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에서 나온, 프라모델의 생산 시 사출방법의 하나.
프라모델은 보통 '러너'라는 단위로 구성되는데, 이 러너에는 한 장마다 프라모델의 부품들이 여러개 붙어있으며 이것을 떼어서 조립해야 한다. 러너 한 장은 틀에 녹은 플라스틱을 넣어 굳히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니까 초창기에는 당연히 러너 하나는 한 종류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여 한 러너의 각 부분을 다른 색깔의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기술이 '시스템 인젝션' 기법이다.
이 기법을 쓰지 않으면 빨간색 부품은 빨간색 러너로, 흰색 부품은 흰색 러너로 따로 따로 만들어야 하는데, 부품이 몇 개 없는 색깔이 있으면[1] 그 색깔을 위해서만 러너를 하나 더 찍어야하는 일이 벌어진다.
정식으로 시스템 인젝션이라고 용어를 쓴건 아니지만 80년대부터 역습의 샤아 시리즈나 센티넬 계열 모형과 SD건담 등에 이 방식이 쓰였다. 그때의 명칭은 이로프라.(그러니까 국내식으로 말하면 색프라 정도?)
그리고 본격적으로 활용된 건, 90년 벽두부터 반다이의 야심찬 새 등급으로 나오기 시작했던 구 HG 건프라였다. 대표적으로 퍼스트, 제타, 더블제타로 시스템 인젝션이 적용된 런너를 고급스럽게 디자인된 띠지가 덮고 있는 등 야심찬 명품(?) 이었던 듯. 놀라운 것은 한 런너에 여러 색상이 아니라, 한 부품 안에 여러 색이 들어갔다는 것. 건담의 상체를 예로 들면 파란 몸체에 빨간 콕핏해치랑 노란 덕트가 있는데, 예전/요즘 물건은 그냥 색상별 따로 부품분할[2]로 처리한다. 허나 저 방식은 그냥 하나의 부품인데 덕트고 해치고 알록달록하게 찍혀 있는 괴상하고도 경탄스런 결과물이 나온다(..)
이 방식(한부품 두색상)은 따로 시스템 인서트라고도 불리며 일반적인 시스템 인젝션과 구분된다. 허나 맨 아래에서도 기술하듯 성형난이도가 높고 불량률이 매우 높아[3] 94년 이후의 신제품부터는 아예 자취를 감췄으며, 지금은 PG건담의 손가락이나 다리 프레임 같은 다소재 다중성형으로 약간의 변신을 거쳐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아무튼 80년대 말부터 이 방식이 정착한 이래, 반다이 로봇 키트들은 최소한 런너 한벌은 시스템 인젝션으로 잘 나온다. 주로 A런너가 시스템 인젝션 적용이고, 나머지 런너들은 단색인 경우가 많다.
물론 시스템 인젝션으로 색칠이 필요없다고 해도 색감이 맘에 안들거나 그런 이유로 다시 채색하는 사람도 많다.
사출시 플라스틱의 종류와 들어가는 색상 도료에 따라 수축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생각외로 난이도가 높다고 한다. 기술력 문제인지 반다이 이외의 프라모델 메이커에선 사용한 적이 없다.
사실 기술력 문제는 아니며, 생산소요시간,생산비용이 일반 러너파트를 작게 나누어 여러색상으로 사출해내는것과 비교해서 효율이 떨어지다보니 타사에서는 하지않는것 뿐이다. 러너야 어차피 조립이 끝나면 보통은 버려지는 물건이고 버려지는 러너를 여러색으로 분할조합시키는게 소비자에게 큰 잇점을 제공해주는것도 아니다. 예를들어 한러나당 3종류의 색상을 시스템 인젝션으로 사출하는것과 일반 러너를 색상별로 3장뽑아주는것. 이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전혀다를것도 없거니와 제조사입장에서도 후자가 더 편하고 생산성도 좋다. 그리고 반다이만 시도했던 기술도 아닐뿐더러, 당장 아카데미과학의 MCP라인업만 보더라도 타이타닉의 경우 선체를 투톤으로 조합시킨 시스템 인서트와 별반 다르지않은 사출물을 쓰고있다. 반다이가 원채 건프라로 입지를 탄탄히 하다보니 반다이의 기술이 압도적이다라는 상상들을 하는데, 모형업체중 대기업들의 경우는 기술력이 대동소이하다. 당장 타미야만 하더라도 반다이가 쓰는 기술 대부분은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