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전투용 모빌슈트는 콜로니의 선진 과학기술을 가진 여섯 명의 과학자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졌다. 명칭은 톨기스. 하지만 콜로니 지도자 히이로 유이가 암살 당하자 여섯 명의 과학자 중 다섯 명은 잠적했고, 톨기스를 다룰 수 있는 파일럿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톨기스의 성능을 셋으로 나눠, 장갑은 리오가, 화력은 트라고스가, 기동성은 에어리즈로 이어진다.
미노프스키 입자가 존재하는 우주세기에서는 유시계 전투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MS, MA의 효용성이 성립되었다. 하지만 미노프스키 입자가 존재하지 않는 신기동전기 건담 W에서 MS가 존재하는 이유는 조금 다르다.
애프터 콜로니의 시작은 우주세기의 시작과 유사하다. 인류의 우주 진출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그 역사는 1년전쟁이 시작될 무렵의 우주세기보다 더 오래 되었고, 처음부터 병기로 출발한 우주세기의 MS와는 달리 애프터 콜로니의 MS는 작업용 기계로 출발했다. 그리고 우주이민자와 지구주민 간의 분쟁이 일어났을 때, 지구주민과는 달리 마땅한 병기가 없던 우주이민자가 사용한 병기가 바로 작업용 기계, MS였다.
애프터 콜로니의 세계관에서 콜로니에 이주, 콜로니를 설치하고 우주이민시대를 연 것은 노동자와 기술자였다. 특히 선진기술을 가진 기술자들이 만들어낸 작업용 기계, MS는 분쟁 때 마땅한 무기가 없던 우주에서 그 MS를 만든 기술자들과 MS를 사용하는 노동자들에게 임시 방편으로 사용되었다.
이 MS가 우주에서 나름대로의 성능을 보이자(사실 지상과는 달리 당시에는 우주용으로 마땅한 병기가 개발되지 않은 게 그 이유였다)일부 세력이 MS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최초로 MS를 병기로 개발할 생각을 한 것이 롬펠러 재단의 지원을 받는 OZ였고, OZ는 MS 병기 개발을 위해 우주이민자의 선진 기술자들을 영입하였다.
그들이 바로 훗날의 5명의 건담 개발자, 그리고 버니어 계열의 권위자인 하워드였고 이들이 개발한 것이 기천의 적을 홀로 섬멸하고, 최종적으로 승리를 거두는 톨기스였다.
하지만 톨기스는 인간이 다룰 수 없다시피한 MS로 완성되었기에 당대에는 조종할 파일럿이 존재하지 않았고, 히이로 유이의 암살 사건 발발로 5명의 건담 개발자는 잠적, 톨기스의 개발은 완성 직전에 중단된다.
이후 이 개발을 훗날 건담의 파일럿 히이로 유이의 양부가 되는 세이스 클라크가 이어 받았고, 세이스 클라크는 오버 테크놀러지 머신인 톨기스의 컨셉을 장기간 오랫동안 호환성 높게 사용할 수 있는 슈퍼 테크놀러지 머신인 리오로 바꿨고, 한편으로 기동요새 톨기스의 성능을 3분할한 리오(장갑), 트라고스(포격), 에어리즈(기동)의 세 MS가 완성된다.
하지만 정작 MS의 완성에도 불구하고 통일연합군은 MS의 성능에 의문을 품는다. 한편으로 롬펠러 재단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일부 투입되긴 했지만 리오나 트라고스는 마땅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고, 에어리즈 역시 기동성을 살린 보조 병기로나 유용되고 있었다.
이런 3기의 MS가 가진 특징에 주목한 것이 바로 트레이즈 크슈리나다였다.
트레이즈는 처음에는 MS를 거추장스러운 장식물 정도로 취급했지만, 미완성된 톨기스를 목격하고 MS의 가능성을 깨달은 뒤 리오, 트라고스, 에어리즈를 이용한 새로운 MS 전술을 개발한다.
이후 트레이즈가 육, 해, 공군의 지원 없이 MS만으로 구성된 부대 스페셜즈로 각지에서 전과를 올리면서 MS만으로 구성된 부대의 가능성이 주목되고, 롬펠러 재단이라는 막강한 재단의 적극적인 공작, 투자로 MS가 군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다.
한편으로 MS의 전술을 개발하고, MS의 실전 운용데이터를 확립한 트레이즈 크슈리나다 휘하 스페셜즈의 입지는 통일연합군에서 점점 확대된다. 이로 인해 기존의 병기보다 MS의 입지는 더욱 더 확대되고, 통일연합군의 적 역시 대다수의 MS를 상대로 MS를 투입. 대량의 MS가 전장에서 사용되면서... 롬펠러 재단은 더더욱 대박을 치게 된다.
이후 오퍼레이션 메테오 무렵에는 MS가 주력병기가 되었고, 롬펠러 재단은 MS로 쌓은 입지와 전쟁으로 벌어들인 재력, 콜로니의 자원 등을 활용해 대량의 모빌 돌을 생산, 마침내 비르고가 탄생하기에 이른다.
즉, 미노프스키 입자의 등장으로 인해 처음부터 병기로 고안된 우주세기의 MS와는 달리 건담 W는 작업용 기계로 시작해 분쟁용으로 유용되다가, 롬펠러 재단이라는 막강한 재벌이 붙고 트레이즈라는 불세출의 전략가가 MS를 이용한 전술을 수립함으로써 MS가 대박을 쳤고, 이후 주력이 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고로 신기동전기 건담W의 세계관에서 MS가 사용되는 이유는 굳이 MS가 효율적이었다기 보다는, MS가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주력 병기로 자리잡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MS 주도의 병기 체계가 성립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마스 샌츄리 시대에 MS가 주력 병기인데 한 가지 이유가 더 첨부된다. 무대인 화성은 강력한 자기장 때문에 레이더가 정상적으로 작동되기 어려웠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유시계 전투를 유념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MS는 이런 환경에서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또한 본래 표면적으로 모든 병기를 방폐한 세계통일국가와 마찬가지로 화성권도 시작은 표면상 병기를 보유하지 않았고, 애프터 콜로니 최후의 대전이었던 리브라 공방전, 그 이후의 마리메이어 사변 때에도 MS가 주력으로 사용되었으며 건담과 같은 전설적인 병기가 존재했으며, MS용 무인병기 시스템인 모빌 돌의 존재가 MS를 고집하게 만든 이유기도 할 것이다.
한편으로 애프터 콜로니 시기의 전투용 MS는 전쟁에서 이기려면 목숨을 바치라는 의미로, 파일럿의 생명마저 도외시한 모빌슈트가 만들어졌다. 대표적으로 톨기스, 윙 건담 제로는 파일럿의 생명, 안전은 완전히 도외시하며 말 그대로 죽을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기체의 온전한 성능을 끌어낼 수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점은, 애프터 콜로니 시기의 MS는 톨기스, 제로, 에피온과 같은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대단히 뛰어난 안전장치와 탈출장치가 탑재되어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콕피트를 직격당하지 않거나, 유폭에 휘말리지만 않는다면 격추 당해도 생명을 잃을 염려는 없었다.
트레이즈 크슈리나다의 집권과 오퍼레이션 메테오, 그리고 세계국가 VS 화이트 팽 최후의 접전 직전의 사망자가 10만명 전후에 그칠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 또한 모빌 돌이 주력 병기로 채택된 덕도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