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공

영어Positive Hole
일본어正孔
표준중국어空穴(kōngxué)

전자들이 모여있는 데서 몇개가 빠져서 생긴 '구멍'을 양의 전하를 가진 입자로 취급하여 이르는 말이다. 전자가 움직이면 빈 공간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를 전자와 반대의 전하인 양전하로 취급한다. 이런 일을 하는 이유는, 모든 전자의 움직임을 일일이 계산하는 것보다 양전하 몇개의 움직임만을 계산하는 게 더 쉽기 때문. p-n형 반도체, 다이오드트랜지스터의 설명 및 설계에 계산량을 줄이기 위해선 필히 사용해야 하는 개념이다. 전하 운반자의 역할을 하는 것은 전자와 같으며 대개 이동도(mobility)가 전자보다 작아서 빠른 동작을 하는 장치에 이용하기 어려운 편이다.

양공을 본 뜻대로 '전자의 구멍'으로 서술할 경우 관련 전공에 발바닥이라도 담그지 않았다면 이해가 어려울 수 있어 보통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에서는 전자와 같이 하나의 입자로 취급한다. 고전적인 전류 방향(그러니까 +에서 -로 흐르는)과 이동 방향이 같기도 하고.

흔히 일본쪽의 번역을 따라 정공이라고 부르며 특히 공학계열에서 이런 경향이 강하나 현재 표준인 단어는 항목명인 양공(陽孔)이다. 이쪽이 의미도 더 명확한데, '양전하를 띄는 것처럼 보이는 구멍'이라는 의미에 어느쪽 단어가 더 직관적으로 보이는지 생각해보자. 일본어와 한국어에서 정과 양이라는 두 한자에 대한 의미차이가 이런 차이의 원인이다. 일본에서 양/음전하를 각각 정/부전하라 부르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