스암페타민을 제조하면 안 된다'고 말해주고 있었다고요. 이런 X 같은 남편하고 같이 사는 고역을 치러야 하는 거예요. 그리고 또한 인터넷을 무슨 일이 있어도 멀리 해야하는 이유라고나 할까요. 시청자들이 스카일러 화이트가 마약 제조와 살인을 일삼는 남편의 재미를 망친다고 불평하고 있다고요? 그녀는 남편에게 살인자가 되지 말고 애들이 쓸 마약을 만드는 놈이 되지 말라고 제지하려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그걸 문제 삼을 수가 있는 겁니까?

즉, 극적인 흥미와 카타르시스의 문제를 떠나, 월터와 같은 백인 남성 캐릭터는 수많은 악행과 단점까지 캐릭터성으로 인정하여 입체적이고 공감간다고 평가하는 반면, 여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면모를 받아들일 수 없어 단순히 말 잘듣는 성녀/말 안듣는 창녀의 이분법적 판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시청자가 많다는 말이다.


위와 같이 시청자들이 주인공인 월터에 몰입해서 그에게 장애물이 되는 스카일러를 싫어한다는 주장도 어느정도는 일리있는 말이다. 하지만 스카일러에 대한 반감을 반(反)월터, 혹은 여성혐오적 시각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흑백논리다. 스카일러는 극 초반, 가정에 헌신적이며 남편을 사랑하는 좋은 와이프였다. 그녀가 인격적으로 완벽했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지만, 어찌됐건 '평범한' 아내였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녀에게 남편의 암투병은 분명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을테고, 더군다나 무언가를 계속 숨기며, 점점 변해가는 월터에게 낯설음을 느끼고 힘들어하는 것까지는 분명 그럴 수 있다. 또한 월터가 마약을 제조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 가족을 위함이었지만, 가족들이 불법적으로 번 막대한 돈을 쥐게되는것을 과연 원할 것인지, 그리고 그 행동이 가족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그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월터의 행위가 과연 옳은 것이었는지 생각해보아야한다. 그런의미에서 스카일러는 피해자가 맞다. 스카일러가 월터가 마약을 제조한다는걸 알고 보인 반응도 분명 이해할 수 있는 것이었다. 거기까지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카일러가 찾은 돌파구는 어땠는가? 불륜이었다. 불륜이 어떻게 대응책이 될 수 있는가? 더욱이, 주부로써 임신한 몸으로 담배를 피거나, 아이의 안전을 등한시하는 행동은 단지 '월터 때문에'라고 면죄부를 줄 수 없는 명백한 그녀의 잘못이다. 무엇보다 스카일러가 일관적으로 월터의 행동에 대해 반대했으면 모를까, 극 중후반부에 가서는 스카일러는 분명히 월터의 범죄를 묵인하고, 돈세탁에 적극 관여하는 등 이미 공범이다. 게다가 테드 베네키와 불륜을 저지르며 그의 횡령을 묵인해 준 것이 일이 커져 관련이 없는 월터까지 위험에 빠뜨릴 뻔했고,(월터의 행동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일을 무마하기 위해 월터의 동의없이 큰 돈을 사용했다. 또한, 그 이후에도 월터도 동의한 사안이긴해도, 행크의 재활을 위해서 그 돈을 쓰자고 제안하는 것도 그녀다. 스카일러는 계속해서 '그런 짓을 해 돈을 벌면 안된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결국 그 돈을 자신을 위해 사용한다는 점에서 이율배반적이다. 또한, 극 후반부에 가서는 일이 커지고 월터에게 두려움을 느끼며 발을 빼고 싶어하지만, 이또한 자신이 좋을때만 관여하고, 불리해지니 발을 빼려하는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비판받을 여지가 분명하다. 결국 그녀는 비난만을 할 뿐 어느하나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며, 자신의 이익과 안전만을 위해 행동하는 인물이다.

스카일러는 월터에게 '가족을 위해 했다고 말하지 말라'며 비난하고, 분명 월터의 행동은 '가족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극이 진행될수록 그것은 더욱 분명해진다. 월터는 위험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기위해 애쓰지만, 역으로 가족들을 위험에 처하게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월터 본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공범인 스카일러 또한 자신이 행한 일들을 '월터에게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라고 말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스카일러를 옥죄는 것은 결국 월터가 아닌 그녀 자신일뿐이며, 그것을 월터 탓으로 돌리는 그녀의 행동이 보는 이로 하여금 설득력을 잃게 만드는 것이다.
  1. http://www.vulture.com/2013/05/vince-gilligan-on-breaking-ba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