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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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의 황후.

명성황후가 시해된 이후 실의에 빠져 고독한 나날을 보내던 고종(조선). 선교차 조선에 온 미국 오하이오의 장로교 목사 피터 브라운의 딸 에밀리 브라운(만 15세)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에밀리 브라운을 자주 궁궐에 부르게 되고, 결국 조선 왕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외국인 황후를 맞이했다. 그리고 이 외국인 황후가 귀비 엄씨라는 것이다.

...

이게 뭔 개소리야?

사실은 1903년 미국 보스턴 선데이에 실린 기사로, 당연히 허위 사실 유포이다. 기사가 실린 후 물론 반발이 극심했다. 이 기사가 보도된 지 며칠도 안 되어 영문잡지 코리안리뷰 11월호 기사에는 "거짓말이 참말보다 생생하게 행사하는 것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미국 몇 신문이 한 미국인 아가씨가 한국의 황후가 되었다는 가십기사를 실어 한국에 사는 미국인들의 얼굴을 들지 못하게 하고 있다. 어찌 이 광대놀음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단 말인가" 라는 기사가 실렸다.

미국 공사관에서는 "한국 황제는 외국인 아가씨와 결혼한 사실이 없다. 더욱이 에밀리 브라운양의 놀라운 결혼을 뒷받침해 줄 근거는 찾아 볼 수도 없다. 또한 한국 황실로부터 간호사, 시녀, 여교사, 가정교사, 여의사 같은 미국인 여성을 고용하겠다는 초빙 요구도 받은 적이 없다." 라는 성명을 발표하였고 해프닝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보스턴 선데이의 보도 뿐만 아니라 미국 언론에서는 한국의 황족이 미국인과 혼인하였다는 등의 거짓 기사들이 넘쳐났다.

그리고 한국의 진짜 외국인 황후는 나시모토노미야 마사코다. [1]


아무튼 이 기사를 모티브로 한 팩션 소설 에밀리가 있다. 조선판 왕과 나

가상 인물인 에밀리라는 선교사의 딸 - (엄상궁은 따로 나옴)- 과 아관파천 이후 고종의 플라토닉 러브를 그린 로멘스. 명성황후가 끔살당한 후 일본을 피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한 고종은 러시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것을 경계한다. 그러다가 미국을 한반도를 둘러싼 싸움판에 끌어들이기 위해 우연히 만난 금발의 미국 선교사 아가씨 에밀리에게 '가짜 연애를 제안한다.' 하지만 소문이 퍼지며 이 교제를 진담으로 받아들인 러시아와 일본이.. 그저 선교사+의사를 하며 8년째 살며 조선 땅에 정들었던, 하지만 평온한 생활을 하고 있던 아가씨 에밀리의 삶은 한순간에 조선 근대사의 각박한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된다..

극 자체로 보면 재미있고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짜임새가 있는 극이 흔히 그러하듯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대칭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가상인물인 에밀리와 고종의 성격 설정 및 밀당도 꽤 재미있고 설득력있게 진행되는 편.

그리고 현시창스런 대한제국의 국권 침탈과정이 제법 상세하게 그려지면서도, 로랜스로 인해 상당히 서정적이고 애수에 찬 색채를 띈다. 이 때문에 국권이 침탈당한 이유를 내인론에서 찾는 사람의 경우 거부감을 느낄 수도

단, 이런 소재가 타겟이 되는 독자층에게 팩션이 생소했는지, (아님 고종 사진 얼굴이 생각나 몰입이 안되서??? ) 흥행엔 성공 못한 듯.

이 사건을 바탕으로 쓰여진 듯한 옛날 소설이 경매에 나와 한국인이 사들였다고 한다.

조선을 배경으로한 세계최초 해외 장편소설 '코레아 황제 시카고 공주(Corea Emperor Chicago Princess)'
  1. 엄밀히 말해 황후까지는 아니고 왕비이다. 순종 사후 그 뒤를 이은 영친왕이 황제가 되진 못했기 때문. 어찌됐건 영친왕 내외는 사후 종묘에 나란히 배향되어 있다. 조선 왕조 종묘에 모셔진 최초이자 최후의 외국인인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