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율극

무협소설북궁남가》의 등장인물. 《천뢰무한》에서도 언급된다.

북궁남가에서는 이름이 율안극이었지만, 천뢰무한에서 야율극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다가 카뮬란이라는 이름으로도 나와서 진짜 이름이 뭔지는 알 수 없다.

북궁남가에서는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야율극이 남긴 유산이 북궁남가 내에서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에 어찌 보면 뇌정군림마제 카뮬천상오절을 창시하고 사라진 관음문의 마지막 문주 단업성보다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인물이다.

그 정체는 바로 가공할 두뇌집단 혈뇌서원의 마지막 원주이자 뇌정군림마제의 창시자로 평생을 걸쳐 혈왕결을 복원하면서 지내다가 말년에 관음문의 7대 문주 단협과의 싸움에서 패배하여 천축으로 도주했다고 알려졌다. 혈뇌서원은 일인전승이고 제자가 살아남기만 하면 언제든지 그 맥이 이어지는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문파라는 걸 볼 때, 아마 도주하기는 했어도 심각한 상처를 입어 더는 생을 유지할 수 없거나, 중원에 있던 모든 기반을 잃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록 관음문과의 싸움에서 패배하긴 했어도, 혈뇌군사답게 출중한 두뇌, 그리고 아직 혈경만은 남아있었는지 그 내용을 바탕으로 가공할 마학 혈왕결을 복원하고, 수많은 마공을 새로이 개발하여 혈경에 추가한 뒤에 우연히 발견한 신과 마의 기운이 모이는 신마쌍극지에 철괴를 얹어 신기의 침입을 막고 자신이 품은 세상을 향한 증오와 살기, 분노, 마기로 혈마단을 정제하기 위하여 혈경과 자신이 개발한 마병법, 그리고 이혼대법의 발전형인 마혼전생을 함께 자신을 스스로 매장한다. 그리고 수백 년이 흐른 후, 이걸 근처에 있던 뇌음사의 사미승 카뮬이 발견하여 혈마단을 삼키고 세상을 파괴하고자 하는 뇌정군림마제로 재탄생한다.

육체는 사라졌지만, 혈마단에 담긴 야율극의 증오, 분노, 살기, 마기는 그대로 남아 마혼전생의 비법을 통해 끊임없이 다음 뇌정군림마제에게 이어져 왔기에 그 의지와 정신만은 끝까지 살아남았다고 볼 수 있다. 북궁남가에 이어 쾌도무적천뢰무한은 세상을 멸망하는 걸 목표로 삼은 야율극의 의지와 대립하는 영웅들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으며 천뢰무한뇌정마제 낙무흔은 야율극의 의지에서 해방되어 야율극의 대업을 이루려는 사굉운사도빈, 그리고 모든 것의 원흉혈왕을 끝장냄으로 혈경과 함께 영원히 사라진다.

혈경에 남긴 야율극의 글을 보면 자신이 만든 새로운 마공뇌정군림마제의 대한 자부심 하나는 대단했던 모양이다. 그 누구도 뇌정마제를 이길 수 없다고 써놨다거나, 혈경의 마공 중에서 도망치는 용도가 있긴 해도 뇌정마제는 강하기에 이런 방법을 쓸 필요가 없다고 적어놓은 걸 보면 그런 부분이 여실히 드러난다.

야율극의 증오와 분노, 살기를 이어받은 뇌정군림마제가 강호에 출두할 때마다 무림을 패망 직전으로 항상 몰아놨던 걸 보면, 관음문의 7대 문주 단협에게 패배해서 혈뇌서원이 멸망하고 천축으로 쫓겨난 게 그렇게 억울했나 보다. 본래 목표인 지식으로 세상을 농락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세계멸망을 바라는 집단으로 정체성을 바꿨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