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그레고로비치 길렐스 (Emil Grigoryevich Gilels, Эми́ль Григо́рьевич Ги́лельс)
출생 1916년 10월 19일
사망 1985년 10월 14일
공식 사이트 www.emilgilels.com/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와 함께 있는 길렐스.
'강철 타건'으로 유명하며, 바흐부터 시작하여 프로코피에프 등 현대 작곡가들까지 레퍼토리가 매우 넓다. 특히 세간에는 그의 베토벤/브람스 피아노곡 연주가 뛰어나다고 정평이 나 있다. 또한 그는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의 피아노 소나타 8번을 세계 최초로 초연하였다.
에밀 길렐스의 연주는 대체로 '강철 타건'이라는 별명과 걸맞게 강인하고 격정적이다. 이러한 경향은 악보상의 세기가 강한 부분, 또는 작곡가에 의해 극적인 성격이 부각된 부분을 연주할 때 두드러진다. 강력한 타건은 그의 피아노 협주곡 연주를 대표하는 정체성이기도 하며, 동독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와 협연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나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출시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음반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길렐스의 연주 성향이 '힘'만으로 요약되지는 않는다. 그의 피아노 소나타 연주는 협주곡과는 달리 서정적이면서도 정제된 느낌을 준다. 물론 그의 곡 해석이 빌헬름 켐프나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의 그것처럼 세밀한 기교 및 독창성을 강조하는 유형은 아니지만, 길렐스의 피아노 소나타는 그만의 단단한 연주와 어우러져 담백한 느낌을 준다. 또한 그의 피아노 소나타 연주는 주제부 간 셈여림의 차이를 잘 이용하는 편이다. 시종일관 섬세하게 연주하는 이들과 달리, 길렐스는 소나타 곡의 대부분을 잠잠하게 연주하다 세기나 빠르기가 강해지는 부분에서 강력한 타건을 보여주곤 한다. 이는 감상자에게 있어 마치 문학적 긴장감과도 같은 새로움을 느끼게끔 한다.
도이치 그라모폰과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 계약을 맺고 녹음하던 중, 베토벤의 소나타 32곡 중 중 32,24,22,9,1번의 단 5곡을 남겨둔 상황에서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 건강검진 받으러 갔다가 의사의 과실로 사망하고 말았다. 향년 69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