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독신수

"부엌 항아리 속의 양념장이 아니야! 독이라고, 독! 몸 안에서 직접 생성해내는 독! 그 기운이 손에 이르러 조화를 이루니까 오독신장이라고 불리는, 독공이라는 말이야! 고기에 붓고 죽에다 끼얹어 맛 내는 양념이 아니라고!"[1]

풍종호 무협소설 『경혼기(驚魂記)』에 등장하는 독왕(毒王)의 절기가 시작되는 것을 알리는 기수식에 해당되는 무공이 오독신장(五毒神掌)[2]으로, 언제 어느 때라도 다섯 가지 독성을 발휘하는 독의 장력이다. 언제든 마음먹으면 다섯 가지 독성을 다른 성질의 독으로 교체할 수 있는데, 이는 몸 안의 오장에서 다섯 가지의 독을 자체 생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레 통제도 가능하여 손으로 발출할 수가 있다. 또한, 독성이 시전자의 심경 변화에 따라서 변화하여 효과가 드러날 때는 선명한 다섯 가지의 색채의 변화가 나타난다.

녹림대제전(綠林大帝轉)』에서 독군자(毒君子)는 독왕을 뛰어넘고자 했으나, 수십 년의 세월동안 독왕의 절기에 닿지 못한다. 그래서 작금에는 기수식인 오독신장만이라도 완성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독군자는 오독신장을 그저 철사련(鐵砂練)의 독장(毒掌), 흔히 독사장(毒砂掌)이라 부르는 독공에 다섯 가지 독성(毒性)이 부여되면 되는 것인 줄 알았기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왕삼구를 만나면서 깨달음을 얻게 되고, 이로 인하여 진정한 오독신장을 깨우친다.

오색살수(五色殺手)는 하나의 독성으로 하나의 절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총 다섯 가지의 무공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오독신장은 다섯 가지의 독을 한번에 사용하는 하나의 절기인 것이다.[3]
  1. 『녹림대제전』에서 독군자가 자신을 따라한 뒤 손가락 빨고 있던 왕삼구에게 분기탱천하며 하는 말이다. 그러자 왕삼구는 몸에서 독을 생성해낸다고 독사 같은 놈이라며 독군자를 두들겨 팬다.
  2. 『경혼기』에서는 오독신수로 나온다.
  3. 오독신장이 오색 살수보다 고강해 보인다. 그렇지만 이 오독신장도 겨우 다섯 가지 독을 사용하는 것일 뿐 독왕은 백 가지 독을 한 번에 사용하는 천독만화공(千毒萬化功)을 보여준다. 진짜 기수식이라 할 수 있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