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특성

demand characteristics

심리학 용어 중 하나로, 인간 참가자가 포함된 실험에서, 참가자가 실험의 목적과 가설을 눈치채고 적당히 그 실험목적에 부합하도록 맞추어 주는 현상. 실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연구자 편향 내지는 혼입변인의 한 종류이다.

최초로 요구특성을 발견한 인물은 정신의학자 마틴 오른(M.T.Orne)으로,[1] 지난 1962년에 《American Psychologist》 저널에 "심리학 실험에서의 사회심리학에 대하여" 라는 제목의 논문을 투고하면서 처음으로 이 단어를 제안하였다.

종류는 몇 가지가 있는데, 무작정 실험자의 의도에만 맞추어 주려고 하는 착한 피험자 효과(good subject effect)가 대표적이며, 그 외에 종종 거론되는 것으로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이 작동하면서 나타나는 자기방어적 유형, 실험 전 과정에서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유형[2] 등이 있다. 얼핏 생각하면 요구특성은 좋은 현상일 것 같지만, 실험 데이터의 정확성을 흐리기 때문에 결코 좋지 않다.

대응책으로는 "연구 가설에 대한 지각된 인식 척도"(PARH; perceived awareness of research hypothesis)라는 것을 실험 사후에 실시하는 방법이 있다.[3] 그 외에도 실험설계 상 참가자의 주의를 분산시키거나, 인지적 과부하를 걸거나, 연막을 위해 질문지 또는 검사지에 더미 데이터를 추가하거나 하는 방법으로 안면 타당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사실 이런 문제 때문에 투사형 검사가 아직까지 생존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주관적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적어도 요구특성을 나타낼 수는 없으니...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이중맹검을 실시한다.

호손 실험이 요구특성이 발현된 유명한 사례로 종종 거론되고 있는데, 정작 이 실험은 행정학 쪽이라는 게 아이러니.
  1. 이 인물은 최면에 대한 주류 심리학적 연구로 유명하다.
  2. 정확히 말하자면, 실험의 목적과 가설을 눈치챈 후 그것에 반대로만 반응하려고 하는 경우. 이에 대해 Masling(1966)은 심지어 "Screw-you effect" 라고까지 불렀다. 날것 그대로 번역하자면 "좆까라 효과" 정도?(…)
  3. Rubin, Paolini, & Crisp, 2010.