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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 Olberssches Paradoxon
영어 : Olbers' Paradox - 흔히 "올버스의 역설"이라고 하는 이유이다.
1 개요
천문학에 관련한 역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밤은 왜 어두운가?'라는 질문이다.
2 내용
모든 천체(정확히는 모든 물체)들 사이에는 중력이 작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자연스레 그렇다면 어떻게 이 우주의 천체들이 서로간의 중력으로 이끌려 시밤쾅 빅 크런치 결국 모두 합쳐져 버리지 않고 현상태가 유지되는지가 화두가 되었다. 이에 대해 뉴턴이 제시한 가설은, 우주는 무한하고 마찬가지로 무한한 수의 별들은 우주공간에 고르게 퍼져 있어 서로간의 중력이 평형을 이룬다는 것.
허나 이 가설은 19세기의 독일 천문학자 하인리히 올베르스(1758~1840)가 제기한 의문에 의해 흔들리게 되었다. 만일 우주가 무한히 넓고, 우주 전체에 걸쳐 가시광선을 내는 별이 고르게 퍼져 있다면(= 천체의 밀도가 특정한 상수 N이라면) 지구에 도달하는 별빛은 무한대로 강해져야 한다. 먼 별일수록 지구에 닿는 빛도 거리 제곱에 반비례해 감소하지만, 별의 숫자는[1] 구면의 면적, 즉 거리 제곱만큼 많아지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우주공간을 지구를 중심으로 일정한 두께의 가상의 구면으로 분할하는 경우, 각 구면에서 지구에 도달하는 빛은 모두 일정하게 된다. 그런데 우주는 무한히 넓다고 가정했으므로 이러한 구면은 무한히 많고, 따라서 지구에 도달하는 별빛의 합도 무한히 강해야 하는 것이다.
올베르스 본인은 "가스층 흡수 이론"을 주장하면서 그것은 먼 곳에서 오는 별빛은 그보다 가까운 먼지구름과 가스들에 가려지게 된다는 점이 있기에 따라서 이 문제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랜 세월을 빛에 노출되면 먼지구름 자체가 빛을 내는 발광성운이 되기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또한 만약 우주가 무한히 넓고 별이 고르게 퍼져있다면, 어느 방향을 보더라도 시선의 끝에는 어떤 별인가가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밤하늘은 어두운 것이 아니라 밤하늘 전체가 별로 도배된 것으로 보이게 되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밤과 낮을 따질 것도 없이 태양 역시 별빛에 묻혀서 보이지 않게 되며, 지구 표면이 별의 표면 온도와 같은 수천도의 온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밤하늘은 어둡다. 이를 올베르스(올버스)의 역설이라 하는데, 이 문제는 허셸[2] 등이 우리 은하의 발견으로 해결된 듯이 보였다. 즉 별이 무한한 공간에 고르게 퍼져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은하 안에만 존재하므로 올베르스의 역설은 성립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후 은하 역시 우리은하 하나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외부은하들이 존재한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올베르스의 역설은 되살아나게 되었고...[3]
그러다 올베르스의 역설은 우주지평선[4] 개념을 통해 해결된다. 현재 우주의 나이는 약 138억 년이기 때문에 우주의 나이만큼 빛이 갈 수 있는 최대 거리는 138억 광년이 된다.[5] 그러므로 이 거리보다 멀리 떨어진 별에서 오는 별빛은 아직 지구에 도착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우주가 나이를 점점 먹어 가면 우주지평선도 확장될 것이고, 지금은 어둡게 보이는 부분에 별이 새로이 보일 수도 있게 된다.[6] 에드윈 허블은 은하와 별에서 적색편이, 즉 광원이 멀어지는 것을 관측했고, 이것은 빅뱅 우주론의 주요한 근거이기도 하다. 허블의 법칙에 따라서 멀리 있는 별일수록 우리에게서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적색편이가 크게 되므로, 지구에 도달하는 빛의 에너지 역시 그만큼 감소한다. 따라서 우주공간을 지구를 중심으로 일정한 두께의 가상의 구면으로 분할하더라도 먼 곳에 있는 구면에서 도달하는 빛의 에너지는 가까운 구면에서 오는 에너지보다 약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공간 자체의 팽창으로 인해 일정 거리 이상의 은하로부터 오는 빛은 그 빛과 우리 사이의 공간이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영원히 지구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7]
올베르스의 역설은 그렇게 해결되었고, 밤은 그래서 어둡다.
# MinutePhysics 의 요약 영상- ↑ 즉, 같은 거리의 구면상에 있는 별의 개수는
- ↑ 천왕성을 발견한 것으로 유명한 천문학자.
- ↑ 사실 뜬금없게도 작가였던 에드거 앨런 포가 해결의 실마리를 재공해주기도 했다. 멀리 있는 별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직 그 별로부터 빛이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설이 성립하려면 우주의 나이는 유한해야 했고, 그 당시에는 우주의 나이가 무한하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 ↑ 우주의 경계로 생각되는 면이다.
- ↑ 사실 최대 거리는 138억 광년보다 훨씬 긴 466억 광년 정도 된다. 이는 빛이 오랫동안 여행하는 동안 시공간 또한 계속해서 팽창했기 때문.
- ↑ 물론 그 별은 실제로는 죽었겠지만(...) 사실 우리가 바라보는 우주는 모두 과거의 모습이다.
- ↑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어떤 것도 광속을 넘을 수는 없다고는 하지만, 여기서 아인슈타인이 말한 그 '어떤 것'은 물질이나 정보전달의 이동하는 속도를 말할 뿐, 공간 자체의 팽창 속도는 광속을 넘어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